[특집] 전남의 경계에서 찾은 대한민국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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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전남의 경계에서 찾은 대한민국의 미래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0.10.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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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으로 우리는 도시학교를 표준으로 삼는다. 표준은 ‘정상’이라는 의미를 은근히 담고 있다. 표준이 아니면 ‘비정상’으로 여기곤 한다. 표준은 세상의 지배적 질서의 평균값이다. 질서가 바뀌 면 표준도 바뀌기 마련이다.

공간으로서 도시, 그리고 그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수가 ‘표준처럼’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 학년당 3~5학급, 학급당 30명 안팎의 학생이 공부하는 교실이 표준, 곧 정상인 것처럼 여긴다. 최적의 학급 구성이 어떠해야 한다고 특정하기는 어렵다. 형태에 따라 장단점은 있을 것이다. 다만, 표준 미만이라고 해서 그것을 ‘비정상’이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신안 가거도, 여수 안도, 장성 북이면은 전라남도의 경계이다. 특별히 가거도는 국토의 경계이기도 하다. 경계는 공간적 중심으로부터 끝에 위치한다. 끝에 있으면 소홀하기 쉽다. 끝에 있으면 귀하게 여기지 않는 습속이 있다. 그래서인지 끝에 있는 것들은 대체로 작고, 그 운용이 불편하다.

 

'끝 학교들'의 공통점은

마을과 주민이 학교 안으로 스며들고

학교가 골목과 논밭, 바다로 확장해 나간다는 것

혁명은 변방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작기 때문에, 불편하기 때문에, 교류를 위한 공간적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것들을 극복하려고 새로운 궁리를 하게 된다. 그 궁리가 미래가치를 창조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신안 가거도초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진즉이 화상수업을 시작했다. 단 2명의 학생으로 유지되는 여수 여안초등학교는 학령인구가 극단적으로 줄어들었을 때 우리가 해야 할 교육을 먼저 시도 하고 있는 ‘미래학교’이기도 하다. 한 학년이 2~5명인 장성 북이초는 도시학교와 섬학교의 중간 즈음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것에 대한 수많은 상상력을 제공한다.

이들 ‘끝 학교들’의 공통점은 교육을 수업으로 한정짓지 않고, 교육을 학교 안에 가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을과 주민이 학교 안으로 스며들고, 학교가 골목과 논밭, 바다로 확장해 나간다. 베이비 붐 시기 양적 팽창의 반대 방향으로 학교와 마을이 함께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걸음은 도시학 교들이 가까운 미래에 ‘따라’ 걸어야 할 길이기도 하다. 표준이 아니어서 가능한, 먼 곳, 작은 곳의 학교가 선도하고 있는 미래인 셈이다.

전라남도의 북-동-서 끝자락에 있는 어느 학교도 ‘표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정상’도 아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정상도 비정상도 없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열린 수용성,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적극적인 능동성이 있을 뿐이다. 그 현장들을 <함께 꿈꾸는 미래>가 지면으로 가져왔다. 


(남쪽 끝 학교는 여수 거문중이지만, 별도 계획이 있어 이번호에서는 제외하였습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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