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죽동농악보존회 농악전수 후기

“우리 마을 우리 동네에 문화재 할아버지가 있다구요? 신기해요.”
“선생님, 저도 문화재가 될 수 있나요?”
‘우리 마을’ ‘우리 동네’의 어감은 포근하다. 내가 핵가족 시대에 농악을 배우는 이유는 공동체의 따뜻함을 찾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죽동농악보존회 찾아가는 공연

곡성, 담양, 영광, 진도, 화순 등 5개 지역의 농악전수관과 전남교육청이 ‘2021 학교전통예술 농악 활성화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초․중학교 1~2개교를 농악전승학교로 지정해 농악 인재를 발굴․육성한다. 또 전수관은 체험, 연수, 찾아가는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농악을 널리 알리고 있다.

내가 배우는 곡성죽동농악은 전남무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어 있다. 곡성읍 죽동마을에서 전승되는 농악으로 호남좌도농악의 계보를 잇는다. 쇠가락과 상쇠의 부포놀음이 발달해있고, 가락과 동작이 빠르고 화려하다. 마당밟이, 두레굿, 판굿 등이 많이 행해지고 있다.

곡성죽동농악보존회는 체험프로그램으로 ‘나만의 장구만들기’를 운영했다. 곡성중앙초, 옥과초 학생들과 지역민, 교사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찾아가는 프로그램 형식으로 진행했다. 

죽동농악보유자 박대업 선생님에게 꽹과리를 배우는 학생들

죽동농악 보유자이신 박대업 선생님께서 직접 학생들에게 꽹과리와 채 잡는 법, 치는 법 등을 가르치고, 가락을 전수했다. 또 60여 년 전 청소년 시절을 들려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공연도 펼쳤다. 코로나19로 인해 오랜만에 선보인 공연이었다. 아이들은 학교로 찾아온 공연단을 환영해주었다. 아이들은 “문화재 할아버지의 꽹과리 연주 멋있어요” 라며 우리 가락에 흥미를 보였다. 

곡성 지역의 농악전승학교로 곡성중앙초가 지정되었다. 지난 1월 겨울방학 10일 동안 박대업 보유자를 비롯해 이명선, 송재영, 신숙자, 김병현 등 전문가들이 농악 전승에 나섰다. 

농악은 공동체 활동이다. 농악에 대한 지원사업들이 보다 다채로워지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유네스코에도 등재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네 농악을 지역민과 학생들이 더 자주 더 친근히 접할 수 있길 바란다. 농악이 다시 마을에 뿌리 깊게 자리 잡으면, 내가 사는 ‘우리 동네’ ‘우리 마을’이 지금보다 좀더 따뜻하지 않을까.

 

글·사진 신숙자(곡성죽동농악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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