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호] 6·25를 이해하는 다섯가지 방법② 전쟁의 교훈은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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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호] 6·25를 이해하는 다섯가지 방법② 전쟁의 교훈은 평화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2.06.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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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노력

전쟁은 지울 수 없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그 전쟁이 한 뿌리 형제들 간에 벌어진 것이라면, 또한 그 전쟁이 외세의 이익에 연관되어 당사자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폐허의 작전을 견뎌야 했던 것이라면, 상처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이 크고 깊을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이 그렇다.

전쟁의 아픔은 세대를 이어 유전되고, 집단(흔히 ‘국가’라고 부르는)에게는 가장 강력한 기억으로 전승되어 이념, 제도, 정책, 대외관계 등 시스템의 모든 부분에 최우선 고려사항이 된다. 전쟁의 공포 앞에서 ‘합리성의 왜곡’은 쉽게 일어나고, 너무도 편안하게 수용된다. 우리는 휴전의 상태인 채로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

아무리 악랄한 전쟁이라도 마침표는 있다. 하지만 1950년 6월 25일을 기점으로 한반도에서 전면화한 ‘남-북 간 전쟁’은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지구상의 어떠한 전쟁도 72년 동안 ‘휴전’인 경우는 없다. 전쟁을 기억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 휴전을 종전으로, 긴장을 평화로 바꾸기 위해서다.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전쟁 특집을 꾸몄다.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 평화를 위한 노력, 가슴 아픈 사연, 전쟁 속 사람을 다룬 영화, 전쟁이 남긴 상처를 기록한 문학 등이다. 가늠하기 어려운 거대한 이야기를 몇 글자, 몇 쪽의 지면에 담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노력하고자 했다. 전쟁, 그리고 그것이 남긴 상처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라고 절규했던 박봉우 시인의 질문에 답을 찾아보고 싶었다.

① 6·25전쟁인가 vs 한국전쟁인가
② 전쟁의 교훈은 평화
③ 전쟁의 그늘에서 50년을 떠돈 노래
④ 거기, 사람이 있었네
⑤ 어느 편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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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교훈은 평화
평화를 위한 노력


“역사는 과거 성찰의 정도만큼만 미래 발전을 허락하고, 인간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주는 계기는 비극이다”라고 정치학자인 박명림이 탁월한 주장을 펼쳤다. (한겨레, ‘한국전쟁 깊이 보기’, 2013년 8월 1일과 16일자 연재 참고)

38선은 우리 민족 분단선이자 동아시아 세력의 분단선이며,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의 분단선이라는 3중의 분단선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단에 대한 뚜렷한 성찰이 없이 외부 세력을 동원한 내부 타도의 시도가 한국전쟁으로 일어났다. 

1차 세계대전보다 많은 참전국과 규모를 능가했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은 사실상 3차 ‘세계대전’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세계사적 사건이다. 그러나 남북의 정권은 국민 보호에 실패하였다는 반성이나 전쟁을 일으켜 민족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점에 대한 참회가 없다. 

어디 그뿐이랴. 평화와 통일에 대한 주장도 남북은 비현실적이고 동상이몽이었다. 북한은 한국전쟁 전에는 민주기지론을 주장하여 북한 땅을 민주기지로 하여 이른바 ‘남조선을 해방시킨다’는 노선에 따라 전쟁을 도발하였다. 남한은 북진통일론을 주장하여 분단 정권의 부족한 정통성을 만회해보려고 하였다. 즉 남북한 정권 모두 민족대표로서의 정통성을 위해서 상대를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던 것이다. 

한국전쟁은 왜 평화에 대한 지혜의 보고가 되지 못하고, 갈등과 냉전의 박물관으로 남아있을까? 이는 한국사회가 그동안 전쟁의 최전선에 있었던 것을 자랑스러워했으며, 평화를 성취하는 데 실패하고 국제 평화에 기여하지 못한 것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김학재, <판문점 체제의 기원> 552쪽)

그 대표적인 사례가 남한에서 평화통일을 주장하는 진보적인 정치인인 조봉암을 사형에 처한 것이다. 이 사건은 북진통일을 주장하던 때에 조봉암이 북한의 평화통일 주장에 동조했다고 간첩으로 몰아서 처형한 것이었다. 극단적인 적대 의식만을 허용하는 독재 권력의 한 단면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남한은 국가와 정권을 분리해서 생각할 줄 아는 시민사회의 뛰어난 역량으로 민주화를 쟁취하여 평화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그러나 아직도 남북 간을 분열과 대립으로 몰아가고 이를 통해서 적대적 공생을 하려는 정치 세력들이 사회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분단을 더욱 공고히 하는 이들의 존재는 실로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그럼 남북 모두를 아울러서 우리 민족의 삶터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인간 존엄과 생명 존중 가치의 회복으로 통합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건강한 시민사회가 앞장서서 평화로운 세계를 소망하는 세계 시민과 남북 주민들이 힘을 합쳐서 평화운동의 메카를 만드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글 정경호(한국창의예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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