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해양물류2- 전남의 여러종류 항

 

바다

목포항과 완도항, 같고도 다르다

전남의 해양물류❷ 전남의 여러 종류 항

 

전남에는 항구가 많다. 전국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데다 수많은 섬들이 산재해 있다 보니 어느 곳보다 ‘뱃길’이 발달했다. 그 뱃길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로서 항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완도항, 목포항, 광양항, 흑산도항… 배가 드나든다는 점에서 모두 ‘항’으로 불린다. 하지만 기능, 역할, 관리주체 등은 각각 다르다. 이번호에서는 같은 듯 다른, 여러 ‘항’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지도를 참고하여 읽기를 권한다.

전남의 여러 항
전남의 여러 항

 

‘목포는 항구다’는 O
‘목포는 항만이다’는 X

우선 항구(港口)와 항만(港灣)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상에서 둘은 혼용되어 쓰인다. 엄격히는 구분된다. 목포는 항구다, 항구도시 목포, 라는 말은 있어도 목포는 항만이다, 항만도시 목포, 라는 말은 없다. 항구는 배가 드나드는 일정 공간을 두루 아우르는 ‘권역’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항만은 배가 들고 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시설’들을 지시하는 말이다. 항구가 항만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항구는 항만과 어항(漁港)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배가 드나들면서 사람이나 화물이 오르내리는, 즉 물류나 여객 기능을 수행하는 항구가 항만이다. 출어 준비, 어획물 싣고 내리기, 기상악화 시 대피 등 어업활동을 위한 항구가 어항이다. 중소규모 항만과 어항은 대체로 연결되어 있다. 목포항이나 완도항은 물류, 여객, 어업활동을 위한 항만과 어항의 기능을 걸으면서 확인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어항은 전남이 타 지자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여수·광양·목포·완도는 무역항
흑산도·가거항리·거문도는 연안항

항만은 무역항과 연안항으로 나눈다. 수출입화물선이 드나들면 무역항, 국내 다른 항만으로 화물(여객 포함)을 실어 나르게끔 되어 있으면 연안항이다. 무역항과 연안항은 국가와 지방으로 나누어 관리한다. 항만(무역항+연안항) 또한 전남이 가장 많다. 압도적이진 않고 경남과 비슷하다.

국가관리 무역항은 “국내외 육상·해상운송망의 거점으로서 광역권의 배후화물을 처리하거나 주요 기간산업 지원 등으로 국가의 이해에 중대한 관계를 가지는 항만”을 일컫는다. 여수·광양·목포항이 국가관리 무역항이다. 지방관리무역항은 “지역별 육상·해상운송망의 거점으로서 지역산업에 필요한 화물처리를 주목적으로 하는 항만”을 말한다.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완도항이 지방에서 관리하는 무역항이다.

흑산도항, 가거항리항, 거문도항이 전남 내 국가관리 연안항이다. 모두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위치한 섬에 있다. 대부분의 항만이 산업, 경제, 운송을 주요 기능으로 삼고 있다. 국가관리 연안항은 조금 특별하다. “국가안보 또는 영해관리에 중요하거나 기상악화 등 유사시 선박의 대피를 주목적으로 하는 항만”이다. 지방관리 연안항은 산업 외에 “여객의 수송 등 편익 도모, 관광활성화 지원을 주목적으로 하는 항만”이라는 점이 특색이다.*항만 관련 인용문은 「항만법 제3조」의 내용을 따랐다.

 

해경정비창 특화한 목포신항만
복합산업물류단지 갖춘 광양신항만

특별히 광양항과 목포항에 ‘신항만’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신항만은 “항만이 개발된 후 항만의 성장·발달을 거쳐 기능이 포화됨에 따라 새로운 지역으로 이전하여 개발되는 항만”*을 의미한다. 교역의 관점에서 ‘신항만’은 우리나라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70%를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이다. 기능을 첨단화하고 규모를 대폭 늘리는 등 항만의 역량을 ‘새롭게’新 키우는 국책사업이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전하여 개발”한다고 언급하였지만, 대부분 인근지역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제2차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2019~2040)」, 해양수산부, 2019.08.02.

‘신항만’ 개발 사업은 지역의 고유한 성장동력이나 특수성을 반영한다는 목적도 있다. 광양신항만 개발의 경우 유류부두, 복합산업물류단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여수산단의 석유화학 관련 수요를 해결하고 바다·철도·육로로 연결되는 복합물류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목포신항만은 ‘해경정비창’이 핵심 내용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서남해역 경비, 중국과 인접한 배타적경제수역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목포해양경찰서의 특수한 기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항’을 지칭하는 용어는 다양하다. 건설방식에 따라 천연항만과 인공항만이 있다. 부산항의 경우 바다를 매립해 만든 전형적인 인공항만이다. 목포항은 섬, 암초와 같은 천연의 지형과 수심 등이 선박의 정박 및 안전에 기여하는 천연항만에 해당한다. 용도에 따라 상항商港, 공업항工業港, 어항漁港 등이 있다.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물류를 담당하는 부산항이 상항에 속하고, 인근의 산단물량을 중점적으로 소화하는 광양항을 공업항이라 할 수 있다.

 

요트, 유람선 드나드는 마리나항
전남 11곳 예정 구역 선정

관광·스포츠·레저 등과 관련된 요트나 유람선이 들고 나는 항을 마리나항이라고 한다. 선진국에서는 마리나항을 기준 삼아 고급 레포츠의 수준을 따진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마리나항 건설 및 운용이 늘어나고 있다. 목포와 여수에 마리나항이 있으나 소규모 ‘샘플’ 수준이다.

2020년 해양수산부는 전국 70개소의 마리나항만 예정구역을 선정했다. 인허가 절차 등을 간결하게 해 건설을 촉진한다는 취지이다. 전남은 11군데가 선정됐다. 각각 향화도(영광), 목포, 화원(해남), 영암호, 진도, 완도, 남열(고흥), 여수엑스포, 웅천(여수), 소호(여수), 광양 등이다. ‘섬의 지자체’ 신안이 빠져 있어 의아하다. 영암호는 내륙, 곧 ‘강’에서 운영하는 마리나항이다.

‘항’의 여러 종류들을 알아봤다. 해양물류의 출발이 ‘항’이어서다. 다음호는 ‘여수·광양항’을 다룬다.

글 이정우 자문 김현덕(순천대 물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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