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회 금상 받은 곡성 석곡중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

석곡중 전교생이 참여하는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는 목관악기, 금관악기 및 타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연주단이다. 농어촌우수중학교 프로그램인 ‘1인 1악기 연주’를 계기로 2016년 1월 창단했다. 전교생 43명 모두가 연주자로 참여한다. 플루트 6명, 피콜로 1명, 클라리넷 7명, 알토색소폰 4명, 테너색소폰 1명, 바리톤색소폰 1명, 트럼펫 5명, 호른 4명, 트롬본 5명, 튜바 1명, 유포늄 1명, 타악 6명 등으로 구성됐다.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는 제44회·제45회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 중등부 금상, 제64회 호남예술제 초중등 합주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또 지역사회의 각종 축제, 예술행사 참여와 음악회를 통한 연주 기부활동에 꾸준히 참여해 왔다. 지난해 출범한 곡성 군립 ‘꿈놀자 청소년 오케스트라’에도 곡성중, 옥과중 학생들과 함께 석곡중 전교생이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오케스트라 단원들과의 인터뷰를 정리해 담았다.

 

석곡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였어요. 석곡중 선배님들이 학교를 찾아와 환상적인 악기 연주를 해주었답니다. 석곡중 오케스트라의 관행이거든요. 가까이에서 처음 들어보는 악기 소리가 신기했고, 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금관악기는 꽤 멋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제 입으로 악기를 가져오면 왜 그렇게 소리가 새어 나가는지….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거 있죠?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고 나서야 몸소 알게 되었죠. 악기 하나를 연주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말이에요.

석곡중 학생 모두가 오케스트라 단원이에요. 전교생은 43명뿐이라 ‘윈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게 되었어요. 바람을 불어 소리를 내는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그리고 타악기가 모인 오케스트라를 ‘윈드 오케스트라’라고 불러요. ‘석곡’의 옛 이름 ‘돌실’을 붙여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가 되었죠. 단원 수는 적지만 서로서로 잘 알고 친해서인지 호흡이 잘 맞아요. 원래도 친한데, 연습할 때마다 보니까 더 친해지더라고요. 마음이 통하면 똘똘 뭉칠 수 있답니다.

악기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죠. 화요일 방과 후에 전문 강사 선생님들이 악기별로 가르쳐 주셔요. 저희는 아침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해 개별 연습을 하다가 매주 2회 정도 합주실에 모여 연주를 해요. 각자 소리를 잘 낼 수 있게 되면, 훌륭한 합주가 가능해지죠.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가 창립된 지 올해로 6년째에요. 열심히 연습하고 호흡을 맞춰온 만큼 전국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에 나가서 금상을 받았어요. 오랜만에 큰 대회에 출전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거라 무척 기뻐요.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대회나 행사가 뜸했거든요. 이번 대회는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약간 아쉽지만 상을 받아 좋아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무대에 오를 일이 많았을 텐데 아쉬워요. 지역 축제나 예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저희를 초청해 주시거든요. 지금 1, 2학년 단원들은 코로나 시국에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서 아무래도 대외 활동 경험이 적어요. 그래도 요즘에는 좀 나아져서 이번 곡성 어린이축제 무대에 오를 수 있었어요.

연주에 귀를 쫑긋하고 들어주시는 관객들 앞에서는 마음가짐부터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좀 더 진지하게 임하게 되요. 빨리 코로나가 끝나면 좋겠어요. 경로당 무대에도 서고 싶고 축제 무대에도 서고 싶고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우리 연주를 들으시면서 손뼉치면서 좋아해주시면 되게 뿌듯하거든요.

작년 7월부터 우리 단원 모두가 곡성군에서 운영하는 ‘꿈놀자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고 있어요. 다른 중학교 학생들과 모여 더 큰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진 거예요. 첼로를 전공하신 우리 학교 유성우 교장 선생님이 총감독을 맡으셨어요. 저희끼리만 연주하다가 현악 파트가 추가되니까 훨씬 풍성한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 

올해 1월에는 ‘꿈놀자 오케스트라’가 창단 연주회로 곡성 출신의 김기훈 성악가와 협연 무대를 가졌어요. 실력 있는 분과 협연을 한다는 것 자체로 영광스러운 일이었죠. 그 이후 김기훈 성악가가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던지….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우리도 더 노력해서 더 큰 무대로 나가자는 꿈이 생기더라고요. 꼭 악기 연주가 아니라도 무엇이 되었든지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상을 받고, 더 큰 무대에 오르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오케스트라 자체가 우리에게 즐거움이라는 거예요. 일단 악기를 배우면서 큰 성취감을 느끼고요. 잘하건 못하건 졸업할 때까지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다 같이 가니까 조급하지 않아요. 우정도 돈독해지고요. 나중에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되면,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단원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떠오를 것 같아요. 그러니 꼭 오래오래 오케스트라 전통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여, 영원하라~^^.

정리 김우리  사진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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