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개학 연기에 이어 ‘온라인 수업’이라는 낯선 경험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즈음 우리는 두 가지 면에서 ‘공동체’를 삶의 중심에 놓고 있습니다.

첫째는, 덜 만나고, 서로 간에 거리를 두어야 하는 공동체 활동의 ‘억제’입니다. 둘째는, 지역사회가 타지역 확진자를 받아들이는 등 공동체를 위해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 상호규범의 ‘강화’입니다. 억제와 강화라는 모순된 행동이 모두 공동체에 귀결되는 셈입니다.

해보지 못한 경험이 아닙니다. 1980년 5월 광주·전남 시도민들이 꼭 그런 상황을 마주했습니다. 총칼을 든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것이 ‘강화’였다면, 그 싸움의 대의를 보호하기 위해 철저하게 질서를 지키는 것은 ‘억제’였습니다.

그래서 ‘공동체가 미래다’를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외부의 위협에 우리 공동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40년 전에 경험했고, 지금 다시 마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응이 세계 최고 수준인 데에는, 분노와 인내를 한몸에 체화시킨 5·18의 경험도 분명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공동체의 가치와 장점을 잃지 않고 있는 마을교육현장, 직접 만나 몸을 부딪히지는 못하지만 온라인 수업 등으로 알차게 진행되고 있는 공교육 현장을 찾았습니다. 40년 전 5월 공동체의 경험을 오늘의 교육현장에서 구현하려는 노력들, 그리고 오래 전 큰 꿈을 꾸었으나 성공하지 못한 ‘설화공동체’의 흔적도 더듬어 소개했습니다.

책자형 ‘전남교육소식’ 두 번째 호입니다. 첫 번째 호에 대한 격려와 조언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작업의 소중한 기준이 될 말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양에 차지 않고, 부족한 점이 많아 보입니다. 폭넓게 듣고 열린 자세로 수용하면서 차근차근 격을 높여가겠습니다. 전남의 교육공동체가 <전남교육소식>의 중심이라는 점, 한시도 잊지 않겠습니다. - 편집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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