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

 

특집_민선4기 전남교육 출범

전남교육 대전환! 
지역소멸 막고 새로운 미래
함께 열어가겠습니다

 

지난 7월 1일 민선4기 전남교육이 출범했다. 이번에 도민의 선택을 받은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은 “전남의 아이들이 전남에서 역량을 키우고, 지역에서 미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전남형 교육자치’와 ‘미래교육’으로 ‘전남교육 대전환’의 실현을 약속했다. “교육이 전남의 미래다”라고 말하는 김 교육감에게 민선4기 전남교육에 대해 묻고 들었다.

소림학교에서 운영하는 카페 '꿈꾸는 작은숲'에서 인터뷰 중인 김대중 전남교육감 ⓒ최성욱
소림학교에서 운영하는 카페 '꿈꾸는 작은숲'에서 인터뷰 중인 김대중 전남교육감 ⓒ최성욱

◈ 민선4기 전남교육 출범을 축하드립니다. 전남교육가족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전남교육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전남도민의 선택을 받아 민선4기 전남교육 대전환을 실현해갈 교육감 김대중입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전남도민들께서 분명한 목소리로 ‘계승’과 ‘혁신’을 요구하셨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주민직선 교육자치는 교육불평등 해소 등 많은 성과를 남겼는데요. 이런 성과들을 잘 계승해 교육복지를 완성해 가겠습니다. 동시에 교육현장의 과감한 혁신도 요청하셨습니다. 미래교육에 대한 준비 부족, 교육력 저하에 대한 질책에서 나온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민선4기에는 특히 이 부분에 힘쓰겠습니다.

 

선거기간 후반부로 갈수록 지지율이 높아졌습니다. 도민들께 지지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강조했던 전남교육 대전환의 필요성이 알려지면서 도민들께서 공감해주신 결과가 아닐까요.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1년, 주민직선 교육자치가 실시된 지 12년이 지났습니다.  성과도 많았지만 ‘지역소멸’이라는 큰 숙제도 남겼습니다. 시․군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전남은 전체적으로 지역소멸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권과 균형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급변하는 사회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업의 60%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죠.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보시고 전남교육 대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많이 공감해주셨다고 봅니다.

소림학교에서 운영하는 카페 '꿈꾸는 작은숲'에서 인터뷰 중인 김대중 전남교육감 ⓒ최성욱
소림학교에서 운영하는 카페 '꿈꾸는 작은숲'에서 인터뷰 중인 김대중 전남교육감 ⓒ최성욱

◈ 전남교육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요. 
교육력 저하입니다. 전남은 ‘일자리 감소-인구 유출-학생수 감소-교육력 저하’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농산어촌 교실의 교육력을 높여서 ‘찾아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해법은 미래교육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미래교육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학습, 융합적 사고를 통한 지식의 창출 등입니다.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작은 학교가 유리하죠.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서 교육력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 민선 3기까지의 정책에서 계승할 부분이 있다면.
우선, 진보적 교육가치가 확대됐는데요. 교육복지 확대와 공정한 교육 실현 등이 골자입니다. 무엇보다 ‘교육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지난 12년 동안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합니다. 대표 사례로 무상급식을 들 수 있습니다. 

학교는, 그리고 교육은 평등해야 합니다. 이런 철학들을 계승해서 무상교육을 완성하겠습니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강합니다. 우리 교육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죠. 특권교육, 서열화교육, 경쟁교육은 제가 반드시 막아낼 겁니다.

 

◈ 그렇다면 민선4기 전남교육의 정책 기조와 방향을 밝혀주시겠습니까.
‘함께 여는 미래, 탄탄한 전남교육’ 실현을 목표로 합니다. 크게 ‘전남형 교육자치’와 ‘미래교육’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남의 아이들이 전남에서 배우고, 전남에서 일하도록 만들자는 것입니다. 지자체와 협력해 전략산업 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기에 맞춤한 교육환경을 조성해 일자리와 교육의 선순환 구조를 지역에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미래교육은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새로운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소림학교에서 운영하는 카페 '꿈꾸는 작은숲'에서 인터뷰 중인 김대중 전남교육감 ⓒ최성욱
소림학교에서 운영하는 카페 '꿈꾸는 작은숲'에서 인터뷰 중인 김대중 전남교육감 ⓒ최성욱

◈ 미래교육이 암기 위주의 교육은 아닐 텐데,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자기주도적 디지털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과거 교육의 목표는 지식 습득이었죠. 오늘날 지식은 인터넷에서 언제든지, 또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식을 검색하고 조합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 융합적 사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키워주는 게 미래교육입니다. 
그러려면 교사의 역할도 바뀌어야 하는데요. 지식 중심의 ‘티칭’에서 ‘코칭’, 즉 안내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 ‘공부하는 학교’를 강조하셨습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우선 수업이 가능한 교실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력이 계속 낮아지면 도민들은 떠납니다. 지금, 여러모로 수업이 어렵습니다.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성취도를 정확히 진단해서 학습의 방향을 세우고, 학교급별, 개인별 특색을 반영해 맞춤형 학습시스템과 교육과정을 운영하겠습니다. 여기에 AI를 적극 활용하고요. 발맞춰서 교원 역량 강화도 중요합니다. 연수를 확대해서 교육과정, 수업, 평가, 진학지도 능력을 높이겠습니다. 학습력의 신장을 기반으로 진로진학 지원도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 평가에 대해 과거의 학력 평가를 상상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교육감님이 설계하시는 성장단계별 평가는 어떤 건가요. 
기본 방식의 평가가 아닙니다. 학생 개인별 ‘진단과 지원’을 위한 것입니다. 학생의 성장단계와 학교급별에 따라 평가의 목적과 방식도 달라야 하겠고요. 개인별 성취도 평가방식으로 학습이력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학력 제고를 위해서 평가는 불가피합니다. 다만, 평가의 목적과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죠. 기존의 평가는 ‘평가를 위한 평가’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과만을 강조하는 줄 세우기 평가였습니다. 때문에 전수조사 방식의 평가는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민선4기의 평가는 과거의 방식은 아니라는 점 거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학력 격차 해소와 교육경쟁력 확보 방법으로 AI튜터를 언급하셨습니다. AI튜터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교실에서는 같은 선생님께 같은 내용의 수업을 듣죠. 개인별 성취도에 차이가 나는 학생들을 같은 교실에서, 똑같이 가르치고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각자의 성취도에 따라 지원하면서 모두의 역량을 키워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AI튜터가 그런 부분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학 수업을 예로 들면, 교사가 기본 개념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해의 차이가 생기게 마련인데요. 이때 AI튜터를 활용합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제를 풀 수 있도록 AI튜터가 도와주는 거죠. 그러면 맞춤형 문제풀이로 학생들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전남교육청에서 인터뷰 중인 김대중 전남교육감 ⓒ최성욱
전남교육청에서 인터뷰 중인 김대중 전남교육감 ⓒ최성욱

 

◈ 개인 질문으로 넘어가 보죠.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부를만한 일을 소개해주신다면.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일입니다. 교사는 어머님의 간절한 바람이셨죠. 독립운동을 지원한 외할아버지가 좌익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우리집 식구들은 항상 ‘빨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습니다. 집안 어른의 과거가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봐 어머님은, 3대 독자 외아들인 제가 교사가 되길 바라셨죠.

어머님의 소원대로 교사가 됐습니다. 1984년 목포 정명여고에 처음 부임해, 윤리과목과 1학년 3반 담임을 맡았죠. 학생들에게 제법 인기가 많았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사연과 신청음악을 받아 소개해주던 지역 방송국 야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제 이름이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별밤’ 같은 데서요. 학생들이 엽서를 많이 보냈던 모양이에요. 하루는 방송국에 찾아가 제발 제 소개를 줄여달라고 사정하기도 했네요.(하하) 

그렇지만 5년 만에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됐어요. 어느 집회 때 어머님이 찾아오셨다고 하는데, 입구에서 아무런 말씀도 못하시고 눈물만 흘리시다 돌아가셨다고 나중에 후배로부터 들었어요. 어머님의 뜻은 어겼지만, 저는 아이들을 지켜야만 했습니다. 참교육을 실현해야 한다는 신념을 버릴 수 없었죠. 어머님도 그런 제 마음을 아셨기 때문에 막지 않으셨다고 생각해요.

 

◈ 목포 시의원으로도 오래 활동하셨습니다. 무상급식을 처음으로 추진하셨는데.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고 많은 해직교사들이 복직했습니다. 맡은 직책 때문에 저는 복직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밖에서 전교조 합법화 투쟁에 집중했죠. 

학교 밖에 있었지만 시민 속에서 교육운동을 했어요. 그러다가 1995년 목포 시의원에 당선됐습니다. 저는 역시 교육자였기 때문에 교육 부문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죠. 그때 급식비가 없어서 점심을 굶는 학생들이 보였습니다. 목포에만 500여 명이나 됐습니다. 

결식아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후원도 받고, 시 복지기금으로 지원하자고도 해봤는데 법적으로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웠습니다. 시정 질문, 조사 활동, 전국연대 등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해요. 

5년을 싸워 마침내 2000년 재선 시의원 때, 목포시가 대전 유성구와 함께 전국 최초로 결식아동 지원정책을 실시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전국에서 시행 중인 무상급식의 시초지요. 

교육감에 출마하면서 전남교육기본소득을 내건 것도 이런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돈 없다, 법적으로 안된다,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무상급식을 실현해 본 경험이 있어서 저는 확신해요. 전남교육기본소득도 실현할 수 있습니다. 

 

◈ 전남교육기본소득은 전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크게 이슈를 불러왔는데요, 여기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전남교육기본소득 지급은 교육으로 지역소멸을 막겠다는 소신입니다. 아이들이 배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녹여낸 정책인데요. 쉽진 않겠지만 반드시 해내야 할 일입니다. 

예산과 실현 방법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올해 전남교육청 예산은 추경을 포함하면 5조원 시대에 돌입합니다. 소멸 고위험지역 초등학생들부터 교육기본소득을 지급해서 점차 확대해나가면 충분히 실현가능합니다.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서 지자체와 협조하겠습니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한데요. 지역소멸대응기금을 1차 재원으로 하고, 제도를 정비해 지속가능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민선4기 전남교육감으로서 어떤 교육감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한마디로 정의해주신다면? 
제 이름이 고 김대중 대통령님과 같아요. 이름처럼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대통령님의 말씀 중에서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란 말을 깊이 새기고 있는데요, 제가 교육감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서생의 문제의식이었죠. 이제 교육감으로서 상인의 현실감각을 동원해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갈 겁니다. 훗날 ‘김대중은 김대중이다’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정리 편집팀 사진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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