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뿐인 상장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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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상장 外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1.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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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빛가람중, 스승의 날 기념 시상식
영광 성지송학중, 백수해안도로에서 노을걷기 명상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상장

나주 빛가람중, 스승의 날 기념 시상식


스승의 날, 학생들이 교무실을 찾아왔다. “지금부터 시상식이 있겠습니다.” 선생님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주 빛가람중 학생회와 반장협의회에서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첫 번째 수상자는 류미영 교장선생님이었다. “귀하는 비전을 갖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교사를 지지하고 학생을 교육하여 이 상장을 드립니다.” 상 이름이 ‘학교의 정상’이었다.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작명 센스가 돋보였다. 뒤이어 박주실 교감선생님은 “매사 긍정적인 태도로 선생님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고 학생들에게 자상하게 대하여 주셔서” 상으로 ‘왜 이렇게 자상’을 받았다. 3학년 1반 신지영 담임교사는 ‘연구 대상’을 받았다. “반을 향한 격렬한 사랑과 배려가 심오한 연구 대상”이라는 의미에서였다. 나는 “상상을 뛰어넘는 창의력으로 학생들을 위해 재미있는 활동을 구상해 학생들을 공부의 지옥에서 잠시나마 구해주셨다”며 ‘머릿속 상상 그 이상’을 받았다. 

상에는 각 교사의 장점이 기가 막히게 표현되어 있었다. 학생들의 기발한 상장을 받은 선생님들은 서로의 상을 바꿔 읽으며 즐거워했다.

해마다 찾아오는 스승의 날은 교사 입장에서는 민망한 시간이다. 두어 달 만났을 뿐인 학생들에게 ‘스승의 은혜’를 듣는 게 어색하였다. 올해는 명랑한 이벤트라 학생들의 진심이 더 느껴졌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회의하고, 이벤트를 열어준 성의가 고마웠다. 아마 학생들은 상장 문구를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선생님의 장점만큼 단점도 보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노력하는 선생님을 따뜻하게 이해해 주었구나 싶어서 뭉클해졌다.

동시에 자신을 성찰하게 됐다. 상장 내용이 교사가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으로 비춰지는지 너무도 선명했기 때문이다. 나를 똑바로 보고 있는 아이들 앞에서 얼마나 숱하게 실수했던가 하고 돌이켜보니 뜨끔했다. 한편으로는 진심을 다하면 아이들이 교사의 노력과 열정을 알아준다는 확신이 들었다. 매일 매 순간 완벽하진 못해도 학생들에게 진정성 있는 자세로 다가가고 싶다.

김은희(나주 빛가람중 교사)

 

함께 걷고 싶은 길, 함께 하고 싶은 시간

백수해안도로에서 노을걷기 명상

 

10년째 영광에 살고 있다. 영광의 산과 들, 바다를 좋아한다. 그중 백수해안도로를 시간 날 때마다 걷고 달렸다.  노을이 져가는 아름다운 바닷가를 보고 있노라면 위로 받는 느낌이었다.

그 감동을, 그 위안을 우리 학교 학생에게도 꼭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성지송학중학교는 이곳과 가깝다. 전교생이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노을을 보러 나가긴 쉽지 않다. 영광에 살면서도 한 번도 백수해안도로를 가보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

2018년부터 영광국제마음훈련원과 연계해 학생들의 마음훈련을 위해 다양한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9년 처음으로 학생들과 이 노을 앞에 섰다. 기뻐했던 학생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사진 지나영)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사진 지나영)

올해는 강현정마음트레이너와 함께였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생과 담임교사들은 날짜를 달리해 참여했다. 노을전시관에서 출발해 목재 데크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온 하늘과 온 바다가 붉어지는 장관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 상태를 살폈다. 노을종에 도착했다. 효심 깊은 아들이 노을이 되어 어머니 곁을 맴돈다는 애틋한 구전 이야기를 들었다. 기숙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은 부모님을 떠올렸다.

“선생님들도 이거 드세요.” 최근에 이기적인 행동이 잦아 마음이 쓰였던 A가 인솔선생님들에게 간식을 건넸다. 기뻤다. 노을명상이 정서적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서다. 다른 학생들도 ‘학원과제, 잔소리를 바다에 버리고 왔다’,  ‘바다소리, 새소리, 웃음소리에 기분이 좋아졌다’ 라며 소감을 말했다. 명상을 마친 학생들은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크든 작든, 그 변화들을 지켜보는 게 나의 직업적 보람이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마음을 가지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손제령(영광 성지송학중 전문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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