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나들기] 국영수사과에서 음미체까지, 탄소중립으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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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나들기] 국영수사과에서 음미체까지, 탄소중립으로 뭉쳤다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2.03.3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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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사봉중 생태전환교육

서울 국사봉중학교는 교내에 ‘제로 에너지 하우스’라는 이름의 집이 있다. 집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열 판넬을 통해 얻도록 만든 구조물이다.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들었다. 학교 옥상에는 햇빛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교내 모든 조명은 이 발전기에서 얻은 전력을 사용한다. 학생들은 친환경적으로 에너지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현장의 중심에 있다.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다. 국사봉중은 ‘생태전환교육’을 정규교육 과정에 녹여내 교과 간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영·수·사·과부터 기술과 가정, 음·미·체까지 모든 교과목이 ‘탄소중립’이라는 가치와 실천을 목표로 융합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사회의 전 분야가 힘을 합쳐야 하듯, 교과목을 체계적으로 연계해 생태전환교육의 유기성을 높이고 있다. 학교에 ‘생태전환교육부’라는 부서가 있을 정도로 체계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힘을 쏟는다. 

기후위기 문제는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숙명이 되었다. 특히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은 생존을 위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알려주어야 할까? 그 고민의 해답을 국사봉중의 지난 10여 년의 발자취에서 찾아보기로 한다. 


국사봉중은 ‘성대골 에너지 자립마을*(하단 설명)’ 안에 있다. 주민들이 에너지를 절약하고 생산하기도 하는 마을 안에 학교가 있다는 이점이 크다. 일단 학교 안팎에서 생태적인 가치를 배우고 경험할 기회와 인프라가 많기 때문이다. 

학교는 2011년 혁신학교를 준비하며 성대골과 만났다. 마을이 학교 문을 두드리고 학교가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생태교육’이라는 공통분모가 형성됐다. 그리고 2012년부터 ‘마을이 학교다’라는 교육과정을 통해 마을과 연계됐다. 마을과 함께 주 1회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국사봉 에너지자립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기후변화와 생태계에 관한 이론 수업을 시작으로 햇빛건조기, 미니태양광발전, 태양열 온풍기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문제의식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대안을 찾아 만들어 본 경험은 학생들의 효능감을 높였다.

교육적 효과를 체감하면서 점차 생태교육의 범위와 프로그램 규모가 커졌다. 2014년에는 생태에너지 교육과정이 정규 수업과정으로 포함됐다. 이를 계기로 학교 구성원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좀더 실천적인 활동을 하고 싶었다. 마을 내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협동조합들처럼 학교도 협동조합을 만들어 규모있게 에너지를 생산해보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협동조합 만들고, 햇빛발전소 설치하고

2015년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사회적경제 동아리가 꾸려졌고, 지역의 협동조합을 탐방하면서 본격적으로 협동조합 만들기에 착수했다. 이 모든 과정 역시 교육과정에 포함돼 체계적인 지도를 바탕 삼아 실습으로까지 이어졌다.

2016년 2월이 되자 국사봉중에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구성원들은 학교 안에서 생태매점(‘그냥가게’), 북카페(‘라온’)를 운영하면서 사업적인 감과 윤리적 소비를 체득해 갔다. 같은 해 생태전환교육이 전학년 공통민주시민교육으로 확대됐다. 이름하여 ‘햇빛학교 프로젝트’다. 에너지 자립 100%를 꿈꾸며, 에너지 전환사업인 햇빛발전소 설치를 목표로 삼았다.

학교는 공립학교의 특성상 구성원들이 계속 바뀌는 것을 감안, 공감대 형성과 프로젝트의 지속성을 위해 교직원·학부모 연수를 정례화하며 실천력을 높였다. 태양광발전을 통해 탄소배출을 조금이라도 덜 하는 것이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루어 간 것이다.

2018년, 마침내 학교 옥상에 33㎾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학교 협동조합이 햇빛발전소를 세우는 것은 처음이라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마을과 학부모들이 함께 일일 찻집을 운영하며 수익금을 마련하고, 교사와 마을도 기금을 출자해 발전소 조성에 일조했다. 이로써 학교협동조합은 학부모, 마을, 학교를 잇는 플랫폼으로 기반을 다지게 됐다.

이후 한전의 기부로 설치한 태양광발전시설(50㎾)과 학내 에너지 제로하우스에서 올린 태양광 패널(1.6㎾)까지 많은 양의 에너지가 생산되었다. 교내 소비는 물론이고, 생산된 전기를 역으로 한전에 팔고 그 수익금을 다시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협동조합 수익금은 학교 구성원 전체의 복지와 장학금(매년 200만 원), 김장 나눔 등에 사용된다.

햇빛발전소라는 물리적인 시스템을 갖췄으니 이를 교육과정 속에서 의미 있게 지속하는 일이 중요했다. 2018년 국사봉중은 전체 교직원 회의 투표를 거쳐 모든 학년 1학기에 학교 협동조합, 성대골 에너지전환마을과 연계한 교과융합수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여러 교과를 연계하고 생태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한 것이다.

모든 학년 교과융합수업 운영

1학년의 ‘업사이클링(새활용) 융합수업’은 기술과 가정, 미술, 영어, 국어, 음악, 진로와 직업 교과를 긴밀하게 연계했다. 이론과 실습, 지역사회 참여까지를 포괄하는 활동으로 나아갔다. 예를 들면, 가정시간에 윤리적 소비가 무엇인지 탐색하고 마을 내 윤리적 소비 실천사례를 탐방했다. 이후 기술과 미술교과가 융합해 학생들이 직접 폐자원에 디자인을 입히고 아이디어를 더해 새활용 제품을 만들었다. 영어시간에는 영어로 새활용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하기 위한 홍보물을 제작하고, 국어시간에는 새활용 체험을 노래 가사 바꾸기로 표현했다. 음악시간에는 이 가사를 가지고 캠페인송을 제작했고, 최종적으로 학교 사회적 경제 모의 창업활동인 ‘봉봉마켓’에서 제품을 판매했다. 이 과정 전체가 ‘업사이클링 융합수업’이다.

3학년은 지난해 ‘탄소중립, 살기 좋은 우리 마을 만들기’를 주제로 정해 마을과 연계한 융합수업을 실시했다. 먼저 학생들은 산업혁명 이후 기후위기의 원인과 현상(역사와 사회교과), 온실가스와 지구온난화(과학교과) 등 기후위기의 원인을 살폈다. 그리고 탄소중립을 위해 우리 마을이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우기 위해 마을 조합원들의 특강을 듣고 마을을 탐방했다.

 

학생들은 일상에서 생태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제안서까지 작성해 보았다. 기업에 과대 포장 문제에 대한 제안서 보내기(도덕), 성대전통시장에서 무포장 장보기, 차 없는 거리 만들기 캠페인(사회와 역사) 등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환경을 개선하는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학기 말에는 마을과 함께하는 생태축제에서 결과물을 공유했다. 

국사봉중의 생태전환교육은 탄소 배출로 고통받는 지구를 살리는 실천적인 시작점에 맞닿아 있다. 에너지의 종류를 이론적으로 배우고, 방정식을 외우는 것보다 살아있는 배움을 통해 몸소 실천한다. 그렇게 국사봉중은 마을결합형 생태에너지 교육과정의 선도모델을 창조했고, 2020년 교육부 학교협동조합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국사봉중의 생태전환교육은 교과서 안에 머무르는 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일상 속에서 주도적으로 변화를 만들어 낸다. 

최근에는 학생회 주체로 채식 급식 격주 시행을 제안해 실천을 이끌어냈다. 학생들이 주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채식 식단표를 짠 것이다. 학생들이 움직이자 교사들도 채식 실천에 대한 수업을 도입하고 더 깊은 이해를 제공했다. 생태계가 서로 연결되어 순환하는 것처럼 생태교육도 구성원 간 영향력을 키워가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덧붙이는 말 바쁘신 가운데도 취재에 도움주신 최소옥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성대골은? 서울 동작구 상도3·4동을 아우르는 마을 이름으로 ‘에너지자립마을’의 선도모델로 꼽힌다. 이곳 주민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2011년부터 마을 차원에서 에너지 전환 운동을 펼쳐 왔다. 절전소 운동, 에너지진단, 착한가게 캠페인, 에너지 학교를 운영하며 일상 속에서 에너지절약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인 마을공동체다.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사회적경제 모델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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