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아.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시절의 사연이 담긴 이름이다. 작가의 아버지, 어머니는 모두 ‘빨치산’이었다. 그들은 한국전쟁 전후 산으로 들어가 싸웠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전망이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정부와는 다른노선을 가진 탓이었다. 여러 산들을 누볐다. 그중 지리산(구례)과 백아산(화순)에서 한 글자씩을 가져와 딸의 이름을 지었다.“구례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어요. 공부를 좀잘했고, 글짓기에서 만날 1등을 했어요.(하하)서울에 가서 크게 성공하겠다, 가난한 시골마을을 부자로 만들겠다, 나름대로 이런 야망을가졌어요. 초등
[친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
사람북극 남극 이야기보다우리 동네 폭염 피해부터 든든한 환경운동가 박수완 씨 전남녹색연합 사무국장. 2009년 광양만권녹색연합 창립과정부터 참여해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녹색연합은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우리나라 양대 환경단체 중 하나로, 1991년 창립해 9개의 지역조직을 두고 있다. 광양만권녹색연합도 그중 하나. 2022년 전남녹색연합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남 전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광주에 있는 광주전남녹색연합과 함께 한빛원전 노후원전 사용연장 반대 등의 사안에 공동대응하고 있다.전남녹색연합은 그동안 광양만권 국가산단 오
사람 부끄러워 시작한 일, 14년째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돕는 이국언 씨 55세.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고향 영암에서 중학교까지 마쳤다.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오마이뉴스, 시민의소리 기자로 활동했다. 2009년 3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을 결성해 피해자들의 일본정부 소송을 지원하고, 2021년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으로 재창립했다.일제강점기 때 국내외 강제동원 피해자 규모는 매우 크다. 이중 일본으로 동원된 여자 근로정신대는 최소 1,700여 명 이상이다. 광주·
사람“도전의 모든 과정이 내 삶의 자산”극지 마라토너 주승훈 씨 26세 목포 청년. 고향 목포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 MBTI(성격유형검사)는 ENFP. 모험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많고, 러닝과 독서를 좋아한다. 한계를 뛰어넘는 극한도전을 즐긴다. 도전가, 순례자, 작가, 러너, 극지 마라톤 자원봉사자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운영하며 소통, 교류한다. 2021년부터 레이싱 더 플래닛(Racing The Planet)이 개최한 3개의 극지 마라톤대회에 참가, 완주했다.2021년 아프리카 나미비아 마라
사람“할머니의 말들이 시가 되었지요”시집 쓴 조정 시인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녔다. 졸업한 곳은 영암초등학교이다. 방학 때면 할아버지·할머니의 터전인 영암 본가로 와 지내면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들을 ‘서남 전라도 말’로 써 시집 (2022)를 냈다.초등학교 이후에는 광주와 서울에서 공부했다. 출판사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2000년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첫 시집 (2007)과 제주도 강정마을의 아픔을 주제로 동화
사람“다음 소희는 나이자 너” 정주리 영화감독 전남 화순에서 태어났다. 광주를 거쳐 4살 무렵부터 초·중·고를 마칠 때까지 여수에서 살았다.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2014년 내놓은 첫 장편 가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초청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두 번째 장편 는 2022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충격적이면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올해 2월 개봉한 는 흥행성과 작품성을 겸비해, 성별·연령·국가를
직업의 세계 발전기가 돌면 주민 지갑이 두둑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 안좌스마트팜앤쏠라시티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신안군 안좌면 내호리 일대,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인 ‘안좌스마트팜앤쏠라시티’가 자리잡고 있다. 태양광 모듈이 직선거리로 무려 4km가 넘게 이어진다. 걸어서 발전소를 전부 돌아보려면 하루 밤낮의 시간으로도 부족하다. 햇볕 좋은 날에는 하루 700㎿h의 전기가 생산된다. 지난해 ‘안좌스마트팜앤쏠라시티’가 생산한 발전량은 136GWh였다. 4인 기준 1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목포, 무안, 신안의 가정에
직업의 세계반달가슴곰과 오순도순 사는 세상을 만듭니다국립공원종복원기술원 남부보전센터·야생동물의료센터 지금은 멸종의 위기에 처해있지만 한때 한반도 전역을 자유롭게 누비던 야생동물들이 있었다. 호랑이나 반달가슴곰이 대표적인 예다. 일제가 시행했던 해수구제害獸驅除·인간에게 해로운 동물 제거 정책이 결정타였다. 무차별 포획과 밀렵으로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멸종의 길로 들어섰다.사라져 간 야생동물들을 지금 시대에 되살려놓기 위해 치열하게 걷는 사람들이 있다. 국립공원종복원기술원 직원들이 반달가슴곰과 산양, 여우와 같은 중대형 포유류를 복원하고
직업의 세계흑산홍어, 6차산업으로 숙성 중홍어썰기학교로 전환점 맞은 홍어산업 가내수공업에 가까웠던 흑산도 홍어 판매가 ‘홍어썰기학교’를 기점으로 산업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최서진 홍어썰기학교 교장은, 조만간 흑산도에 들어설 ‘홍어박물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곳을 거점 삼아 홍어잡이(1차)에서 가공 판매(2차), 관광(3차)까지 이어지는 6차산업으로 발전해야 흑산도의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홍어썰기부터 포장, 대중화까지 할 일이 많은 홍어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홍어
직업의 세계나주쌀 100% 원칙, 꼭 지킵니다나주에서 농산물가공업체 꾸리는 류정희 대표 시중의 면과 빵 제품은 대부분 밀가루로 만든다. 밀가루 속 글루텐gluten 성분이 밀가루를 서로 접착시켜 부드러운 반죽을 만들어낸다. 글루텐은 불용성 단백질이라 몸에서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도 꽤 많다. 그런 사람은 밀가루 음식을 잘못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체한다. 이들을 위한 글루텐프리gluten-free 밀가루 또는 쌀로 만든 면과 빵이 출시되기도 하지만, 일반 밀가루의 독보적인 식감에 자주 밀려난다.그런 밀가공품 시장에 류정희 씨가 나
직업의 세계캠핑하고 체험하며자연 그대로의 나를 만나세요 오토캠핑장 운영지기 정덕진 대표 장성군 홍길동테마파크 안 ‘휴파크’는 야외의 낭만과 집의 편안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카라반 20동, 글램핑 1동, 돔하우스 4동이 준비되어 있다. 누군가에겐 조금 낯선 단어일 수도 있는 이 이름들은 모두 캠핑용 집이다.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캠핑 인구는 700만 명에 육박한다. 2019년 600만이었던 것이 두 해 만에 100만 명이나 늘었다. 눈이 번쩍 뜨이는 증가세다. 코로나 여파로 발이 꽁꽁 묶였던 사람
직업의 세계전국 최우수 품질 자랑하는 백운산 토종복분자국내 유일 토종복분자 특화단지 광양 봉강면광양시 백운산 서편 자락에 봉강면이 있다. 복분자, 표고버섯, 고로쇠 등 임산자원을 풍부하게 길러내는 곳이다. 이들 중 복분자는 광양시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지난 2007년부터 광양시는 봉강면 일원에 ‘백운산 토종복분자’라는 브랜드로 복분자를 집중적으로 재배해 왔다. 복분자를 소득작물로 키워 농촌인구 노령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살기 좋은 농촌마을을 만들겠다는 전략이었다.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복분자는 북미산 산딸기인 ‘블랙라즈베
30억 명. 게임 전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뉴주Newzoo가 추산한 작년 기준 전세계 게이머 수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지구 인구 약 79억 명의 38%에 달할 만큼 늘어난 것이다. 15년 전만 해도 이 수치는 2억 명에 불과했다.감염병 유행까지 더해지며 작년 한 해 게임 산업이 창출해낸 직·간접적 경제가치는 360조 6,900억 원이라 한다. 특히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스마트폰과 메타버스가 결합된 모바일 게임은 4차산업 기술이 집약된 콘텐츠로 평가받는다.국내외 대형 게임사들은 앞다퉈 메타버
뤽 베송 감독이 1997년 선보인 영화 는 2200년대 뉴욕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화가 보여주는 미래의 뉴욕은 지금처럼 마천루가 즐비하다. 차이가 있다면 더 높아진 고층빌딩 사이의 하늘을 드론이 가득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속 다양한 모양의 드론들은 3차원 공간을 질서정연하게 오고 간다. 마치 하늘에 여러 층의 가상 도로가 있는 것처럼. “누가 드론 산업의 전망을 물어보면 저는 영화 의 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전시회나 세미나에서 발표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어서 영화처럼 드론이 일상으로 자리 잡는 세
겨울철 남해안 바다에서는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해조류가 생산된다. 김, 매생이, 파래, 감태, 미역 등등. 이 중 김이 으뜸으로 꼽힌다. 김은 한자로 해태海苔, 곧 바다의 이끼라는 뜻이다. 바닷가 바위에서 자라는 자연 상태의 김이 육지의 이끼와 비슷해서 생겨난 이름이다.장흥군 회진면은 1923년 해태조합(장흥군 수협의 전신)이 만들어질 정도로 김 양식의 역사가 깊다. 100년을 훌쩍 넘긴다. 회진마을의 김 생산은 1980년대 초반까지 전통방식을 유지했다. 집집마다 겨울 빈 논에 덕장을 세워 물김을 말렸다.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이번 주 김장하자.” 우리집 김장은 사흘 동안 진행된다. 겨울맞이 가장 큰 행사다. 첫날은 배추를 캐고, 가르고, 간을 친다. 속이 꽉 찬 배추 한 포기의 무게는 대략 3㎏. 네 집이 나눌 70포기를 손질 후 반으로 가른다.손질된 배추를 소금물에 담가 하룻밤을 재운다. 삼투압으로 잎이 부드러워지면 깨끗한 물에 헹궈 짠기를 희석시킨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씻긴 배추를 받침대 위에 오와 열을 맞춰 가지런히 정리한다.배추에서 물이 빠지는 사이, 양념을 준비한다. 다시마와 보리멸치, 표고, 무 등을 넣고 푹 끓여 육수를
‘또 영락이네.’ 부풀었던 기대가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다. 이미 2호 석곽에서 영락, 그러니까 유리구슬과 얇은 금속판 장식들이 꽤 나온 터다. ‘역시 다 부서졌겠지.’ 비관적인 말이 자꾸 입안에서 맴돈다. 1호 석실에서 여기까지 휩쓸려 왔다면 분명 가루가 됐을 것이다. “이것 좀 보세요!” 다급한 목소리에 튀어오르듯 다가간다. 금동관 조각이다. 비록 완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나뭇가지 모양의 세움 장식이 남아있는 꽤 큰 조각이다. 언뜻 나주 신촌리 금동관과 같아 보인다. 일제강점기 이후 100년 만인가…. 온몸의 잔털이 솟는다.전
#1. “얘들아 그만 놀고 밥 먹어라.”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아이들은 달려온다. 그런데 밥상이 아니라 TV 앞에 앉는다. 만화영화 주제곡이 흘러나온다.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나쁜 짓을 하면은~’ 아이들은 흥겹게 따라 부르며 머리카락을 뽑아 ‘후’ 부는 시늉을 한다. 1991년 10월 금요일 저녁시간,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집 풍경이다. #2. 아이가 태블릿PC를 켠다. 화면에서는 안경 낀 펭귄 한 마리와 그 친구들이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펼친다. 아이는 왼쪽 오른쪽 앞뒤로 부지런히 따라 한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