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남한산 호랑이를 볼 수 있는 곳

임인년 새해, 호랑이해를 맞아 목포유달초등학교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학교가 소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 남한산南韓産 야생 호랑이 박제 때문이다.

호랑이가 이 학교에 온 것은 113년 전이다. 1908년 영광 불갑산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함정에 빠졌다. 농부가 발견할 당시 열살 안팎의 암컷으로 몸통 길이 약 160cm, 신장 95cm, 몸무게 약 180kg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호랑이는 일본인 하라쿠지 쇼지로 씨에게 팔렸다. 이 일본인은 호랑이를 박제, 1909년 목포유달초에 기증했다. 당시 유달초는 일본인만 다니는 학교였기 때문이었다.(본래 목포유달초는 1898년 일본인을 위한 심상소학교로 개교했다.)

목포유달초가 소유하고 있는 호랑이 박제

2006년 호랑이 박제는 국립생물자원관 척추동물협회의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처럼 진짜 남한산 호랑이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국내 유일의 남한산 호랑이임이 밝혀졌다.

유달초 역사와 함께한 호랑이 박제는 오랫동안 학교의 상징이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뿐만 아니라 사정을 아는 지역민에게도 각별했다. 졸업생들은 종종 학교에 있는 호랑이를 가장 잊히지 않는 추억 중 하나로 맨 먼저 꼽았다.

목포유달초 내 (구)목포공립심상소학교 전경

올해 호랑이의 거취를 두고 논의가 활발하다. 목포유달초는 도교육청, 목포시 등과 협의하여 옛 심상소학교 강당 안에 ‘목포유달초 역사관’을 마련하고, 호랑이 박제를 함께 전시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민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적, 문화적, 관광 자원으로서 좋은 자료라는 판단이다.

호랑이 기운 받으러 유달초에 오시라. 멸종해 더 이상 볼 수 없는 남한산 호랑이가 기다리고 있으니.

 

글 장승진(목포항도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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