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독립운동사 담아 역사신문 펴낸 장흥용산중 학생기자단

‘청미프’ 참여, 장흥독립운동사 생생하게 재조명

전남 장흥군 용산중학교 학생기자단이 ‘마을이야기 역사신문(이하 ‘역사신문’) 을 펴냈다. 타블로이드 판형 12쪽으로 발행된 ‘역사신문’의 주역들은 용산중 2, 3 학년 학생 5명이다.

이들 학생 기자단은 전남교육청이 추진한 ‘2019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 에 참여해, 역사신문의 기획부터 발간까지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학생 기자들은 장흥 동학,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만나 이야기를 채록해, 신문으로 펴냈다. 장흥에서 인문활동가로 일해 온 문충선 씨가 학생들의 작업을 도왔다.

신문에는 △부용산에는 호랑이가 살았는데(운주마을 문화제)/임민지 △조선의 잔다르크 이소사/최지혜 △장흥에서 3·1운동은 과연 일어나지 못했는가 1·2·3/이재준·박정수·최지혜 △우리 마을에 독립운동한 사람들이 많았어(운주마을 이야기)/백은선 △해동사에 가서 안중근 의사를 만나다/최지혜 등이 실렸다.

'마을이야기 역사신문'을 낸 장흥용산중 학생기자단. 왼쪽부터 박장수, 이재준, 임민지, 최지혜, 백은선.
'마을이야기 역사신문'을 낸 장흥용산중 학생기자단. 왼쪽부터 박장수, 이재준, 임민지, 최지혜, 백은선.

이번 ‘역사신문’의 주요 테마는 장흥 지역의 독립운동. 학생 기자들은 장흥 3·1운동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하여 김동철 (전)천도교장흥교구장을 회진면 대리 자택에서 만나 구술을 채록했다. 또 장흥 3·1운동 발상지인 천도교장흥교당에서 김연홍 독립운동가 후손을 만나 면담했으며, 장흥 동학과 3·1운동을 연구한 역사 전문가 위의환 향토사학자를 자택으로 찾아가 인터뷰하고 기록했다.

그 결과 학생 기자들은 장흥의 3·1운동은 장흥읍이 아니라 대덕읍 장날에 처음으로 일어났으며, 장흥의 3·1운동은 장흥동학농민혁명에서 살아남은 농민군들 과 그 후손들이 주도했다는 사실(史實)을 비로소 알게 되어 ‘역사신문’에 기획으로 발표할 수 있었다.

학생 기자들은 또 1930년대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용산면 운주리를 찾아가 마을 어르신들에게 당시 어려웠던 생활과 독립운동가들의 고단했던 싸움을 들었다. 특히 2020년 3·1절에 독립운동가로 포상을 받은 고삼현 선생의 후손 고홍구 어르신을 만나 독립지사인 고삼현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

용산중 학생기자단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직접 만나 들은 생생한 이야기를 역사신문 속에 담았다. 총 12쪽. 타블로이드 판형.
용산중 학생기자단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직접 만나 들은 생생한 이야기를 역사신문 속에 담았다. 총 12쪽. 타블로이드 판형.

교과서 밖 큰 공부, 평생 잊지 못할 경험

이번 ‘역사신문’의 취재활동에 참여한 학생 기자들은 다양한 경험과 지역의 역사 공부가 아주 유익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들을 역사책에서만 배웠었는데 이렇게 우리 지역에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계셨다는 걸 알게 돼,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이 부끄러웠다. 특히 저의 증조작은할아버지인 최두용 할아버지가 이번 3·1절에 독립운동가 포상을 받아 너무 자랑스럽다.”(최지혜, 운주리)

“교과서에 실려 있지 않은 우리 지역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어 정말 뜻깊었다. 그 중에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만난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임민지, 묵촌리)

“거의 1년 동안 팀원들과 함께 신문을 만들었다. 다 같이 배워가며 완성한 공동작품이라 더 뿌듯했다.”(이지혜, 차동리)

“평소 교과서에서만 들었던 독립운동가들이 내 주변에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독립운동 후손들로부터 생활고로 어려웠던 일들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그분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백은선, 창전리)

“마을역사 취재활동을 하면서 교과서 밖에서도 배울 내용이 많다는 걸 알았다.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더욱 감사함을 잊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박정수, 계산리)

학생들은 마을 어르신들에게 당시 어려웠던 생활과 독립운동가들의 고단했던 싸움을 들었다.
학생들은 마을 어르신들에게 당시 어려웠던 생활과 독립운동가들의 고단했던 싸움을 들었다.

지역 교육계와 문화계 큰 반향 일으켜

이번 학생 기자들에 의해 발행된 ‘역사신문’은 지역의 교육계는 물론 문화계 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금호 전 장흥문화원장은 “3·1독립운동 등은 장흥 지역의 향토사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향토 사학자들, 독립운동가 후손들과의 현장 구술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소개하여 의미가 크다. 장흥문화원 같은 데서도 하지 못한 일을 학생들이 해냈다”고 평가했다.

장흥교육지원청 왕명석 교육장은 “이번 ‘역사신문’을 보고, 새삼 학생들의 학 교 밖 공부의 효율성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용산중 뿐만 아니라 장흥의 여러 학교에서도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록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산면 김용렬 씨는 “5명의 학생 기자들이 자랑스럽다. 거의 4년 동안 마을 신문에 기자로 참여해왔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학교 밖에서 아주 큰 공부가 되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글 김선욱 사진 문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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