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③ 행복이 자라는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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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③ 행복이 자라는 공생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0.10.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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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북쪽 끝 장성 북이초등학교

전라남도 북단의 장성 북이초등학교는 작지만 옹골찬 소리를 내는 학교다. 학생들이 합주하는 국악 선율이 방과후 교정을 채운다. 학교와 학부모가 함께 손뼉을 마주치는 소리도 자주 들린다. 북이초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들이 학교를 살리는 희망의 연주곡인 셈이다.

북이초 참소리국악관현악단은 전교생 46명이 모두 참여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다. 장성군과 장성교육지원청의 예산 지원으로 7년 전 출범했다. 지역 공연 무대에 오를 만큼 실력을 쌓았다.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제일로 꼽는 학교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북이초 참소리국악관현악단 합주 연습

“현재 6학년 학생들은 입학하면서부터 악기를 배워 전문가에 준하는 실력을 키워왔습니다. 실력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감을 얻었어요. 인근 백양사에서 열리는 단풍축제 공연 무대에 올랐고, 마을 축제 공연에도 참여했습니다. 갈고 닦은 실력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면서 학생들의 자긍심도 커진 것 같아요.”

원년부터 참소리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고 있는 이상동 강사(전남도립국악단 소속)는 음악 실력을 키우는 것 못지 않게, 학생들의 내면 성장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적 재능 키우기 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학생들이 합주에 즐겁게 참여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협동심이 중요합니다.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조율할 수 있어야 합주가 가능하거든요. 각자의 악기가 하나의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합주가 시작되는 것이죠.”

북이초 참소리국악관현악단 합주 연습. 월요일엔 전체 합주 연습이, 목요일엔 악기별 교육이 진행된다.
북이초 참소리국악관현악단 합주 연습. 월요일엔 전체 합주 연습이, 목요일엔 악기별 교육이 진행된다.

월요일엔 전체 합주 연습이, 목요일엔 악기별 교육이 진행된다. 가야금, 아쟁, 해금, 대·소금, 피리, 타악기 등 악기별로 전문 강사를 초빙해 연습에 매진한다. 지난해 북이초는 전용공간인 ‘참소리관’을 조성해 학생들이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참소리국악관현악단 외에도 북이초의 방과후학교 활동은 매일 다채롭다. 화요일과 금요일엔 미술, 피아노, 소프트웨어, 풋살 등이, 수요일엔 드론, 방송댄스, 토탈공예 등이 펼쳐져 선택지가 다양하다. 모두 학생들의 흥미를 반영했다. 이중 토탈공예는 마을과 연 계한 프로그램으로 마을학교 강사가 직접 지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마을과의 연계 통해 교육의 질 더 높아져

북이초는 ‘북이다솜골마을학교’와 더불어 함께하는 공생 관계에 있다. 북이다솜골마을학교는 2018년 북이초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해 마을 내 학교와 지역사회단체를 아우르는 마을교육을 펼치고 있다. 동아리 활동뿐 아니라 각종 행사와 교육과정 안에서도 마을과의 연계가 돋보인다. 1박2일 가족캠프, 북이다솜골 꿈음악회 등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활동들을 꾸준히 실천하며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다. 필요하다면 마을학교가 학교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마을 행사에 학생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좌) 북이초는 올해도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을 담가 마을에 전할 계획이다.(우) “학교 텃밭에서 고구마 캤어요.” 북이초 텃밭에선 계절마다 수확이 풍성하다.
(좌) 북이초는 올해도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을 담가 마을에 전할 계획이다.(우) “학교 텃밭에서 고구마 캤어요.” 북이초 텃밭에선 계절마다 수확이 풍성하다.

북이초 최진 교감은 마을과의 연계를 통해 교육의 질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학교 규모가 작고, 주변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에서 마을은 더 없이 큰 자원이자 협력자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교육과정 안에서 마을과 연계한 프로젝트의 경우, 지역의 자원을 적극 활용한 체험 학습이 가능해졌습니다. 마을학교는 빵집과 신협, 사과 과수원 등 학생들이 지역사회 곳곳의 생업 현장을 방문하는 데 징검다리가 되고, 그 현장을 누구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올해 북이초는 코로나19 때문에 마을 연계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주말에 자전거로 마을 돌기’ 등 마을과 정규 교육과정을 결합한 체험활동을 늘려갈 예정이다. 또한 체험학습 일환으로 필암서원, 동학농민운동 사적지 등 지역 내 서원과 유적을 잇는 선비정신 교육도 재개할 계획이다.

(좌) 산은 마을을 품고, 마을은 학교를 품는다. 북이초는 학교 뒤편 할미당골에서 생태체험을 자주 연다.(우) 북이초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한 북이다솜골마을 학교는 학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다양한 마을교육을 연다.
(좌) 산은 마을을 품고, 마을은 학교를 품는다. 북이초는 학교 뒤편 할미당골에서 생태체험을 자주 연다.(우) 북이초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한 북이다솜골마을 학교는 학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다양한 마을교육을 연다.

북이초가 마을학교, 방과후학교 활동에 공력을 쏟는 유일한 이유는 ‘학생들의 행복’이라는 교육목표에 있다. 최진 교감은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와 마을을 긍정하고 지금 선 자리에서 행복감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어 큰 걱정입니다. 하지만 학교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더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지 우선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원이 없는 대신에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행복한 곳에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


= 글 김우리 사진 김현·북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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