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살아있다② : 전남은 ‘엄지손가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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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살아있다② : 전남은 ‘엄지손가락’이다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1.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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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증도 소금박물관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무안황태갯벌랜드

신안은 우리나라 최고·최대의 소금 생산지입니다. 강진은 지구촌 어느 문화권에서도 흉내 내지 못한 고려청자의 본산지이며 국보급 청자 80%를 빚어낸 곳입니다. 넓고 건강한 생태계를 지닌 무안의 해안선은 세계 5대 갯벌로 꼽힙니다. 

전남의 박물관에서 ‘으뜸’을 봅니다. <함께 꿈꾸는 미래>가 ‘박물관은 살아있다’ 2편에서 다루는 내용입니다. 전남의 위대한 자연, 역사 유산들과 그것을 기억·계승·보존하려는 움직임들을 소개합니다.

무안황토갯벌랜드에서 갯벌체험 중인 이예건, 김혜윰, 이효건 학생(진도초)
무안황토갯벌랜드에서 갯벌체험 중인 이예건, 김혜윰, 이효건 학생(진도초)

 

야호, 내가 직접 만든 소금이라니!

신안 증도 소금박물관

끝없이 펼쳐진 소금밭 위에 선다. 고무장화 신고 밀대 들고, 밀짚모자를 썼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밀대로 소금을 밀며 컬링을 하듯이 친구들과 놀아본다. 한 곳에 모은 소금을 수차에 옮겨 싣는다. 

물레방아처럼 생긴 수차 돌리기도 해본다. 옛날 염전은 바닷물이 들어올 수 있게 칸마다 길을 터서 수차로 돌렸다고 한다. 지금은 수로를 설치해 바닷물을 끌어 온다. 수차 돌리기는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리듬을 잘 맞춰야 한다. 내 몸짓이 우스꽝스러운지 친구들이 깔깔댄다. 1시간 30분의 소금밭 체험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체험 때 썼던 밀짚모자와 소금 500g, 소금아이스크림 쿠폰을 선물로 받는다. 박물관 옆 가게에서 소금아이스크림을 교환하면 체험 끝! 

염전체험 ⓒ이경숙
염전체험 ⓒ이경숙

증도 소금박물관이 제공하는 소금밭 체험은 가격 대비 체험만족도가 매우 높다. 체험 후에는 소금박물관 관람에 나서보자. 직접 만지고 부대낀 소금의 모든 것을 알아보는 지적 체험의 시간이다. 

증도 소금박물관은 국내 최대의 단일 염전인 태평염전 초입에 있다. 무려 140만 평 규모의 소금밭이다. 소금박물관은 1948년 염전 설립 초기에 지은 석조 소금창고(근대문화유산 제361호)를 리모델링해 2007년에 개관했다. 역사성이 큰 건물과 광활한 생산현장이 함께 있으니 체험과 관람 재미도 두 배가 된다.

박물관 동선은 소금에 관한 짧은 다큐를 관람한 후 소금과 문화, 소금의 어원과 역사, 소금과 과학, 염전과 갯벌, 천일염 생산과정을 알아보는 순서로 이어진다. 소금으로 빚은 갯벌 생물 조각들이 압권이다. 마지막 순서는 태평염전 소개다. 

발걸음은 박물관과 붙은 석조창고로 이어진다. 옛 창고 모습 그대로인 이 공간에선 기획전시가 열린다. 현재 전시 중인 ‘디어 프렌드’는 태평염전에서 관광객들이 찍은 인증샷 공모전 수상작들이다. 세 친구가 몸으로 재현한 둥근 수차 사진의 위트가 돋보인다.

국내 최대의 단일 염전, 태평염전
국내 최대의 단일 염전, 태평염전

소금밭 체험은 비가 오는 날이나 소금이 나오지 않는 11월~3월에는 진행되지 않는다. 대신 자염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염은 바닷물을 끓여 만드는 우리나라 전통 소금이다. 실내체험장에서 소금을 끓여 자염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때 만든 자염 250g은 집으로 가져가면 된다. 와우, 내가 직접 만든 소금이라니! 뿌듯한 자염 체험도 달콤짭짤한 소금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한다. 

글 이혜영 사진 최성욱

위치_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058 
문의_ 오전 9시~오후 6시(5시30분까지 입장) 
입장료_ 3,000~1,500원(체험객은 관람료 무료) 
체험료_ 소금밭체험(4~10월) 15,000원~12,000원, 자염체험(11~3월) 16,000원~13,000원 ※모든 연령 가능. 연령에 따라 금액 다름. 
문의 및 체험 예약_ 061-275-0829 

 

고려청자, 손으로 빚고 디지털로 만나자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강진은 고려 시대의 으뜸가는 청자 생산지다. 발굴된 도요지가 무려 188개소로 전국의 절반을 차지한다. 현재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의 80%가 강진에서 제작된 것이다. 청자 제작의 3요소인 흙, 물, 장인이 전국 최고였다. 

사당리 가마터와 고려청자
사당리 가마터와 고려청자

고려청자의 수도라 할 수 있는 강진, 그 중 대구면 사당리 가마터(국가사적 제68호) 일대에 고려청자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다양한 고려청자가 현대인과 만나는 공간이다. 1천 년 전에 빚은 청자를 음미하는 일은 신비한 감각체험이자 시간여행이다. 고려청자는 그윽한 푸른 빛을 띤다. 그 빛깔을 ‘비색’이라 불렀고 중국인들은 그 비색을 최고로 쳤다고 한다. 우아한 비색과 문양에 반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고려청자박물관은 ‘청자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 모은 공원과 같다. 야외에는 사당리 가마터가 있다. 고려시대에 청자를 구운 공간으로 1980년대에 발굴, 복원됐다. 박물관 동쪽에는 고려청자 디지털박물관이, 서쪽에는 청자빚기 체험장이 운영되고 있다. 1천 년 전의 자기와 살갑게 사귈 수 있는 공간들이다.

디지털박물관은 입장한 후 건물을 나올 때까지 온통 재미있다. 이곳에서 관람객, 특히 어린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고려청자의 색상, 형태, 문양을 모티브로 꾸린 디지털 체험공간이다. 청자 이미지 사이로 거닐고, 거울에 반사돼 무한 증폭된 ‘나’들과 청자의 모습을 찍을 수 있다. 가상 이미지로 청자를 만들고 나만의 문양을 그려볼 수 있다. 조각 사냥꾼, 완성된 청자를 구하라 등 고려청자와 함께 뛰고 노는 게임도 많다.

디지털박물관에서 가상 이미지로 청자를 만든다면, 청자빚기 체험장에서는 청자를 직접 빚을 수 있다. 제공된 머그컵 등의 표면에 글씨나 그림을 새기는 조각 체험, 흙을 물레에 올려 그릇을 만들어 보는 물레 체험, 흙을 가래떡 모양으로 빚고 쌓아 올려 그릇을 만드는 코일링 성형체험 등 3가지 선택지가 마련돼 있다. 체험장 측은 빚은 그릇을 구워서 집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은 청자 전시는 물론이고 디지털과 아날로그 형태의 생생한 체험장을 모두 갖추고 있다. 박물관을 나올 무렵이면 고려청자와 부쩍 친해진 나를 보게 된다.

글 이혜영 사진 마동욱

위치_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길 33(사당리) 
운영시간_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월요일 휴관, 코로나19로 단체관람 불가 
①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 오전 10시~오후 5시(입장 4시30분 마감) 
② 청자빚기 체험장 오전 9시~오후 6시(조각/물레/코일링 체험 소 요시간 40분~1시간. 오전 체험은 11시까지 접수, 오후 체험은 5시 까지 접수) 
관람료_ 2,000원 
문의_ 061-430-5791

 

농게, 말뚝망둥어 뛰노는 검은 비단

무안황토갯벌랜드

“엄마, 낙지 보고 올게요~” “난 게!” 아이들은 장화를 신고 호기롭게 갯벌로 뛰어들었다. 깜짝 놀란 게와 말뚝망둥어들이 줄행랑을 쳤다. 그러다 뻘 속으로 쏘옥~ 모습을 감췄다. 작은 구멍이 생겼다. 손으로 푹 찔렀다. 갯벌 속에서 손톱만한 게가 모습을 드러냈다. “찾았다!” 멀찌감치 선 엄마를 향해 진흙이 잔뜩 묻은 손을 흔들어댔다. 이미 장화는 벗어버리고 맨발이 된 지 오래다. 엄마는 갯벌체험장 바로 앞에 마련된 세족장과 샤워실을 재차 확인하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무안 함해만은 길이 약 17㎞, 폭 최대 1.8㎞로 면적이 344㎢에 달한다. 칠산바다는 수시로 무안의 황토 땅을 들고나며, 육지를 침식했다. 해안선을 따라 광활한 황토 갯벌이 탄생했다.

너른 갯벌은 다종의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했다. 흰발농게, 대추귀고둥 등 저서생물과 칠면초, 갯잔디 등 염생생물, 혹부리오리, 알락꼬리마도요 등 철새들의 생활 터전이다. 건강한 갯벌생태계에서 현경·해제 사람들도 삶을 일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낙지와 게를 잡고 소금을 만들었다. 굴을 따고 바지락을 캐고 감태를 거뒀다.

하늘에서 본 무안 현경면 ⓒ마동욱
하늘에서 본 무안 현경면 ⓒ마동욱

생태갯벌과학관은 무안갯벌에 기대어 살고 있는 갯벌생태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통해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 갯벌의 탄생, 서식 생물 등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무안 주민들의 어업, 갯벌에 얽힌 말 등 인문학적 시점도 제공하고 있다. 가상·증강현실(VR·AR) 기기도 적절히 배치됐다. 특히 디지털수족관에서는 바다와 갯벌 생물들이 3D로 펼쳐진다. 과학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하는 관람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가능하다. 갯벌과 얼마나 친해졌을까? 출구 앞에서 갯벌지킴이 시험에 도전한다. 10개 문제를 다 맞췄다. 통과! 그 자리에서 인증서가 배부됐다. 

하루로 아쉽다면 1박2일 일정을 추천한다. 무안황토갯벌랜드는 카라반, 편백하우스, 오토캠핑장 등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말에는 더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김굽기, 현미경 과학교실, 갯벌퀴즈 보드게임 등이다. 해상안전체험관도 유용하다. 침수차량 탈출, 구명보트 체험, 선박사고 대피 등의 방법을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다. 선실, 구명보트 등을 실제와 똑같이 재현해 유사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갯벌지킴이가 된 이예건 학생

무안 함해만 갯벌의 면적이 점점 줄고 있다. 대략 100년 전 무안갯벌은 지금보다 훨씬 넓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간척 사업, 방조제 건설 등이 갯벌의 영역을 잠식했다. 까닭에 무안생태갯벌랜드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환경운동이 될 수 있다. 낙지와 흰발농게, 칠면초와 도요새를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갯벌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하면 지키고 싶지 않겠는가.

글·사진 조은애

위치_ 무안군 해제면 만송로 3 
운영시간_ 전시시설 오전 9시~오후 6시(매표 5시까지, 월요일 휴관) 
숙박시설 오후 3시~익일 11시(예약 필수) 
입장료_ 4,000원(무안군민 등 50% 할인, 캠핑장 등 요금 별도) 
체험료_ 갯벌체험·해상안전체험관 무료 
문의_ 061-450-5634, 5651(예약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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