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점프력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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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점프력을 키웁니다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0.05.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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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서_ 전문적학습공동체의 가능성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전남교육이 원칙으로 삼고 있는 가르침의 철학이다.

“교육이라는 이름의 보트에 탄 아이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물에 빠지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핀란드 교사들은 단 한 사람의 학생도 배제시키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 시키거나 하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다. 뒤떨어진 학생을 끌어올리는 것이 고학력의 비결이며 이는 평등한 교육 실시로 보장된다. 잘하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 교육은 따로 하지 않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상시적으로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핀란드 교육의 성공>이라는 책의 한 대목인데 전남교육철학과 일맥상통한다.

2012년 전남학습연구년 교사로 난독증 관련 주제 연수를 위해 핀란드의 초등학교를 찾았다. 단 한 명의 난독증 학생을 찾아내기 위해 전교생 165명을 전수조사하고 있었다. 학교 책임자는 그 한 명에게 제공되는 “전문교사와 시설투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감동했다.

마지막 남은 한 아이까지 우리 반 학생들 모두 글눈을 뜨고 책을 읽을 때가 생각난다. 1학년 아이는 “선생님, 고맙습니다!”를 외치며 환하게 웃었다. 38년 교직생활 중 교사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힘들었던 순간도 적지 않았다. 내겐 수업공개 후 이어지는 수업평가가 그랬다. 난독증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양적 평가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수업공개의 현장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퇴직하기 전 함께 근무했던 혁신학교 선생님들과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조직해 수업혁신을 시도했다.(‣관련 기사 11쪽) 전문적학습공동체에 참여한 선생님들은 수업공개 준비 과정에서 수업 방향을 함께 협의했다. 주제나 방법, 자료 개발 등을 놓고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공개수업이 끝나면 지지하고 격려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면서도 평가는 엄격했다. 덕분에 상처받지 않으면서 성찰할 수 있었다. 공동체가 지닌 긍정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힘께 배우고 성장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의 학구적이고 긍정적인 성과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학생들 사이에 “우리 학교는 참 행복한 학교”라는 소문이 났다. 지역민과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도시 학생들까지 찾아오기 시작했다. 교사로서 행복했다.

순천 별량초 전문적학습공동체
순천 별량초 전문적학습공동체

학생들이 행복하지 않는데 교사가 행복하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의 배움 또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현실이 힘들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않고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나는 그 추구를 공교육의 무거움으로 받아들인다.

벼룩은 자기 몸길이의 200배를 뛴다. 우수한 점프력을 지녔음에도 작은 병에 오래 갇힌 벼룩의 점프력은 병의 높이 만큼밖에 뛰지 못한다.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행여 어른들이, 가르치는 교사들이, 미리서 포기하고 병에 가두고 있지 않은지 시시때때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점검을 위한 철학이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다. 위기에 강하고 창의성이 높은 한국인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 교육의 힘이 한 몫 했다고 자부한다.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학교 현장의 선생님께 거는 기대가 크다. 등교하지 못해 생겨난 학습 공백을 채워줘야 한다. 온라인 학습의 빈틈을 메울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선생님과 학교, 친구들과 몸을 부딪히며 공부했던 ‘코로나19 이전’의 교육환경에 대한 그리움과 절실함이 크다. 빈틈을 어떻게 메우고, 또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므로 참고할 자료가 없다. 결국 우리끼리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 더불어 탐색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의 힘에 기대를 건다. “한 아이도 포기 하지 않는” 우리들의 열정이 제자들의 점프력을 키울 것이다.

글 장옥순


장옥순
전남에서 교사로 퇴직했다. 난독증 학생지도, 독서지도, 글쓰기 지도 강사로 활동 중.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외 교육에세이 책을 다수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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