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약산고, 찾아가는 국악 한마당
학교서 연습하고 마을경로당서 봉사

“얼씨구, 좋구나!” 12월 19일, 완도 약산면 장용리 노인회관이 여느 때와 다른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완도 약산고등학교(교장 박은아) 학생들이 찾아와 국악 한마당을 열고 어르신들의 추위와 마음을 한껏 녹였다.

고3 마지막 12월을 마을 음악회로 보낸 약산고 학생들

상당수 고등학교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후 ‘고3 학생들의 여유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크게 고민한다. 약산고 3학년 학생들이 내놓은 답안은 “어르신들께 우리의 음악으로 웃음을 선물해드리자”였다. 목적이 생기자 수능으로 인해 긴장했던 심신을 게임이나 잠 등으로 달래던 고3 학생들의 생활에 활력이 넘쳤다. 학생들은 징, 꽹과리, 장구, 북 등을 들쳐 메고 약산 사물놀이패를 구성해 연습에 매진했다. ‘덩, 덩, 덩, 더, 쿵’ 하는 경쾌한 소리가 학교에 가득했다.  


선배들의 열정은 후배들에게도 전달됐다. 1학년 중 일부 학생들은 다룰 수 있는 악기를 들고 함께 할 수 있냐며 문을 두드렸다. 3학년 학생들이 처음 기획했던 조촐한 음악회는 콘서트를 방불케 되었다.


이날 장용리 마을회관에 꽹과리를 치며 사물놀이패가 등장했다. 가야금 병창 연주, 오카리나 합주, 플루트 중주가 뒤이어지고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던 어르신들과 다함께 어깨춤을 추며 공연은 마무리됐다. 


3학년 박소령 학생은 “사실 입시가 끝난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다.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으니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는데, 이렇게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앞으로도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며 “후배들도 우리 뒤를 이어 내년에도 지역과 함께하는 활동을 펼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활동들이 약산고 3학년의 전통이 되길 바란다”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약산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시작한 이번 음악회는 수능시험 후 여유 시간을 잘 활용한 모범사례이자 지역 사회와 학교 교육이 융합하는 학생자치의 귀감이 되고 있다.


홍솔(약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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