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문태중 서예정 과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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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20점이 90점 된 비결은?
목포 문태중 서예정 과학교사

 

“학생 스스로 지식을 터득하고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도록 ‘코칭’하는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목포 문태중학교 서예정 과학교사가 에듀테크 활용에 힘써온 이유다. 정보기술과 교육의 결합, 혹은 당면한 교육적 과제를 IT로 풀어 보려는 시도가 에듀테크Education+Technology이다.

올해 16년 차인 서예정 교사가 에듀테크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2017년. “육아휴직 후 복직했는데 교과서도 준비 안 한 학생들도 있고, ‘왜 과학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묻더군요.” 학생들의 태도에 실망이 컸지만 서 선생님은 무력감 대신 가슴 속에 열정을 키웠다.

“학생들이 다양한 학습 도구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자고 생각했어요. 수업 방식도 자기주도학습으로 바꿨고요. 디지털 기기와 에듀테크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효과가 커졌죠.”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역량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게 도와주고 싶었다고. 서 선생님은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를 공부하고 적용 사례를 연구하며 수업 방식을 새롭게 꾸렸다. 특히 에듀테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학생들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모둠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수업에 효과가 컸다. 소통과 협업이 기본인 모둠 활동에 에듀테크가 진가를 발휘한 것. 초점을 잃어가던 학생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고, 덩덜아 과학 교실에 활기가 돌았다.

게임하듯 과학 수업 접근

집에서 쓰는 가전제품별 전력 소비량을 조사·분석한 ‘전기 대마왕 찾기’와 같이, 서예정 교사는 과학 교육 과정을 일상 생활과 접목해 게임하듯 수업을 꾸렸다. 재미를 더하자 학생들의 학습력이 높아졌다.

“20점대에 머무르던 학생이 90점대까지 성적이 오르고, 엎드려 잠만 자던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더라고요.”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와 수업만족도에 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기초학력이 낮은 그룹에서 점수가 가장 높았다.

수업 방식이 달라지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이 보였다. “강의식 수업을 할 때는 ‘아이들이 이번 단원을 이해했나 못했나, 이 문제를 풀 수 있나 없나’만 보였어요. 그런데 모둠별 과제 수행 과정에서 보니 데이터 시각화 작업을 멋지게 해내는 데 탁월한 학생, 교사인 나보다 논리적으로 발표를 잘하는 학생, 과학적 분석이 뛰어난 학생 등, 학생 개개인의 재능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서예정 교사는 자신이 발견한 재능을 학생들에게 적극 알렸다. 학생들의 진로·진학 선택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10년 전에는 칠판 앞에만 서 있었다”던 서 교사는 이제 혁신 수업 선도자로 손꼽힌다. 전북대 과학영재교육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 프로그램 등에 초청돼 에듀테크 강사로서 전국을 누비고 있다.

문태중 에듀테크 적용 수업 선도

2023년 10월에는 ‘천재 T셀파 수업혁신 연구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서예정 교사가 처음으로 참가한 전국 단위 공모전이었다. 그는 그동안 진행했던 디지털 교과서 활용 자기주도학습, 실감형 콘텐츠 AR·VR 활용 수업, 가상실험실 브이랩온V-lab on, 디지털센서 과학실험 등 9개 사례를 출품했다.

“힘에 부칠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성장이 눈에 보이니까 할 수 있었죠.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가슴이 벅차요.” 집에서 밤늦게까지 에듀테크 적용 수업을 연구하고, 좋다는 연수를 찾아 팔도를 쫓아다니던 시절을 회상하며 서 선생님은 말했다.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성을 쌓았다. 석사 과정에서 ‘디지털 기반 융합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효과 분석’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수업 혁신에 ‘진심’인 서예정 선생님을 필두로 에듀테크 적용 수업은 문태중 모든 학년으로 확산되었다. 동료 교사들이 서 교사에게 연수를 청해 들으며 혁신에 참여했기 때문. 덕분에 지금 문태중에서는 크롬북을 이용한 수업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이런 배경으로 문태중은 2022년에 전남교육청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선도학교’에 선정, 크롬북 140대를 지원받았다. 서 교사는 “학생 1인당 1대를 가질 수 있어, 수업할 때 디지털 콘텐츠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 교사는 방과후 과학 심화 활동과 과학 동아리 지도를 맡고 있다. 그가 지도한 학생들은 전남과학탐구올림픽, 전남창의융합캠프 경연대회 등에 출전, 여러 차례 입상하며 실력을 뽐냈다.

최근엔 ‘수업혁신 연구대회’에서 수상하며 더 바빠졌다. 전국에서 강의 부탁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에서는 전라남도교육청교육연수원의 교과별 에듀테크 강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서예정 교사는 “교실에서 더 많은 아이들이 더 재밌게 공부할 수 있도록 제 노하우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어디든 가야지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글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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