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우리들 이야기

 

1️⃣

책 읽는 재미, 대화의 희열
여수여고 학부모 독서토론 동아리

정소영 여수여고 학부모

 

여수의 유명한 해양공원 케이블카와 밤바다 야경을 소유한 학교가 있다. 바로 여수여자고등학교다.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학교의 풍경에 푹 빠져서 사진 한 컷 꼭 건져온다.

올해는 학교 갈 일이 더 많았다. 학부모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에 심취해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다들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학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습관을 갖자는 마음에서 출발한 동아리이다.

여수고 학부모 독서토론 동아리는 새 학기를 동아리원 모집으로 시작한다. 학부모회에 가입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홍보한다. 고맙게도 책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매년 참여해주신다.

여수여고 학부모회의 특징은 직장인 학부모의 참여를 위해 모든 학부모 동아리 활동을 저녁 7시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학부모 참석률이 높고 반응도 좋다.

학부모 독서토론 동아리는 구성원이 원하는 책을 매달 한 권씩 선정한다. 월에 1회 정기모임을 갖고, 읽은 책에 대한 생각 그리고 일상에서의 경험 등을 이야기 나눈다. 책 한 권을 미처 다 읽지 않아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완독하신 분이 줄거리를 얘기해 주신다. 누구나 읽은 만큼 기억나는 글귀들을 읊고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낸다. 올해 <김미경의 마흔 수업>,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로봇 시대에 살아남기>, <밝은 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같이 읽었다. 모두 좋은 책이다.

이중 특히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교감 선생님께서 추천해 준 도서다. 학부모만의 독서토론 모임에 지금은 선생님들도 참여한다. 학부모회 업무 담당 선생님이 “부담스럽지 않으시다면 같이 하고 싶어요”라고 청한 계기가 되었다. 이후 2학기부터는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이 참여해 퇴근도 미루고 함께 독서토론을 즐기고 있다.

동아리 모임은 책에 관련한 담소가 끝나면, 서로의 고충이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확대되기도 한다. 소통의 장이 된 것이다. 교장 선생님은 늘 귀담아 들었다가, 언제고 휙하고 해결책을 내놓기도 한다. 어렵게 느껴졌던 학교와의 소통이 동아리로 인해 가까워졌다. 날로 학교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우리 동아리의 숨은 공로자가 있다.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학부모들이 선정한 도서를 읽고 내용에 대한 토론 자료를 매달 만들어 준다. 덕분에 막연하게 이야깃거리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보이지 않게 우리 동아리를 위해 도움을 주는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싶다.

12월 도서는 <훌훌>이다. 모두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일과 생각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란다.


 

2️⃣

마주해야 길이 열립니다

장옥순 전남도민

필요 이상으로 말이 많은 아이, 아주 사소한 일에도 발끈하고 성질부리는 아이, 사과할 줄 모르고 잘못이 없다고 우기는 아이, 학습과제를 쉽게 포기하고 하지 않는 아이, 자주 피곤해 하고 드러눕는 아이,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 물건을 발로 차거나 친구를 툭툭 치며 시비 거는 아이, 과도하게 웃거나 우는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

요즈음 학교 현장의 거의 모든 학급에서 위의 성향을 가진 아이 1~2명은 쉽게 관찰된다. 교실에 이런 학생이 있으면, 모두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언제 어디서 폭발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학부모님에게 “아무래도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큰 마음을 먹고 말한다 해도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았다.)

소아우울증이나 조울증이 있는 아이의 경우 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치료가 필요한 영역이다. 빠른 진단과 적합한 치료가 아이의 원활한 일상에 도움을 준다고 조언한다.

학교에 근무하면서 이런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위와 같은 학생들을 훈계하고 설득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느낀 때가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아정신과 의사들의 말에 의하면 현재 12세 이하 아동 10만 명 정도가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꽤나 흔한 일이라는 얘기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학생은 주변 사람과 다툼이 생길 확률이 높다. 그것이 친구일 수도 선생님일 수도 있다. 기물을 파손할 수도 있다. 이런 예측불허의 상황들 때문에 휴직하는 선생님도 늘고 있다.

전직 교사로서, 부모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어쩌다 한 번”으로 어물쩍 넘어가시지 말고, 직시해야 한다고. “아이의 상태와 마주해야 학습권도 교권도, 아이의 미래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라고.

시스템과 제도적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 현장 교사들이 위와 같은 상황의 학생들을 지도하다 학부모와 마찰이 생기는 일이 꽤나 있기 때문이다. 교사는 의사가 아니다. 병리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니다. 학생들이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빨리 도입되어, 대한민국의 교실이 보다 행복해지길 바란다.


 

3️⃣

멋지다, 신안 학생들

이동렬 신안 하의초 교사

신안 지역 여러 학교가 학생 중심의 자치 활동에 상당한 적극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에 대해 “홍익인간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 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의 기본적인 목적은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함에 있음을 분명히 하는 법 조항이다.

신안1004학생연합회 리더십 캠프에 강사로 참여했다. 리더십 캠프는 학생회 우수 사례를 나누는 자리였다. 신안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학생회 운영 사례를 들으면서, 신안에 학생 중심의 자치 활동이 잘 정착되어 있음을 재확인했다. 놀랍고 자랑스러웠다.

물론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학생회는 운영 양상에 있어 조금의 차이가 있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주로 교사가 어느 정도 방향성을 제시하면, 학생들이 논의를 거쳐 구체적 활동에 나선다. 학생회 주관 클린하이킹, 축제 등의 행사도 교사의 지도 아래 진행된다. 반면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더 주도적이다. 이때 교사는 한 발 뒤로 물러나 있어 보다 자율적으로 조직·활동한다.

리더십캠프는 학생회가 활성화되려면 교사로서 어떤 위치에 서야 할지,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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