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덕초, 3년 째 한글 야학 
올해 8명 수료, 문집 펴내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엄마가 들어오셨다. 매를 많이 맞았다. 이복동생이 있었는데, 동생 돌봐야 해서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친구들이 가방 메고 학교 갈 때 동생을 엎고 있었다. 너무 가고 싶었는데 지금이라도 학교를 다닐 수 있어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12월 16일 늦은 6시, 명덕초등학교 교실을 늦깎이 학생들이 꽉 메웠다. 오늘은 한글교실 수료식이 있는 날. 명덕초는 2017년부터 한글야학반을 열어 매년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올해는 8명이 수료했다. 여자라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학교를 가지 못했던 60대에서 80대까지 늦깎이 학생들은 주경야독했다.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일주일에 세 번 등교했다. 시간이 여유로울 때는 7시 수업을 위해 4시부터 와서 복습하며 기다렸다. 배움이 고프고 학교가 그리웠던 터였다. 나이가 지긋한 수강생들이 밤 늦게 수업이 끝나면 회진면 자율방법대원들이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1년 간 한글 공부에 매진한 수강생들은 문집을 펴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 가족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 배움에 대한 갈망과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감동을 주었다. 


앞으로도 명덕초는 배움에 대한 한이 맺힌 어르신들이 새로운 꿈을 향해 정진할 수 있도록 한글교실을 열어갈 계획이다. 


김판섭(명덕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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