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현·이주빈·문준서·정예훈·길민규·김강산 6명
‘잊혀진 독립운동가 장재성’ 주제 UCC 제작

장흥고등학교에는 17개 자율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지역사를 공부하고 체험하는 동아리 ‘의열단’이 있다. 의열단은 10월 19일 전남교육청이 주최한 전남청소년역사탐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학년 하동현·이주빈·문준서·정예훈·길민규·김강산 학생이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 역사 선생님인 정제성 교사가 지도를 맡았다. 

올해로 10회째인 전남청소년역사탐구대회는 ‘전남 지역 근현대사’와 ‘전남 지역 친일잔재의 실상과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지역 내 중·고등학교 60여 팀이 참가했다. 이 중 14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대회는 비대면 형식으로 치렀다. 학생들은 보고서와 발표 동영상을 통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의열단’은 ‘잊혀진 독립운동가 장재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이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장흥 출신 독립운동가, 장재성을 재조명하고 알리는 데 노력했다. 그는 광주고등보통학교 재학 시절 비밀결사 성진회에서 회계를 담당했고, 1929년 학생항 일운동 당시 학생투쟁지도본부를 결성, 11월 12일 2차 시위를 이끄는 등 본격적으로 항일운동을 주도했다. (관련기사 ▶ 망국의 시대에 빛난 이름 없는 별들)

이 사건으로 1931년 6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해방직후 1945년8월17일건국준비위원회광주지부에 조직부장으로 참여했고, 1948년 남북대표 자연석회의 준비를 위해 월북했다가 이듬해 7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광주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중, 한국전쟁 때인 1950년 7월 5일 시국사범으로 총살되었다. 

“장재성 선생은 1962년 건국공로훈장 추서 대상자에 올랐지만 좌익 활동이 문제가 되면서 제외되었다고 한다. 의열단은 그분의 사회주의 이력과 상관없이 선생의 위대한 독립정신을 재조명하여 비극적인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싶었다. 이념은 달랐지만 이 땅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분이시니까.” 이주빈 학생의 말대로 장재성은 사회주의 활동 이력으로 해방 후 75년이 지나도록 국가로부터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영상을 구성·촬영·편집하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하지만 역사 속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고 그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이름도 명예도 없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이들을 위 한 서훈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 명예를 찾아드리고 싶다.” 하동현 학생의 소감이다. 

▲ 장흥고 학생들이 만든 UCC 영상

문준서 학생은 “우리 지역의 잊힌 역사를 알려야 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회에 출전했다.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져 너무 기쁘다”며 웃음지었다. 정예훈 학생은 “장재성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며, 우리 지역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얻었다.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지역의 역사와 인물들에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말했다. 

정제성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대회를 준비하며 함께 공부하고 화합하는 것을 경험했고, 특히 지역사에 큰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역사 선생님으로서, 지도 교사로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 말했다.

장흥고 김광수 교장은 “코로나19로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학교도 모두 어렵다. 이런 환경에도 학생들이 스스로 찾고, 배우고 만들어가면서 지역을 더 사랑 하게 된 것이 ‘대상’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삶의 터전을 더 잘 알고 지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자랄 수 있도록 교육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 다”고 밝혔다.

글 김선욱  사진 장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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