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받은 여수 경호초 강순기 선생님

샘과 함께


학교 과학교육에 영감되길!
대통령상 받은 여수 경호초 강순기 선생님

 

강순기] 여수 대경도에 자리잡은 학생수 40여 명의 경호초등학교에 지난해 부임.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연구원으로 생활하다가, 교사가 되어 고향인 여수로 돌아왔다. 전국과학전람회에 5번 출전해 다섯 번 모두 수상했다. 지난해 당당히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경호초등학교에 발령받아 근무 중입니다. 올해로 12년째 교사 생활을 하고 있죠.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대기업 중앙연구소에서 근무했으니 어찌 보면 꿈을 이룬 거죠.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있었다고 할까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어 서른에 교대에 입학했고, 서울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해 2013년, 고향인 여수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과학전람회에 여수지역 동료 교사 두 분(여천초 김기범, 소라초 김상현)과 함께 ‘디자인씽킹공작소’ 팀으로 화학 부문에 참가해 ‘AI융합 폐각 활용 물분해 실험장치’ 및 ‘에듀테크 콘텐츠 개발’이라는 작품으로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전국에서 출품된 4,000여 작품들 중에서 당당히 최종 1위에 입상했어요. 전국과학전람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과학대회인지라 자부심도 컸습니다.

저 혼자 해낸 것은 아니고, 전라남도교육청과 전남창의융합교육원에서 연구과정 멘토링과 연구비 지원 등 물적, 제도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출품한 작품의 기본은 굴껍질을 촉매로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물 분해 속도를 높이는 겁니다. 이 실험 과정에 소프트웨어와 IoT사물인터넷, 메이커 활동을 접목했습니다. 실험장치에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와 음성인식시스템을 결합하고, 인공지능을 연결시켜 직관적인 실험이 가능하게 했는데, 덕분에 장애 학생들도 실험에 참여할 수 있어요. 또,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실험 조건을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게 한 데다, 원격실험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희가 개발한 작품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교실 안에서 늘 해오던 실험에 인공지능을 결합하고, 음성인식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별했습니다.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을 교육과정과 연결해 학습자 참여 중심 수업을 확장한 것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저희 작품을 보시고, ‘별 거 아니네”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아이들을 위한 교육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했습니다. 여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폐기된 굴껍질을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삶 속에서 발견된 소재를 교육과정에 가져옴으로써 일상에서 탐구심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죠. 한편으로는 과학탐구의 과정을 보다 심화시키고, 이를 다른 분야에 응용할 수 있도록 실험 과정을 제시했습니다.

요즘 시대는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메타버스가 부쩍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막상 교육과정에 적용되는 사례는 너무나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께서 과학교육에 두려움을 갖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저는 저희 작품이 문제해결의 프로세스를 배우고, 인공지능을 교과과정에 얼마든지 접목할 수 있다는 영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험을 많은 선생님들과 공유하면서 전남교육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제가 연구원의 삶을 접고, 교육계에 몸담으면서 가장 행복한 점은 아이들과 교감하는 것입니다. 매일같이 아이들의 맑은 눈빛을 보면서 교사가 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해 언제나 마음을 열고 도전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정리·사진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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