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곡성 죽곡초등학교 교사
박현옥 고흥 백양초등학교 교사
고승채 전라남도가정위탁지원센터

우리들 이야기
 

작은학교에 진심인 곡성 선생님들

김한결 곡성 죽곡초등학교 교사

 

학생 수 감소로 작은학교가 점점 늘고 있다. 전라남도, 특히 곡성군의 경우 8개 학교 중 6개 학교가 전교생 100명이 되지 않고, 그중 절반은 전교생 40명 이하의 작은학교이다.

곡성교육지원청, 혁신학교지원단, 교육과정지원단이 2학기가 시작되는 첫 주 금요일, 1박2일 동안 작은학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했다. 그 내용 중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정리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농산어촌유학 등 농촌으로의 이주를 장려하는 적극적인 정책들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학령인구 감소는 선생님이 손을 쓸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럼, 교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는 학교의 본질은 교육이라 결론냈다. 교육적인 관점에서 작은학교의 장점은 더 강화하고 단점은 해결하는 것, 우리는 여기서 이야기를 출발하기로 했다.

장점과 단점, 그리고 해결책

작은학교라 가장 두드러지게 좋은 부분은 맞춤형 수업과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이다. 학급당 학생수가 적기 때문에 좀더 넉넉하게 예산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교육구성원 간에 관계가 깊어 실질적인 ‘교육가족’을 이룰 수 있다.

다만 작은학교는 학생들의 사회적 역량을 길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갈등해결, 의사소통, 협동과 협력을 배우기 위해서는 적당한 규모가 필요한데, 작은학교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같은 반으로 함께 하다보니, 혹여 갈등이나 편견이 생기면 해결하기가 무척 어렵다.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경우 교사의 역할에 대해 함께 논의했는데, 선생님들 간에도 견해 차이가 적지 않았다. 정답이 없는 문제만큼 어려운 것이 있을까.

교사의 전문성에 관한 고민도 공유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 하더라도 소규모 학교에서는 할 수 있는 활동에 한계가 있다.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그러나 어차피 작은학교 증가를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학급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과 연구를 제대로 해야 할 때라는 반성과 다짐도 있었다.

내일을 위한 오늘의 실천

가장 먼저 나온 해결방안은 주변 학교와 함께 수업하는 것이었다. 유연한 교육과정과 맞춤형 교육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꼭 필요할 때는 인근 학교와 함께 수업하는 형태다. 경쟁 활동에 팀이 부족하다면 함께 체육 시간을 꾸리고, 합주나 합창 활동을 하고 싶다면 공동 음악 시간을 갖는다. 국어 시간의 토론, 토의도 마찬가지다.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국어 시간에 제작한 뉴스나 미술 시간에 완성한 그림 등 같은 차시의 결과물을 공유하고 이야기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학생들의 폭넓은 사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관내 교육활동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 각 학교의 모든 교육 결과물들을 교사와 학생들이 편하게 언제든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냈다.

마지막은 지역의 동학년 네트워크부터 강화하고, 각 학교의 교사 인적 자원을 활용하자며 의기투합했다.

제자들의 배움과 성장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바라는 선생님들이 이렇게나 많아서, 전남 학교의 미래는 가을하늘처럼 맑지 않을까.

 


 

5만 원의 행복

박현옥 고흥 백양초등학교 교사

 

교무실에서 3~6학년 12명이 모여 송편을 빚었다. 3년째 진행한 명절 체험이다.

송편 반죽은 삼색. 쑥이 들어간 초록반죽과 단호박이 들어간 노란반죽,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흰 반죽을 준비했다. 학생들은 단색으로 만들기도 하고, 색을 섞어서 호박, 꽃, 캐릭터를 표현했다. 그 솜씨가 뛰어나 보는 내내 감탄했다. 모양도 못난이에 마무리가 어설퍼 터지기 일쑤였던 재작년에 비하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손이 빠른 학생들은 2판씩도 만들었다. 학생들은 섞일새라 자기 이름이 적힌 종이를 접시에 두고, 송편을 찌고도 먹지 않고 가족과 함께 먹겠다며 곱게 포장했다. 덕분에 학부모단톡방이 불이 났다.

12가정의 학생과 학부모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물한 송편빚기 행사는 단돈 5만 원으로 성사됐다. 모두 숨은 조력자, 미○떡집 사장님 덕분이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편지를 남긴다.

미○떡집 사장님!

명절에 어느 때보다 바쁘실텐데, 송편 반죽과 소를 준비해 주셔서 학생들과 편하게 체험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손으로 만들기에 반죽이 적당했는지, 송편소 양은 넉넉했는지 고민하고 신경써주신 덕분에 해마다 즐겁게 추억을 쌓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점점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고요. 오래도록 도움받으며 이제야 마음을 전하네요. 고맙습니다.

 


 

전남교육가족에게 띄우는 편지

고승채 전라남도가정위탁지원센터

 

가정위탁을 아시나요?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가정의 울타리에서 가족의 온기를 느끼며 자랄 수 있도록 맡아 양육하는 제도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전라남도가정위탁지원센터는 도내 위탁아동에게 교육, 서비스, 자원 등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2020년부터 우리 센터의 든든한 지원자로서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는데, 가정위탁지원사업에 관심을 가져주었지요. 그 후로, 도교육청은 명절이면 전남 도내 위탁가정의 초·중·고등학생에게 복돈을 선물하는 조부모가 되어주었습니다. 또 겨울이면 예쁜 꼬까옷 사주는 이모 삼촌이, 김장철이면 사랑의 손맛이 가득한 김치를 담가 보내주는 이웃이 되었지요. 올해로 4년째네요.

기꺼이 위탁가정의 비빌언덕이 되어주신 전남의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디딤씨앗통장(정부 아동자산형성지원사업의 일종)의 최대 매칭금인 50,000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가정에 부족금을 충당해주고 계시지요.

전남교육가족들의 실천과 따뜻한 마음 덕분에 위탁아동들이 위로 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고요.

전남교육가족 여러분, 거듭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세요.

추신_ 위탁부모가 되고 싶거나 위탁가정의 울타리가 되어주실 분은 언제든 연락주세요. 작은 마음이라도 큰 힘이 됩니다. 전라남도가정위탁지원센터 061-27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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