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임하도

섬+섬

웃는 고래를 만나러 가자

 

해남 임하도

 

등대 아래 상괭이

임하도에 가면 상괭이를 만날 수 있다. 새우, 숭어 등 먹이가 풍부한 서해는 상괭이의 오랜 서식지이다. 상괭이는 웃는 고래, 미소 고래로 불린다. 머리가 뭉툭하고 등지느러미가 없는 녀석은 대책없이 귀엽다. 오랜 토종 고래라 지역마다 이름이 다양한데 그중 ‘상괭이’가 표준어 격이다. 정약전이 <자산어보>에서 표기한 ‘상광어尙光魚’에서 왔을 거라고 한다. 임하도 상괭이 관찰대는 무인등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진도-해남, 제주-목포를 오가는 배들이 이 등대의 빛을 반긴다. 배들이 오가는 길목에 상괭이들이 늘 헤엄치고 있다. 그 공존의 풍경,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물은 통하고 말은 달려라

임하도는 해남 서쪽에 있는 작은 두 개의 섬이다. 두 마리의 말 모양이라고 이마도二馬島였다가 임하도로 발음이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삼림이 울창해 임하도林下島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파닥거리는 상괭이들을 상상하다 보니, 힘찬 말로 마음이 기운다. 임하도는 땅끝의 고장 해남에서 바다로 더 뛰어나간 두 마리 말의 섬이다.

1980년대 방조제가 놓여 해남 육지와 연결됐다. 말의 꼬리는 육지에 묶였으나 섬사람들의 삶은 획기적으로 편리해졌다. 살다 보니 마냥 그렇지만도 않았다. 방조제가 북쪽과 남쪽 바다의 조류를 막아 뻘이 쌓이고 고기도 덜 잡히게 됐다. 2010년, 방조제를 철거하고 연륙교를 새로 놓았다. 섬 주변 바닷물이 다시 잘 흐르게 됐다. 물은 통해야 하고, 말은 달려야 하고, 상괭이는 헤엄쳐야 한다.

 

글 이혜영 사진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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