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우리들 이야기

 

선생님, 저 힘들어요

김현수 문태중 교사

누군가 나에게 힘들다고 말한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하소연하고 푸념하겠거니 예상한다. 그래서 상황을 모면하거나 말을 돌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근묵자흑’이라는 말처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근처에 있으면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생각에 멀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사에게 학생들이 힘들다고 말하면? 그것은 학생들의 도움 요청 ‘시그널’이다. 이런 신호를 보고도 나몰라라 할 교사가 있을까?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할지언정 고개 돌릴 교사는 없다고 나는 믿는다.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들에 대한,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학생 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학생부장으로서 지도가 다소 쉬웠던 경우는 의지가 있을 때다. 친구와의 갈등 상황에서 의견 충돌 내용이 정확하고, 서로 사과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면 결과가 좋았다.

반면에 학교생활을 마냥 힘들어하거나 삶에 대한 의욕이 없고 모든 게 싫다는 학생을 대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종종 상담 선생님께 도움을 청한다. 그러면 대부분은 마법을 부린 것처럼 나아진다. 상담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심리와 상황을 이해하고 생활을 다시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이 마법이 먹히지 않으면, 특별 상담이나 전문의 도움을 받게 한다.

보고, 듣고, 말하기

10월 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만 6세~17세 아동 청소년의 우울증 진료 인원이 59.8%, 1만 4천여 명 늘었다. 우울증 증가는 청소년 자살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전라남도교육청에서 ‘2023년도 하반기 교원 생명지킴이 강사요원 양성 교육’을 열었다. 나도 연수를 들었다. 강사님은 ‘보고 듣고 말하기’ 라는 3가지 방법을 잘 지키면 어느 정도 자살 징후를 인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문기관과 연계하는 과정까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기회가 생긴다면 꼭 연수에 참여하길 권한다.)

연수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학생들이 SNS나 평소의 말이나 행동, 상황 등을 통해 자살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81%나 되지만, 정작 선생님들은 그중 23% 밖에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의 ‘빨간불’을 선생님들이 70% 이상 모르고 지나친다는 내용이었다. 나 또한 학교폭력이나 생활지도에만 초점을 맞춰 왔기에 전문가의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우리 선생님들에게도 지도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의 말과 행동, 상황을 알아차려 적극적으로 듣고 마음을 다독여주는 말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지금부터라도 배워나가야 한다. 어쩌면 이미 시그널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전남의 많은 교사들이 ‘생명지킴이 게이트 키퍼’ 연수를 꼭 듣고, 지치고 힘든 학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꿈꾸는 미래 초등학교

강정삼 전남도민

 

매월 <함께 꿈꾸는 미래> 소식지를 보면서 교육청에서 교육 개선과 혁신을 위해 상당히 애쓰고 있구나 감탄하는 중이다. 소식지는 전남의 시·군, 육지와 도서, 산골과 도시를 고르게 싣고 있어 전남교육을 넓게 조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 또한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교원으로서 전남교육의 발전과 비상에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애독자로서, 전남의 미래를 응원하는 도민으로서, 애정을 담아 미래의 초등학교 교육에 대해 몇 가지를 함께 꿈꿔 볼까 한다.

첫째, 초등학교 건물의 변화다. 원통형 학교, 다각형 교실, 공중교실 등… 상상만해도 즐겁지 않나? 지금의 학교 건물은 일자형으로 층이 올라간 형태다. 일제식 건축물이라 한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다채로운 기하학 모양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구조면 좋겠다. 거기에 더해 건물색도 상아색, 회색을 대체한 무지개색 말고 각 지역에 어울리는 새로운 색을 과감하게 시도한 학교도 보고 싶다. 우리 눈이 다양해지면 생각도 유연해지지 않을까.

둘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학교다. 정원과 울타리, 운동장과 스탠드 등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어울리는 그런 공간 말이다. 우리집 근처의 학교를 보면, 정원이나 울타리 목들이 너무 장대키다. 초등학생 입장에서는 어쩌면 위압일지 모른다. 초등학생 시선에 맞춘 적당한 수목과 꽃들이 아담하게 어우러진 정원도 근사할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학교 울타리를 열어 건너편이 환하게 보일 수 있게 하는 것도 좋겠다.

셋째는 열려있는 학교다. 요즘 출생률 저하로 학생 수가 줄고 있다. 전남의 학교들도 상당수 폐교가 되었고, 폐교 위기에 처해 있다. 학교는 지역사회의 문화중심지다.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지역에도 마이너스다. 학교와 지역의 상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가 어린이·청소년 학생뿐 아니라, 영농교실, 할머니 한글교실, 요리교실, 취미교실, 문학교실, 화랑교실 등 지역민을 키워내는 배움의 전당으로 확장하면 다시 와글와글 사람냄새가 나지 않을까.

우리의 교육 안에는 일본문화의 잔재가 많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의 접근을 연구해야 한다. 변화는 시대적 흐름이다. 소규모학교가 많은 전남은 변화에 보다 적합한 환경이다. 지역마다의 다채로운 특성을 품은 미래학교들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_ 전남의 각 도서가 연륙되어 섬 학생들이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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