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가족을 소개합니다③ 완도 유일의 예술강사 윤영호 선생님

윤영호 선생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소속 학교예술강사이자 완도군 평생교육원 강사이다. 완도 곳곳을 돌며 풍물놀이를 가르쳐 왔다. 1991년 처음으로 잡은 꽹과리에 매료돼 풍물패로 활동했다. 1993년 장보고 대사의 해상 전투 장면을 풍물진법으로 풀어낸 ‘청해진열두군고진법’을 전수받았다. 2020년 12월 완도군 향토문화유산(청해진열두군고진법) 제1호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제게는 자동차보다 늘 배가 먼저입니다. 완도 섬 안으로 들어가려면 배를 타야 하지요. 매일 날씨부터 확인하고 승선을 준비합니다. 학교에서 풍물을 가르치는 예술강사가 된 지도 벌써 21년째인데, 승선 준비만큼은 익숙해지지 않네요.(웃음) 이동 거리 문제로 생일도와 금당도만 빼고, 지금까지 완도의 모든 섬 학교를 다 다녔습니다. 

저는 완도 유일의 학교 예술강사입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소속으로 연고지 배치를 받아서 완도의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지요. 올해는 화요일 신지도의 신지중, 수요일 소안도의 소안중, 목요일 보길도의 보길중, 이렇게 세 곳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학교마다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요. 정규 수업으로 편성된 ‘국악’ 과목 수업에 들어갑니다. 주로 풍물놀이, 사물놀이를 익히고 합주하는 시간이에요. 학생 수가 많은 학교는 하루 1~6교시 연달아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풍물놀이의 매력을 알릴 수 있어 보람이 정말 큽니다. 매일 섬을 오가야 하는지라 쉽지만은 않아요. 그래도 제게는 우리 지역의 전통풍물을 알리고 전수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갑게 맞이해주고 수업에 즐겁게 임하는 아이들 얼굴을 보면 큰 동력이 됩니다.

예술강사가 되기 전에 취미로 풍물패 꽹과리 상쇠로 활동했죠. 그러다가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이신 고 김봉도 선생님께 완도의 전통풍물을 전수받았습니다. ‘청해진열두군고진법’인데요. 완도를 대표하는 위인, 장보고 대사 때부터 전해 내려온 군사놀이를 전통풍물로 풀어낸 것이죠. 역사가 깊고 재미도 있답니다. 

“장보고 대사의 진취적 기상 담긴 
 청해진열두군고진법 발전시키고 
 후학 양성하는 것이 나의 사명”

1995년 회원 여럿이 “우리 것을 이어가자”며 청해진열두군고연구회를 꾸리고 활동을 해 왔어요. 그 덕분에 2020년에 향토문화유산(청해진열두군고진법) 보유자 제1호로 인정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멋있고 재미있어 취미로 시작한 풍물놀이였어요. 이렇게 인정을 받고 직업이 되니 사뭇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청해진열두군고진법이 사라지지 않고 지역사회 안에서 계승되고 발전하려면 제 역할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아직 청해진열두군고진법 향토문화유산 보유자는 저 한 명뿐이라 후진 양성에 대한 열망이 크답니다. 

학생들에게는 좀 더 가볍게 다가가려고 노력해요. 풍물놀이를 어렵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그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거든요. 악기마다 장단에 맞춰 흥겨운 가락을 만들어 내면 화합하는 마음도 생길 거고요. 또 고향의 정기가 담긴 전통풍물을 배움으로써 완도를 좀 더 이해하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해요. 가끔씩 저처럼 취미로 즐기다가 본격적인 배움의 길로 들어선 학생들도 보게 됩니다. 공부보다는 풍물에 흥미를 느껴 국악고에 진학한 학생도 있었어요. 

새해에는 청해진열두군고진법을 전수하는 데 더욱 매진하고 싶어요. 후진 양성이 가능하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저 역시 건강을 잘 유지해서 더 많은 학생과 풍물놀이로 소통하고 싶어요. 여러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고, 우리 전통풍물 많이 사랑해주세요. 

정리 김우리  사진 김현

 

장보고의 청해진열두군고진법

통일신라 시대에 장보고 대사의 해상 전투 장면을 열두 개 장단으로 구성한 군사놀이에서 기원한다. 군사들의 북놀이라는 의미로 ‘군고(軍鼓)’를, 풍물 진법으로 풀어냈다 해서 ‘진법’을 붙였다. 군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마음을 가다듬게 하려는 의도가 녹아 있다. 전쟁준비, 전투, 승리로 이어지는 과정을 표현하는 박력있고 진취적인 놀이다. 청해진열두군고진법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자 1995년 청해진열두군고연구회가 출범했고, 매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전수 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다. 청해진열두군고연구회는 2005년 완도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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