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사이클의 기둥 전남미용고 사이클팀

특집_ 전국체전, 모두가 주인공!

 

효자종목 사이클,
올해 메달은 몇 개일까?

전남 사이클의 기둥 전남미용고 사이클팀

 

 

 

씽~씽~ 바람을 가르며 내달리는 자전거 소리가 경쾌하다. 선수들이 사력을 다해 쉴새 없이 페달을 밟으며 거친 숨을 내뿜는다. 전남 여자18세이하 사이클팀 선수들이 나주에 있는 전남사이클경기장에서 전국체전 막바지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남 사이클팀은 전남미용고와 전남체육고가 ‘연합팀’을 이뤄 전국체전에 참가한다. 전남미용고 나윤서(3학년), 신희원(2학년), 신민서·홍윤화(1학년), 전남체육고 최연경(2학년), 강소은·박영서(1학년) 등 7명이다.

연합팀은 개인종목과 단체종목(3~5명)의 전력, 경기운영 전략과 전술을 점검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체력 훈련, 트랙과 도로경기 훈련 등으로 근력과 심폐 지구력 향상에 집중하며 실전 감각도 익히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 사이클 여고부 종목은 10개. 금메달은 11개(개인도로단체 포함)가 걸려 있다.

사이클 선수팀은 전남미용고 나윤서, 신희원, 홍윤화 선수가 주축이 돼 10개 종목 모두에 출전한다. 나윤서 선수는 개인경기와 단체경기를 합해 총 여섯 개 종목을 소화한다. 신희원 선수는 네 개 경기, 홍윤화 선수는 다섯 개 경기를 뛴다. 개인 경기력뿐 아니라 팀 전력도 상승세라 풍성한 메달 수확이 예상된다.

 

나윤서·신희원·홍윤화 선수 주축

 

나윤서 선수는 트랙과 도로경기, 단거리와 중거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메달 사냥꾼’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 단거리 종목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을 유지해온 종목인 만큼 이번 체전에서 다관왕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나 선수는 “특히 스프린트, 독주경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며 “올해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지고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어서 멋진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처음으로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홍윤화 선수는 “중학생 때는 기록경기만 했는데 전국체전은 상대 선수와 레이싱을 펼치는 게임이어서 많이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체육고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호흡을 맞춰보고 있는데, 서로 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니까 든든하다”고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전남 지역 여고 중 사이클팀이 있는 곳은 전남미용고와 전남체육고뿐이다. 전국체전은 늘 두 학교의 연합팀으로 출전해 왔다. 2021년 여섯 개(금 4·은 1·동 1), 2022년 일곱 개(금 6·은 1) 메달을 수확해 ‘효자 종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남체육고 김채연(2021년 3관왕·2022년 5관왕) 선수의 활약이 컸다. 나윤서 등 전남미용고 선수들도 단체 경기에서 여러 금메달을 따냈다.

최근 2년간의 전국체전을 제외하면, 대체로 전남미용고가 전남 여고부 사이클팀을 대표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동메달을 딴 나아름 선수가 전남미용고 출신이다. 전직 국가대표 유진아 선수도 마찬가지다. 유진아·나아름 선수는 각각 2000년대 전·후반기에 모교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두 선수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전국체전마다 2~4관왕에 올랐다. 2010년대에는 임사랑, 김보배, 정설화 선수 등이 다관왕을 차지하며 강호의 맥을 이었다.

진미경 전남미용고 코치는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끈기 있게 견디며 대회를 준비해 왔다”면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남미용고 선수들이 선배들의 ‘금빛 질주’를 재현하며, 사이클 명가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줄지 주목된다.

글 강성관 사진 김건오

 

“‌한국 사이클의 꿈 올림픽 메달, 제가 딸게요”

 

[인터뷰] 사이클 ‘맏언니’ 나윤서 선수

 

전남미용고 나윤서 선수
전남미용고 나윤서 선수

나윤서 선수는 한국 사이클의 차세대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근 각종 대회에서 다관왕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해 12월 ‘한·일 친선 학생사이클대회’에서 스프린트·경륜·단체스프린트 1위로 3관왕을 달성하고, 최우수선수상도 받았다. ‘트랙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2관왕(스프린트·단체스프린트)을 달성, 올해 6월 ‘트랙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3관왕(스프린트·경륜·단체추발)을 했다. 국제무대에서도 잠재력을 입증하며 기대주로 부상했다.

나 선수는 나주 빛가람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사이클 선수로 활약했다. 중학교 재학시 11개 대회에 출전해 메달 28개를 휩쓴 ‘슈퍼 루키’였다. 전남미용고에 와서는 지난 8월까지 17개 대회에서 메달 53개를 획득했다. 나 선수는 이번 전국체전 연합팀 선수 중 유일한 3학년이다.

“작년까지는 선배들이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올해는 선배로서 후배들을 잘 끌어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선배가 기대한 메달을 따지 못하면, 후배들이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책임감이 크다.”

‘맏언니’로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후배들의 실력 발휘에도 도움이 된다는 뜻. 대회 초반부터 경기를 해야 하는 나 선수는 초장부터 휘어잡아 팀 기세를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나 선수는 “늘 후배들에게 즐기라고 말한다”라며 “내 라이벌은 나다.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그 선수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생각이 많아지고, 운동도 재미없어질 것 같다. 어제의 나를 뛰어넘는 것이 오늘의 목표다. 그것이 제일 나다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선수는 올해 전국체전이 고등부 선수로는 마지막 무대다. 그는 “개인 신기록을 달성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나 선수는 졸업 후 나주시청팀에 입단해 활약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직 한국 사이클은 올림픽 메달이 없다.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이든 동이든,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다. 내 오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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