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 참여후기_ 무안북중 무안군 설화 발굴 작업 팀

늦둥이 아들이 중학생이 되었다. 전남교육청에서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가 운영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참 멋진 사업이라는 생각에 아들에게 한 번 도전해보면 어떻겠냐고 무심코 말을 건넸다. 반응이 없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까. “몇몇 친구들과 얘기해보았는데요, 아빠가 도와주신다면 우리 고장 설화 찾기를 해보고 싶어요.” 의외였다. 무엇보다도 학생들 스스로가 자기들이 나고 자란 고장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고 고무적이었다.

막상 마을 설화 조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했다. 무안군은 9개 읍면이니 각 읍면마다 하나씩 설화 이야기를 조사해보자고 정리했다. 4명의 학생 대원들은 저마다 역할 분담을 정했다. 섭외와 일정조율, 녹취작업, 사진촬영, 선물준비, 일지작성, 기록정리, 편집출간 등등. 먼저 대원들과 함께 무안군노인복지회관과 무안문화원을 찾았다. 사정을 설명하고 사무국에서 각 읍면의 노인 회장님과 주요 경로당의 연락처를 받아보기 위해서였다.

마침내 대원 일행은 지난 6월 15일 운남면 동암묘에 얽힌 사도세자의 전설을 시작으로 설화 조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몽탄강의 유래, 남악 오룡쟁주의 전설, 봉대산성과 봉수대, 상동 들노래 이야기, 회산지 백련 설화, 초의선사 이야기, 박순 효자각의 유래, 장군바위 이야기 등 설화 조사 작업을 여름방학 중 일단 마칠 수 있었다.

장조황제동암묘비 앞에서, 왼쪽부터 최치원, 김상준, 임현진, 김성식 선생님, 박찬우

 

대원들은 각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 뵙고 마을의 대표적인 설화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다들 감개무량한 표정이었고 진지했다. 질문을 하는가 하면 질문에 잘 대답하기도 했다. 곁에서 내내 지켜보면서 이제 중학교 1학년생인 대원들의 성장이 무척이나 대견스러웠다.

어르신들과 일정을 조율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농번기였으므로 시간을 할애해주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교통편도 그러했다. 군내 버스가 마을 곳곳마다 들어가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어른의 도움이 필요했다. 학부모들이 서로 분담을 하여 현장 조사를 다닐 생각이었지만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하필 조사시기가 여름장마와 맞물려, 봉대산성에 오를 때는 장맛비로 우산이 꺾일 정도였다. 어르신도 대원도 모두 비에 흠뻑 젖었다.

현장 조사 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대원들의 얼굴은 여름 태양에 그을리고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지만 한없이 해맑았다. 자신들이 무언가를 일궈냈다는 보람으로 가득 찼다. 이것이 참 교육이 아니겠냐고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나지막이 말을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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