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해드림마을학교 백지연 대표

백지연
여수에서 놀이와 마음치유를 주제로 해드림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 행동으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놀이와 정서상담 등을 한다. 그밖에도 ’나눔 페스티벌’, ‘마을칭찬 챌린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동백꽃마을을 물들이다’,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 주관의 책읽어주는 ‘어깨동무’ 등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아이키움에 동참하고 있다. 

‘해드림마을학교’는 마을학교 간 네트워크 지원, 활동가 연수, 상담활동, 미술치료, 원예치료, 놀이 상담 등을 진행하면서 여수 지역 마을학교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백지연 대표는 심리상담을 전공, 10여 년간 지역교육지원청 Wee센터에서 전문상담사로 근무했다. 그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의 갈등을 줄이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상처받은 학생들의 마음을 좀 더 빠르게 파악하고 그 상처를 보듬기 위해 해드림마을학교 치유센터를 만들었다.

1층은 암벽타기, 모래놀이, 미술치료, 역할놀이 등을 하는 놀이센터다. 학생들과 마을주민들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2층은 마음치유센터로 독서치료, 심리검사(성격유형검사, HTP심리검사 등), 학부모상담을 진행한다. 특히 한부모가정을 위한 가족심리상담과 장애인가족들의 개별적인 상담을 이끌고 있으며, 여수교육지원청 지원사업의 일환인 칭찬챌린지도 진행하고 있다. 

백지연 대표

내년부터는 3층의 공간을 활용해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심리상담 및 치유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해드림마을학교를 학교와 가정, 마을로 확장해 가고 있다.

해드림마을학교는 여수교육지원청과 지역 내 학교와 긴밀한 연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3년째 이어지고 있는 해드림놀이학교의 성과는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아동, 공격성을 띤 아이,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 스마트폰 중독 등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의 든든한 지원자라는 평.

백 대표는 문제의 원인을 아이가 “선천적으로 나빠서, 습득이 늦어서” 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그는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하다’는 소신으로 원만한 관계 형성과 유지를 중요하게 보았다. 그래서 ‘문제’ 행동을 하는 아동에 대한 상담에서 멈추지 않고 부모와의 상담으로 흐름을 이어갔다. 

문제해결을 위한 상담은 모래치료, 미술치료, 타로치유, 요리활동, 동화구연, 상황극참여, 영상만들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의 상황과 마음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3월, 6학년이 된 A가 엄마와 함께 센터를 방문했다. 스마트폰 중독이 문제였던 A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공격적 표현을 자주해 문제가 되었다. 분노가 가득했던 A의 눈빛은 정기적 상담과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많이 부드러워졌다. 부모님의 협조가 큰 힘이 되었다.

어머니는 “상담을 시작할 때는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문제의 뿌리가 부모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아이를 칭찬보다 질책을 많이 하며 키웠다. 바른 사람이 되라고 혼낸 거였지만, 그런 행동이 오히려 아이에게 자괴감과 분노를 심어준 것 같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조금씩 변해가는 우리 가족의 모습과 성장해 가는 아이를 보면서, 힘들 때마다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심리상담, 정신상담은 여전히 우리에게 불편한 ‘치료’다. 해드림마을학교는 이를 대중화하고 편안하게 다가가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백 대표는 “힘들 때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나 집안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부모님들의 편지를 받으면 지금껏 힘들었던 시간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해주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안함과 가족들이 서로 노력했던 과정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며 “지역 주민들의 마음지킴이로서 더 가깝고 더 크게 성장할 것”을 약속했다.

글 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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