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② 진도군 조도면

# 177개의 우주가 반짝이는 조도
무수한 섬들의 무리다. 크고 작은 섬이 모두 177개. ‘새떼’ 마냥 섬들이 많아 조도鳥島라 했다. 그중 유인도는 면 소재지인 하조도와 상조도를 비롯해 35개다. 진도 사람도 평생 못 다 가보고, 조도 사람도 이웃 섬에 못 가볼 만큼, 까마득히 많다. 가깝고도 먼 조도의 섬들은 저마다 고유한 세계를 가꿨다.

바다에 뜬 177개의 우주. 조도는 신비롭고 아름답다. 19세기 영국은 조도의 경관과 위치에 반해, 중국의 홍콩처럼 조도를 조차租借해가려 시도했다. 하마터면 하조도는 앰허스트섬, 상조도는 몬트럴섬이 될 뻔했다.

하늘에서 본 진도군 조도면 ⓒ신병문
하늘에서 본 진도군 조도면ⓒ신병문
상조도 도리산전망대에 오르면 조도군도가 잘 내려다 보인다.ⓒ마동욱

 

# 노련함과 용감함의 이름표 ‘조도 어부’
아름다운 조도의 바다는, 한편으로 매우 거칠다. 조도 해역은 남해와 서해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진도 울돌목처럼 큰물들이 부딪치고 소용돌이친다. 밤이나 안개 낄 때 배들이 충돌할 위험이 유독 컸으니, 조도 등대의 임무는 특별히 막중했다.

혹독한 바다에서 먹고 살아야 했던 조도 사람들은 일찍이 한반도에서 가장 노련한 어부로 이름이 났다. 소용돌이 주변을 이용한 ‘행질’은 조도만의 고유한 기술이었고, 닻배 운행은 독보적이었다. 2014년 4월 16일 조도 서쪽을 지나던 세월호가 침몰했다. 가장 먼저 배를 몰아, 가장 많은 목숨을 구해낸 이들도 조도 어부들이었다.

하조도 등대가 있는 해역은 남해와 서해가 교차해 물살이 거칠다. ⓒ신병문
하조도 등대ⓒ신병문
해 지는 바다를 가르며 항구로 복귀하는 어선ⓒ신병문
하조도 조도면사무소 소재지에 위치한 조도초등학교. 전교생은 48명ⓒ마동욱
예부터 알아주는 이름이었던 ‘조도 어부’ⓒ신병문
조도 쑥은 해풍을 맞고 자라 향이 깊다. 파란 천 아래 쑥이 자라는 중ⓒ신병문

 

글 이혜영 사진 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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