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온벗마을교육공동체 김보균 대표

마을로


“‌병영상인의 도전의식, 
21세기 아이들과 실천 중”


강진온벗마을교육공동체 김보균 대표

 

김보균 대표 / 아이를 키우며 마을교육에 관심을 갖다가 마을학교 강사로, 마을학교 대표로 활동 반경을 넓혀 왔다. 서울에서 지내다 9년 전 전라도에 정착, 지역이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내려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소망.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지역소멸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마을 안에서 커나가는 아이들이 있어요. 아이들을 잘 성장시키는 것이 아이와 마을을 위한 길입니다. 우리 지역에서 한때 이름을 떨쳤던 ‘병영상인’은 과감한 실천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상업을 일으켰고, 공동체 기여 등 사회적 역할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해요. 지금으로 보면 ‘기업가 정신’과 맞닿아 있는 가치를 병영상인들이 갖고 있었던 거죠. 

강진온벗마을학교는 ‘기업가 정신’을 모토로 운영돼요. 기업가 정신의 핵심 가치는 ‘도전’인데, 강진온벗은 2017년부터 지역 아이들이 도전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활동해 왔어요.

현재는 관내 초·중·고등학교와 연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통 주제는 당연히 기업가 정신이죠. 활동 초반에는 병영상인의 역사와 도전의식에 대해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각자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에요. 그 다음에는 학교, 지역과 연계해 물적, 인적 자원을 아이들의 배움 활동과 연결합니다. 일차적으로 제빵, 공예, 목공 등 각 분야 전문가에게 유용한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품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지역사회와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도록 지도합니다.

이 두 가지 과정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어 5~10차시 수업으로 녹여냅니다. 특히 2단계 과정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장에 나가 시장조사를 하고, 마케팅을 위해 많은 지역민을 만납니다. 그렇게 실제 판매나 기부 활동으로 이어지죠. 진로탐색형 동아리 프로그램인 ‘체인지메이커’도 해요. 역시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모든 활동을 직접 기획해 보고 실천해보는 도전 활동입니다.

저의 인생도 도전이라는 가치가 크게 작용했어요. 원래 서울에 살던 제가 30대 후반 남편을 만나 결혼과 동시에 경남 거제에서 살기 시작했어요. 전라도가 물리적으로 가깝진 않았지만, 마음 속에선 늘 궁금한 곳이었어요. 대학 때 문예창작을 전공했는데 이청준, 한승원처럼 장흥 출신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간접적으로나마 전남의 정서를 접했어요. 9년 전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는 마음을 먹고 남편과 함께 이곳 강진에 터를 잡았답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느껴 마을학교 강사가 되었고, 대표까지 맡게 되었네요. 이 과정에서 강진의 가능성에 눈을 떴고 아이들에게도 지역에서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어요.

지난 4년 동안 청소년들과 다양한 도전 활동을 하며 값진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차이나는 배달소’로 시작해 지금은 ‘들어드림’이라는 이름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사업인데요. 아이들이 빵을 만들어 어르신들께 나누어드린 활동이 계기가 되었어요. 접점이 많지 않았던 어르신들과 자주 만나면서 아이들은 어르신들이 외출할 때 무거운 짐을 옮기시며 많은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짐을 들어드리는 활동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진행했어요. 짐을 들어드리면서 이야기도 들어드리는, 공공서비스였죠. 전남사회혁신공모사업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 아이디어를 강진군에서 정책화했어요. 지금은 청년 및 주민 일자리 사업과 연계되어 훌륭한 사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기획하고 실천한 활동이 실제 지자체 정책 서비스로까지 이어져 보람이 큽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튼튼히 뿌리내리도록 좋은 토양을 만드는 데 힘쓰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기업가 정신을 십분 발휘해서 부딪히고, 도전하고, 다시 또 일어설 거예요.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주세요! 

 

정리 김우리 사진 김현

강진 청년지원센터
강진온벗교육문화공동체는 강진 청년들의 일자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강진 청자마을 내에 위치한 청년일자리카페 겸 청년센터이다. 미취업 청년들에게 취·창업교육과 취업알선, 창업지원 등을 하고 있다. 수납정리 전문가, 떡 제조, 디지털 리터러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 중이다. 강진 청소년들이 청년이 되어서, 지역에서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거점 공간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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