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나들기] "신입생 첫 3주가 3년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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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나들기] "신입생 첫 3주가 3년을 좌우한다"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2.03.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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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창덕여중 이은주 교사에게 듣는 ‘초→중 전환기 교육’

= 교복을 맞추고 새로운 교과서를 받으면 중학교 진학을 비로소 실감할 수 있다. 키가 자라고 몸이 커질 것을 대비해 한 치수 큰 교복을 준비하듯, 중학교 생활 3년에 맞춘 주도면밀한 준비가 필요한 때다.

서울 창덕여자중학교는 신입생 기초·적응프로그램을 개발해 3주간 체계적으로 운영 중이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한 전환기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과 행동지표를 도출해서 학습뿐 아니라 정서적인 대비까지 할 수 있도록 집중 지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초역량을 길러주는 공통 교육과정이면서도 역량별 성취 기준으로 나눠 평가를 하고 개별 피드백을 전하는데 특히 공을 들인다. 이렇게 채워진 첫 단추가 중학교 3년의 학교생활을 좌우하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서울 창덕여중의 전환기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이은주 교사에게 물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 창덕여중에서 실시되고 있는 ‘전환기 교육 프로그램’ 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창덕여중에서는 전환기 학생들의 적응을 위해 신입생들의 기초 역량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도출합니다. 역량의 달성도를 판단할 수 있는 행동지표를 만들어 적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창덕여중 전환기 교육 프로그램은 ‘기초와 적응’이라는 주제로 2016년부터 시작됐고, 매년 조금씩 발전해 왔는데요, 최종적으로 자기주도 학습, 의사소통·협업, 민주적 참여, 자기 관리, 대인 관계, 테크놀로지 활용, 학습공간 활용 등 중학생에게 필요한 7개 역량을 도출했어요. 

창덕여중 학생들은 학기 초 3주 동안 이 역량들을 강화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배웁니다.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공통 교육과정이죠. 학생들은 역량별로 마련한 평가지침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의 평가와 개별 피드백을 받게 된답니다.

역량 평가를 통한 피드백이 인상 깊네요. 초→중 전환기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들은 어떻게 도출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학교급 전환기에 있는 신입생들은 교과학습방식 적응의 어려움뿐 아니라 대인관계 형성과 같은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대한 불안감도 크고요.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집니다. 초등학교는 기초적인 사회화 역량을 요구한다면, 중학교는 자기주도적이고 지속적인 학습 역량과 함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블렌디드 학습Blended Learning이 진행되면서 테크놀로지 활용 능력도 필수죠. 이러한 맥락을 고려해 신입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총체적으로 규명하고 이에 기반한 교육을 시행하고자 했습니다. 

또, 우리 학교 신입생들에게 필요한 역량군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어요. 교사들과 본교 2학년 진급 예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 분석을 통해 추출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학교생활 등에서 필요한 기본 역량과 행동지표를 도출해 냈어요. 그 지표들을 전문가에게 타당성을 검토받아 확정했습니다.

그렇게 마련된 창덕여중 신입생의 공통역량 일곱 가지가 ‘자기주도 학습, 의사소통 및 협업, 민주적 참여, 자기 관리, 대인 관계, 테크놀로지 활용, 학습공간 활용’이군요. 역량별로 교육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교과 시수가 많은 교과의 블록수업(90분)을 활용해 3월 초 3주 정도 집중적으로 진행합니다. 수업 내용은 교과 지식보다 마음가짐과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기본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자기주도 학습 역량에서는 자신이 공부하는 이유를 살펴보고, 학습의 필요성과 방법을 탐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의사소통·협업 역량에서는 소통과 협업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살펴보고 무엇이 원활한 소통인지 토론해 봅니다. 자기 관리 역량에서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적 비전과 가치를 찾아본 후 학교의 비전, 핵심가치와 연결하는 활동을 통해 학교생활의 목표를 설정하고, ‘창덕플래너’ 활용법을 익혀 공부계획을 세웁니다. 민주적 참여 역량에서는 학교의 다양한 규정을 살펴보고, 개인별로 학교 의사결정에 참여할 방법을 탐색합니다. 테크놀로지 활용 역량과 학습공간 활용 역량에서는 학교생활에 꼭 필요한 기기, 공간, 프로그램 등 온·오프라인 도구 활용법을 익히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창덕여중의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수업 교사 모두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 창덕여중 신입생 역량과 행동지표 (출처: 2021 제8회 자유학기제 실천사례 연구대회 보고서 ‘신입생의 주도적 성장을 위한 기초와 적응 프로그램’)
서울 창덕여중 신입생 역량과 행동지표 (출처: 2021 제8회 자유학기제 실천사례 연구대회 보고서 ‘신입생의 주도적 성장을 위한 기초와 적응 프로그램’)

교육으로 마무리 하지 않고 다시 ‘평가’하는 것도 눈에 띕니다.
중점 역량과 행동지표를 기준으로 성취기준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성취기준에 대한 평가는 점수 형태가 아닌 Pass/Fail로 대신합니다. 

서술형 피드백도 활용하는데, 평가와 피드백을 함께 제공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과정별로 학생들의 지식과 태도를 평가할 수 있는 문항을 온라인 퀴즈 또는 실습의 형태로 제공하고, 주관식 답변의 경우 개별 학생의 특성과 성취 수준을 고려해 문항별로 또는 총괄 피드백 형식으로 제공합니다. 실습에 대한 평가는 온라인 플랫폼 채팅 기능을 활용하거나 실시간으로 적극적인 구두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과정 평가예요.

창덕여중의 전환기 교육 프로그램은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도 여러 학교에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6년여 간 꾸준히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일텐데, 실제로 참여교사와 학생들의 반응이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참여교사와 신입생 모두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참여교사들은 창덕여중의 전환기교육을 학생들에게 친절한 프로그램으로 느껴요. 수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어요. 이후 수업에서의 충실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학생들은 중학교 생활에 대한 긴장감과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고, 실질적인 역량을 신장시키는 기회가 되었다고 호응해 주었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전환기 교육 프로그램이 연속성을 갖고 다양한 시기에 적용되기를 바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창덕여중에서는 3학년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대비해 자기주도학습을 심화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과 개선이 있기 때문에 계속 확장되는 것이죠. 전환기 교육 프로그램이 더 확산되어 학생들이 학교에 소속감을 느끼고, 학생들이 각자의 평균적인 역량을 증진할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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