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맞은 전남체육고 카누팀

 

특집_ 전국체전, 모두가 주인공!

“‌14년 전 영광 전남에서 재현할게요”

전성기 맞은 전남체육고 카누팀

 

 

목포해양스포츠센터 앞 영산호 카누경기장. 전남체육고등학교 카누팀 선수들이 물살을 가르며 꿈을 키워가는 곳이다. 선수들은 영산호에서 수상훈련을 하며 하루를 연다. 아침 6시쯤 시작해 오후까지 러닝, 근력운동 등으로 이어가며 실력을 다지고 있다.

상체를 많이 쓰지만, 대부분의 운동처럼 상·하체의 힘이 모두 필요하다. 중심을 잡는 신체 밸런스, 쉼 없는 패들링(노 젓기)으로 속도를 내는 순간 근력, 이를 유지하는 지구력이 필수다. 여기에 스타트, 레이스 운영 능력 등을 보태야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전남체육고 카누팀은 전라남도를 대표해 전국체전에 참가한다. 소속 선수는 홍정현·조유빈(3학년), 박철웅·이진솔(2학년), 박태준·이호준(1학년) 6명. K-1 200m와 1,000m, K-2 200m와 1,000m, K-4 1,000m, 이렇게 5개 경기에 출전한다.*K 뒤에 붙은 숫자는 탑승인원 수. 예를 들면 K-2는 카약 2인승이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는 역대 대회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올라, 앞선 전국대회에서 어느 때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전국카누선수권대회에서는 7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그동안의 출전 대회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특히 2인승과 4인승에서 각각 2개씩 금메달을 따냈다. 이 대회에서 홍정현 선수는 2관왕, 박철웅 선수는 3관왕에 올랐다.

9월에 열린 국민체육공단이사장배대회에서는 1인승, 2인승, 4인승 경기에서 상을 휩쓸었다. 홍정현 선수는 자신의 기록을 깨고 K-1 200m에서 우승했다. 박철웅·이진솔·이호준·조유빈 선수는 K-4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남체육고 카누팀 창단 이래 첫 남고부 종합준우승을 달성했다.

 

올해 전국대회 성적 ‘최고’

‘승리’라는 해류에 올라탄 카누팀은 이 기세를 몰아 K-1 200m와 K-2 200m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종윤 코치는 “전남체육고 코치 7년째인데 올해가 최고다. 힘든 훈련을 묵묵히 견디며 기량을 끌어올린 선수들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보상받고 있어 기쁘다”며 “올해 훈련 강도를 높였는데, 학교에서 전지훈련 등을 지원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또 “14년 전 전국체전에서 딱 한 번 금메달을 땄었는데, 그때의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간의 전국대회에서 보여준 기량, 기세를 유지하면 가장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며 “최대한 지금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부상 없이 대회를 잘 치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치열하게 성장을 입증해 온 선수들도 한껏 올라온 기량과 전력에 활력이 넘쳤다. 1, 2인승뿐 아니라 4인승 경기에서의 메달권 진입 의지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조유빈 선수는 “선수가 6명으로 늘어서 팀 전력이 좋아진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가 되어 모든 선수의 기량이 올라오고 있다”며 “직전 대회의 4인승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만큼 메달권에 진입하도록 욕심을 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국대회를 치르며 선배들의 활약을 지켜본 ‘삐약이’ 선수들도 의욕을 높였다. 1학년 이호준·박태준 선수는 “형들과 훈련하며 많이 성장하고 있다”며 “첫 전국체전이지만, 4인승 경기에서 메달권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 선수는 삼호중학교 시절 K-4 500m 전국 2위의 경험을 꼽으며 “기대 이상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었다. 이진솔 선수도 “3학년 형들의 실력이 많이 좋아지고 후배 선수들도 많이 들어와서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 강성관 사진 김건오

 

‘‌환상의 듀오’ 6연패 기대하시라!

 

[인터뷰] K-2 홍정현·박철웅 선수

 

“늘 하던 대로 1등 하겠습니다.”

홍정현(좌)·박철웅(우) 선수는 자신감이 넘쳤다. 두 선수는 올해 K-2 200m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썼다. 올해 5개 전국대회에 출전, 5연패를 달성한 것이다.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다섯 차례의 대회에서 우승하는 동안 경기마다 기록을 갈아치운 것도 큰 성과다. 4월 우승 때 40초대였던 기록은 9월 대회에서 35초734까지 단축했다. ‘홍·박 듀오’가 ‘K-2 200m의 신흥 강자’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카누 스프린트는 1,000의 1초까지 재서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로 그야말로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린다. 김종윤 코치는 “1초의 격차를 거리로 치면, 3~4m 차이가 나는 아주 큰 차이”라며 “기록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두 선수는 올해 처음으로 2인승 듀오로 합을 맞추기 시작했지만, 호흡은 최고다. 두 선수는 “첫 대회에서 1등하고 나서 ‘전패를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현실이 될 줄 몰랐다”며 “반드시 6연패를 완성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전남체육고 카누팀 선수 6명 모두 전남 유일의 남중부가 있는 삼호중학교 출신이다. 대부분 중 1·2학년 때 부모나 코치의 추천으로 입문했다. 박철웅 선수는 가장 늦은 중 3학년 때, 카누 선수인 친구 2명의 권유로 인연을 맺었다.

박 선수는 “첫 목표가 저를 권유한 친구들이었다”며 “고등학교 입학 후 친구들을 제쳤다”고 말했다. 짧은 경력에도 상위권 선수로 성장한 박 선수는 “열심히 노력해서 대학에서도 계속할 계획”이라며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정현 선수는 삼호중을 입학하자마자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카누를 시작했고, 전남 카누의 간판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홍 선수는 “온 힘을 다해 패들링을 할 때, 배가 물살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전진할 때 느끼는 희열, 성취감이 좋아 계속하게 됐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카누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알면 더 재밌는 카누 상식

카누 경기는 카누Conoe 또는 카약Kayak을 이용한 경기를 통칭한다. 카누와 카약은 앉은 형태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한쪽 무릎을 꿇고 노를 저으면 카누, 앉은 자세면 카약이다.

종목은 잔잔한 물에서 속도를 겨루는 스프린트, 유속이 센 급류나 역류에서 인공장애물을 피하는 기술과 속도를 겨루는 슬라럼, 자연 장애물이 있는 급류를 모험하는 와일드워터, 20㎞(女 15㎞) 이상을 달리는 마라톤, 카약을 타고 경기하는 수구 폴로, 카누에 돛을 달아 항해하는 세일링, 10명 또는 20명의 노잡이들이 고수의 북소리에 맞춰 노를 저어 질주하는 드래곤보트(용선) 등으로 나눈다. 이중에 스프린트와 슬라럼은 올림픽 종목이다.

올림픽 국제경기에서 한국의 성적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대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참가했으나 메달권엔 들진 못했다. 최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3개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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