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우리] “문화재청장 되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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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우리] “문화재청장 되는 게 꿈이에요”
  • 전남교육소식
  • 승인 202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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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영재’ 손불초교 졸업생 김용건 학생

역사와 문화재에 푹 빠져 유적지를 쫓아다니다 책까지 낸 초등학생이 있다. 함평 손불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함평중학교에 입학한 ‘역사영재’ 김용건 학생이다. 그는 SBS TV프로그램인 영재발굴단에 ‘문화재를 찾아다니는 아이’로 소개된 적도 있는 자타공인 ‘역사중독자’다. 그를 만나보았다.

왼쪽부터 아버지 김호영, 할아버지 김세명, 할머니 이승애, 김용건 학생, 동생 김나경

역사에 빠져든 계기는 만화책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가 역사 만화책을, 담임 선생님이 <조선왕조실록> 만화책을 권해줬다. <조선왕조실록>이 너무 재미있어서 50번쯤 반복해서 읽었다. 지금은, 역사에 관련된 책이라면 어떤 것이든 두 번 이상 읽는다.


수없이 많은 곳을 답사했다. 주제를 기준으로 한다면, 답사지는 총 8,000여 곳 정도이다. 확보한 사진이 1만 5,000장쯤 된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많은 지역을 돌아다녔다. 같은 곳을 두 세 번 가기도 했다. 그 때마다 새로웠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새로이 느꼈다. 특히 문화재에서 처음에는 못 봤던 세밀한 무늬나 형상을 만나면 선인이 남겨 놓은 손길을 새삼 느끼게 되고 감동으로 다가온다.

답사는 즐겁고 재밌는 경험이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혼자서 돌아다니기는 어렵다. 아빠와 할아버지의 도움과 응원이 있어서 가능했다. 문화재를 찾아다닐 때는 늘 아빠가 동행했다. 할아버지는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꼼꼼히 살펴봐 줬다.

아쉬운 점도 있다. 큰 절에는 불교와 관련된 유물이나 자료를 모아두는 ‘성보박물관’이 있다. 책 발행이나 사진 촬영, 학술 연구 등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비로소 출입할 수 있다. 성보박물관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로 짧은 편이다. 멀리서 찾아온 방문객의 요청이 있을 때는 가능하면 개방해주고, 운영 시간도 좀 더 연장했으면 좋겠다.

김용건 학생이 쓴 '문화유산답사기' 책
김용건 학생이 쓴 '문화유산답사기' 책

인상 깊었던 답사지 가운데 세 곳을 소개한다면, 첫 번째는 해남군 땅끝마을에 있는 절, 미황사이다. 미황사에서 만난 노을이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두 번째는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다.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우리 역사가 집약되어 있어서 꼭 가보시라 추천드린다. 세 번째는 충청남도 부여군에 있는 정림사지 5층 석탑이다. 현존하는 백제의 석탑은 두 곳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중 한 곳인 정림사지 석탑은 1,000년 전에 조성됐는데도 보수공사를 할 필요가 없을 만큼 견고하고 보존 상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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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수집한 답사 자료와 참고했던 문헌 자료를 토대로 지난 2월 10일 <초등학생 김용건이 쓰고 찍고 그린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기 전에 책을 내려 했는데 할아버지께서 초등학생 때 써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했다. 책을 다 쓸 무렵, 할아버지는 당일치기로 대전에서 경주까지 동행해 주셨다. 원고를 탈고하는 과정에서 꼭 확인하고 싶었던 것을 할아버지께서 도와주신 것이다.

평소 북한의 문화유산이나 해외 반출문화유산처럼 소외된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북한에 가서 평양이나 개성, 함흥 지역의 문화재를 직접 보고 싶다. 장래 희망은 문화재청장이다. 또래 친구들의 꿈과 조금 달라서 특이하다는 말을 듣는다. 역사는, 그리고 문화재는 좋아하는 일, 행복한 일이다. 그러니까 내 꿈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글ㆍ사진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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