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동아리 ‘아시나요’팀, 발품 팔아 지역 탐방
제9회 전남청소년역사탐구대회서 대상 수상

우리 역사에 관심에 많은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균형 잡힌 역사의식 배양과 역사적 사고력 함양을 위한 의미 있는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 9월 21일 열린 제9회 전남청소년역사탐구대회에서 영암여자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아시나요(최주하, 강민우, 최선화, 김나영)’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전남교육청이 주최하고, 전남역사교사모임, 역사고전읽기연구모임, 독도교육실천연구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도내 중‧고교 70여 팀이 참가했다.

대상을 수상한 영암여고 ‘아니나요’ 팀은 ‘90여 년간 잊혀 있었던 영보촌 농민항일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생들은 영보촌 농민항일운동의 배경에서부터 전개과정, 결과, 그리고 영보촌 농민항일운동에 대한 인식 및 개선방안, 실천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발표했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지역을 탐방해 소논문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알아듣기 쉽게 발표해 심사위원과 청중들을 감동시켰다.

영보촌 농민항일운동은 1932년, 청년 70여 명이 영보촌 뒷산에서 집결해 일제를 향해 “일제는 이 땅에서 물러가라” “논밭을 내놓아라”고 외치며 마을로 행진한 항일운동이다. 마을 농민들도 가세해 일제는 시위에 참여한 100여 명을 체포했다. 이 사건은 당시 ‘영보촌 형제봉 사건’으로 불리며 크게 보도되었지만, 90여 년 동안 사회주의 항일운동이라는 색깔론에 파묻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참고할 만한 자료가 넉넉지 않았던 영암여고 학생들은 자료의 공백을 발품으로 메꿨다. 학생들은 직접 여기저기 수소문해 관계자들을 찾아뵈었다. 영암농민 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최규옥 사무총장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역사를 탐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를 알리는 데도 힘썼다. 아시나요 팀은 학교 내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지역에서 발생한 항일운동이지만 거의 70%에 달하는 학생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동아리 학생들은 이 점에 착안해 포스터를 제작하고 메모지를 만들어 배포하면서 영보촌 농민항일운동 알리기에 앞장섰다. 또 캐릭터 배지를 특수제작해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최주화 학생은 “영암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동네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탐구를 통해 우리 고장의 역사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앞으로 영보촌 농민항일운동 이외에도 의병사와 같은 다양한 항일 독립운동을 더 깊이있게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남청소년역사탐구대회는 전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전남역사교사모임이 주관하며 전남일보사, 5·18기념재단이 후원해 전남대학교에서 열렸다.

김나영 (영암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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