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여도중학교 로봇코딩부

함께 꿈꾸는 우리 ❷

로봇으로 세계 무대 데뷔

여수 여도중학교 로봇코딩부

여수 여도중학교 로봇코딩부
여수 여도중학교 로봇코딩부

여수 여도중학교 과학실은 ‘로봇코딩 놀이터’이자 배움터다. 지난 6월 30일 오후. 로봇코딩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능숙한 손놀림으로 레고를 요리조리 조립하고 있다. 한편에선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프로그램 코드를 작성한다. 2학년 이선오 학생과 몇몇은 코딩을 마친 로봇을 작동시켜 원하는 위치까지 이동하는 임무를 로봇이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시험한다.

“저걸 옮겨야 하는데. 잘 잡지 못하잖아. 왜 이러지?!”, “저쪽으로 쭉 가야 하는데…. 아!” 종종 탄식이 흘러나오곤 한다. 오작동한 로봇 부품을 재조립하고, 코딩을 점검하며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최호빈 지도교사는 학생들과 코딩 등을 되짚으며 조언을 해준다.

로봇코딩부 부원들의 놀이터인 과학실
로봇코딩부 부원들의 놀이터인 과학실

전문가들은 코딩을 ‘로봇에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한다. 로봇이 온전히 제 역할을 하는 데 코딩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로봇 설계부터 부품 조립, 코딩 과정에서 어느 하나가 어긋나면 결과는 하나다. 임무 수행 실패! 문제 해결을 제때 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 로봇’이 될 수도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야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코딩 로봇을 제작할 수 있다.

로봇코딩부에는 1~3학년 학생 14명이 활동하고 있다. 자율동아리로 출발했다가 올해 정식동아리에 등록됐다. 동아리 활동 시간에 초보 학생들은 레고 로봇 조립법, 기초적인 코딩을 공부한다. 경험이 많은 학생들은 팀을 이루거나 각자 관심 있는 분야의 로봇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코딩을 연습하며 역량을 키우고 있다. 아직 로봇 제작과 코딩이 낯설고 서툰 초보자도 있지만, 실력자도 여럿이다.

 

로보페스트 국제대회 입상의 영예

로보페스트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최선우, 나정철, 임홍기 학생
로보페스트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최선우, 나정철, 임홍기 학생

최근에 큰 경사가 있었다. 지난 5월 나정철·임홍기·최선우 학생이 YDMYeodo Middle School팀으로 로보페스트 국제대회Robofest World Championship에 출전, ‘로봇 게임 주니어’ 부문에서 입상(5위)했다.

이 대회에는 세계 각국 50개 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YDM팀은 2월에 열린 국내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가하게 됐다. 특히 나정철·임홍기 학생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코딩 로봇대회에 참가하며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대회의 미션은 세 가지였다. 테이블에 흩어져 있는 테니스공과 건전지를 정해진 위치로 옮기고 음료수 캔을 쌓아 올리기. YDM팀은 1차전에서 고전했지만, 2차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점수를 만회했다. 팀원들의 협업과 저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수업중인 로봇코딩부 
수업중인 로봇코딩부 

임홍기 학생은 “1차전에선 캔을 다 쌓지 못해 점수가 낮았는데 2차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5등 수상자를 발표했을 때 큰 박수를 받으니 기쁘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YDM팀장을 맡았던 나정철 학생은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펼쳐 들고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에 뭉클하고 가슴이 벅찼다”고 회상했다. 나정철 학생은 세계대회를 거치며 진로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훌륭한 코딩 실력을 보여준 좋은 팀들이 많았어요. 뛰어난 코딩 로봇들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코딩을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고 확신도 없었는데 세계대회를 다녀오고 계속할 수 있게 됐어요.”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 등 3개 대회 준비 한창

레고로봇을 조립하고 있는 학생들
레고로봇을 조립하고 있는 학생들

로봇코딩부는 현재 3개의 국내외 대회 참가 준비로 분주하다. 세계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더 활기를 띠는 분위기라고 한다. 3개 팀을 구성해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World Robot Olympiad, 파이썬 게임 코딩대회전국 청소년 GAME 코딩대회 with 파이썬, 퍼스트 레고 리그First Lego League에 참여할 예정이다. 11월에 열리는 학교 행사인 여도제에서 선보일 ‘인형뽑기 로봇’ 제작도 계획 중이다.

이선오 학생 등은 8월 인천에서 열리는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 국내 예선전에 참가한다. 예선에서 좋은 결실을 보면 국제대회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로봇공학자가 되어 우주탐사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임홍기 학생도 힘을 보탠다.

이동운·김동우·나정철 학생은 파이썬 게임 코딩대회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구상하고 있다.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대회를 준비하는 회원도 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문호산 학생은 파가니사社의 와이라 로드스터를 1/8 크기로 제작, 브릭 파티Brick Party에 참가할 계획이다. 브릭 파티는 개인·단체가 만든 로봇 등 레고 창작품과 수집품을 전시하고 교류하는 행사다.

문호산 학생은 “RC카무선조종 자동차 같은 자동차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혼자서 할 때보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준비하니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최호빈 지도교사는 “로봇코딩은 4차산업 시대, AI 시대에 필요한 융·복합 인재를 키우는 데 필요한 교육인 만큼 지도교사로서 학생들이 더 큰 꿈을 이루도록 돕겠다”면서 “창의적인 활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동아리 활동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 강성관 사진 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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