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꿈꾸는 우리 ❶

전남 학생들이 EU에 간 이유는?

전남민주시민토론학교 국외캠프단의 일기

 

지난 3월, 전남민주시민토론학교가 개교했다. 도내 고등학교 1학년 학생 80명이 입학했다. 전남민주시민토론학교는 독서토론 기반 민주시민 양성 프로그램이다. 입학생들은 평화와 공존, 역사와 미래, 자연과의 공존을 주제로 국내·외에서 독서토론, 역사문화공간 탐방 등을 수행했다. 이 글은 국외캠프 경험과 학생들의 소감을 모아 일기로 재구성한 것이다. 정리 조현아

지난 7월 17일 열린 전남민주시민토론학교 국외캠프 출정식
지난 7월 17일 열린 전남민주시민토론학교 국외캠프 출정식
출정을 앞두고 학부모님들이 학생들을 격려했다.

7월 17일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
전남 대표 80명 출정!

가슴이 설레 잠을 설쳤다. 2023전남민주시민토론학교 국외캠프단이 오늘부터 독일·벨기에·프랑스 3개국 탐방을 떠난다. 9박 11일 일정이다. ‘모두를 위한 평화, 공존,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역사문화의 흔적을 찾아보고 대한민국을 알리는 활동을 한다. 전남 대표로 선정된 80명의 친구들과 인솔 선생님 등 100여 명이 함께 한다.

우리는 탐방 기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현장 사전 조사를 하고, 현지에서 펼칠 강강술래 퍼포먼스, 영어 릴레이 스피치 등을 직접 준비했다. 전남을 대표해서 가는 만큼 유럽 곳곳에 깃든 역사와 평화, 자연과의 공존 메시지를, 보고 듣고 많이 배워와야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강강술래와 단심줄놀이 퍼포먼스를 펼쳤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강강술래와 단심줄놀이 퍼포먼스를 펼쳤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학생들은 평화 퍼포먼스를 펼쳤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학생들은 평화 퍼포먼스를 펼쳤다.
세계 최초 에너지 자립마을 펠트하임을 방문한 학생들
세계 최초 에너지 자립마을 펠트하임을 방문한 학생들

7월 19~21일 독일
우리는 학생 외교관

주독일한국교육원에 한글 동화책 100권을 기증했다.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교포와 현지인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전래동화부터 창작동화까지 국내 작가들의 책이다.

독일의 인문계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카롤리눔 김나지움을 방문해 그곳 학생들과 문화교류 협약을 맺었다. 카롤리눔 김나지움은 독일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해 가르치고 있는 곳으로 유독 한국에 대해 관심이 깊은 학교다. 유럽에도 한국어가 열풍이라니! 어깨가 으쓱했다.

노벨상 최다 배출 학교인 훔볼트 대학의 한국 유학생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

21일, 우리는 베를린 파리저 광장에 위치한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강강술래와 단심줄놀이 퍼포먼스를 펼쳤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 진정한 화합과 평화가 깃들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 동·서 베를린의 경계였던 브란덴부르크 문은 독일 통일과 함께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화려한 오방색 천을 한 가닥씩 잡고 학생들이 빙글빙글 돌자,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세계 시민에게 선보일 수 있어 뿌듯했다.

수많은 인파 앞에서 미리 준비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평화와 공존’, ‘역사와 미래’, ‘자연과의 공존’ 등 세 가지 메시지를 담았다. 선언이 끝나자 사람들은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EU 앞에서 학생들은 북극곰 탈을 쓰고 지구살리기 캠페인을 펼쳤다.
EU 앞에서 학생들은 북극곰 탈을 쓰고 지구살리기 캠페인을 펼쳤다.
브뤼셀에서 지구와의 공존을 외치고 있는 학생들
브뤼셀에서 지구와의 공존을 외치고 있는 학생들

7월 22~23일 독일~벨기에
우리의 미래를 보장해주세요

독일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에너지 자립마을 펠트하임이다. 주민 130명이 살고 있는 펠트하임은 세계 최초의 신재생에너지 자립마을이라고 한다. 일찍이 2010년부터 신재생에너지로 전력과 열공급의 자족 체계를 갖췄다. 마을에는 풍력발전기 55대와 1만여 개의 태양광 모듈로 구성된 태양광 발전 단지가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기후 이상 문제가 심각하다. 지구와의 공존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기차를 타고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했다. EU 앞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주제로 릴레이 연설을 펼쳤다. “북극곰의 삶터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의 모든 생명들이 상생하며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탄소중립 실천과 같은 우리의 작은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보장해달라”고 힘주어 외쳤다. 북극곰 탈을 쓰고 지구를 위협하는 행동과 지구를 살리는 실천들을 담은 연극도 선보였다. 현지인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프랑스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이카데로 광장에서 학생들은 “독도는 우리 땅”을 외쳤다.
프랑스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이카데로 광장에서 학생들은 “독도는 우리 땅”을 외쳤다.
프랑스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이카데로 광장에서 학생들은 “독도는 우리 땅”을 외쳤다.

7월 24~27일 프랑스
에펠탑 앞에서 “독도는 우리 땅!”

가랑비가 내리던 25일, 에펠탑이 한눈에 보이는 트로이카데로 광장. 전남민주시민토론학교 캠프단 80명의 우렁찬 노랫소리가 광장을 가득 채웠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87K…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땅!” 한반도가 그려진 하얀 티셔츠를 맞춰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목이 터져라 외쳤다.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휘파람을 부르며 환호했다.

가장 공들인 회심의 퍼포먼스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친구들과 함께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니 울컥하고 무엇인가가 솟구쳤다.

지금의 낭만 가득한 파리는 평화와 자유를 갈망했던 프랑스 시민들의 혁명적 행동으로 탄생했다. 더 좋은 세상, 더 평화로운 지구는 그냥 오지 않는다. 미래를 살아갈 주역으로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그리고 살아가야 할 사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이유를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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