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 여수 하화도

먼 데 섬은 다 먹색이다
들어가면 꽃섬이다

전남 장흥 출신 이대흠 시인의 짧고도 강렬한 시 ‘꽃섬’은 하화도(여수시 화정면)에 딱 어울린다. 벚꽃, 진달래, 유채꽃, 동백, 섬모초…. 온갖 꽃이 피어나는 작은 섬에서 50여 명이 옹기종기 산다.

봄이면 바닷가 벚꽃 아래 하룻밤을 청하려는 캠핑여행자들로 하화도행 배가 북적북적. 내친김에 여수시는 2017년 하화도에 꽃섬길을 닦았다. 해안 따라 걷는 5.7㎞ 산책길이다.

아찔한 절벽 사이에 놓인 출렁다리는 명물이 됐다. 노란 유채꽃이 봄바람에 출렁이고, 여행자들 가슴도 덩달아 살랑거린다. 지금, 하화도는 대한민국 대표 꽃섬이다.

하늘에서 본 여수시 화정면 하화도
하화도 꽃섬다리
벚꽃이 만개하면 캠핑객들로 북적인다.

 

꽃은 한철이라고?
언제 가도 아름다운 섬

애초 꽃섬의 운명이었을까, 하화도는 순우리말로 ‘아래 꽃섬’이다. 하화도 북쪽에 ‘위꽃섬(상화도)’이 있다. 입도조(섬에 처음 정착한 사람)가 임진왜란 때 배를 타고 가다 온갖 꽃이 핀 섬을 보고 들어왔다고 전한다.

하화도는 여느 작은 섬들처럼 어업과 농업을 함께 했고, 육지의 도시로 자식들 떠나보낸 후 등 굽은 섬이 됐다. 마을을 감싸고 꽃잎처럼 활짝 핀 밭들은 수풀로 덮였다. 그 묵은 밭이 꽃천지로 변신하고 있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다. 꽃은 한철이라고? 그런들 어떠하랴, 섬 자체가 꽃이니 계절을 상관할 바 아니다. 하화도는 어느 계절에 찾아가도 아름다운 섬이다.

“하화 미역이 제일이제” 돌미역을 수확해 건조 중인 마을주민
하화 앞바다의 싱싱한 돔과 농어로 차린 구이 한 상
꽃밭을 벗하고 있는 백구
5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하화마을
4월이면 유채꽃이 한창이다. 섬 어디라도 포토존이지만, 붉은 피아노와 유채가 어우러진 여기가 특히 인기다.

글=이혜영, 사진=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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