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전남 글로벌 게임회사 ㈜아몬드소프트

30억 명. 게임 전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뉴주Newzoo가 추산한 작년 기준 전세계 게이머 수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지구 인구 약 79억 명의 38%에 달할 만큼 늘어난 것이다. 15년 전만 해도 이 수치는 2억 명에 불과했다.

감염병 유행까지 더해지며 작년 한 해 게임 산업이 창출해낸 직·간접적 경제가치는 360조 6,900억 원이라 한다. 특히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스마트폰과 메타버스가 결합된 모바일 게임은 4차산업 기술이 집약된 콘텐츠로 평가받는다.

국내외 대형 게임사들은 앞다퉈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특히, MMO-RPG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남의 업체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몬드 소프트(대표 장진호)다.

장진호 대표
장진호 대표

“메타버스 콘텐츠는 사용자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게 하고, 수익성 확보도 가능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어요. 기술도 끊임없이 고도화되고 있고요. 이미 관련한 게임들이 북미 등 서구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게임 산업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해요.” 아몬드소프트 장진호 대표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실려있었다.

장 대표는 실시간 라이브UCC 방송플랫폼 ‘아프리카TV’, 3차원 가상현실 엔진 ‘GENESIS 제네시스’ 개발자로 IT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유명 인사다. 

“어린 시절부터 기존 콘텐츠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TV도 한 방향 전달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채팅으로 참여하면 더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개발했어요. 역발상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개발자의 덕목이라 생각해요.”

장 대표는 전라도가 고향이다. 오랜 타지 생활을 끝내고, 2017년 6월에 광주와 나주 혁신도시에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다. 대형 게임사들의 본사가 대부분 서울에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장 대표는 지역 내 4차산업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더 나아가 지역의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아몬드소프트의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게임, IT 및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이들의 노하우와 기술이 집약된 MMO-RPG 게임 ‘라미에르’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라미에르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모듈로 가상공간을 완벽하게 구현해 현존하는 게임 기술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무려 4년간 공들인 상품이라고. 장 대표는 “개발자들의 영혼을 갈아넣은 역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몬드소프트가 곧 출시를 앞둔 MMO-RPG 모바일게임 ‘라미에르’ 이미지
아몬드소프트가 곧 출시를 앞둔 MMO-RPG 모바일게임 ‘라미에르’ 이미지

아몬드소프트는 채용 시 무엇보다 실력을 우선한다. 게임을 향한 관심과 애정, 자신만의 개성,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 제출이 업계의 공통된 사항이라고. 장진호 대표가 회사운영자로서 지원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가능성’과 ‘열정’이다.

“게임 개발은 IT분야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요. 때문에 개발자의 전문가적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창작의 스트레스를 즐길 줄 아는 여유도 필수죠.” 

캐릭터를 구현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캐릭터를 구현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아몬드소프트는 지역 내 우수 인력들이 전남에서 뿌리내리고 지역 발전에 함께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인재들과 활발한 교류를 통한 멘토링은 물론, 미래 게임인재 양성을 위한 집중 코칭 및 심화 교육에도 물심양면 정성을 쏟는다. 이는 “좋은 인재가 많이 있어야 게임 산업이 발전하죠. 때문에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건 저희에게도 이윤이 남는 투자예요.” 장 대표의 말이다. 

그럼에도 수도권으로 전문 인력이 집중되는 게 현실이다. 장 대표는 “지역 내 전문 인력이 풍부해지기 위해서는 게임 산업과 관련된 기업, 대학, 정보 등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청소년들의 관심도 호소했다. “게임 개발은 쉽지 않아요.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인 일입니다.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전망도 밝고요.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이라면 꼭 도전하세요. 창의적이고 감각 있는 인재라면 역량을 발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이 될 거예요. 야심찬 후배들과의 협업을 기대할게요.”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
 

아몬드소프트가 만든 게임 ‘퍼니셔’ 이미지
아몬드소프트가 만든 게임 ‘퍼니셔’ 이미지

온라인 게임은 여러 분야 개발자들의 수 년 간의 노력으로 탄생한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들이다. 게임 개발자는 기획자, 게임원화가, 그래픽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으로 나뉜다.

기획자는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세부적인 요소(레벨, 몬스터, 캐릭터, 세계관, 이벤트 등)나 작품의 시놉시스, 스토리 등을 만들어낸다. 재밌는 게임이 오랫동안 사용자들을 머물게 한다. 때문에 기획자는 ‘아이디어 뱅크’다. 동시에 기획의도를 명확히 표현하는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원화가는 게임 기획자의 의도대로 그림(캐릭터, 풍경, UI*) 등을 그려내는 사람이다. 주로 태블릿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을 사용한다. 기획자의 콘셉트를 정확히 파악하고 창의적인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실력이 동반돼야 한다. (*UI: 사용자에게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설계 내용)

그래픽 디자이너는 원화가의 그림을 토대로 게임 속 공간, 인물들을 2D 또는 3D그래픽으로 만드는 업무를 담당한다. 3D그래픽의 경우 주로 3DsMAX, ZBrsh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해 작업을 한다. 프로그램을 다루는 기술적 요소와 인체의 비율, 배경 요소 배치, 주변 환경과 조화, 조명의 특성 등을 아우르는 예술적 감각도 필요하다. 

게임프로그래머는 앞선 요소들을 전부 게임으로 구현해 사용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프로그래머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논리나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테스트한다. 최근 영화나 VR, AR 설계 등 여러 분야에서 게임 엔진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게임프로그래밍을 배우고자 하는 비전공자들도 많다. 

이밖에도 하나의 게임이 출시되는 과정에 운영, 음향 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수년간을 투자한다. 사용자들의 손에서 구현되는 순간 평가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게임 산업 종사자는 어떤 분야보다 시대의 흐름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창조적인 아이템을 찾아내는 감각이 필요하다.

“창의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확실에 도전하는 것.”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개발자 빌 로퍼의 말이다. 무에서 유를 만들며 끊임없이 세계를 향해 겁 없이 도전장을 내밀 창조자들을 게임 산업이 기다리고 있다.

글=윤별, 사진=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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