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수업 열정 빛나는 화순 천태초 박지선 선생님

천태초와 박지선 선생님 (2019년 상반기 전남교육청 스마트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됐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 하반기 삼성스마트스쿨 지원사업에 선정돼 교실 2곳을 스마트교실로 꾸렸다. 2021년 1월 천태초는 교육부로부터 ‘농어촌 참좋은 작은학교’ 표창을 받고, 스마트교육 전담교사이자 농산어촌유학
사업 유치를 추진한 박지선 선생님은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우리 학교 참 예쁘죠? 5년째 재직 중인데, 올해부터는 초빙교사 신분이에요. 저는 스마트수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18년 천태초에 왔는데 이듬해 전교생이 24명으로 줄었어요. 폐교될까 두려워 우리 학교는 농수산부 농촌유학사업 공모를 추진해 유학생을 받았고, 2019년엔 전남교육청 스마트교육 시범학교에 신청해 선정됐어요. 그때 앱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응모했어요. 국어수업에서 이야기를 쓰고 미술수업에서 장면을 완성했죠.

그 성과를 바탕으로 그해 하반기엔 삼성스마트스쿨 지원사업에 선정됐습니다. 교실 두 곳을 플립티비를 갖춘 스마트교실로 꾸미고, 학생들은 개인별 노트북과 태블릿을 지급 받았어요. 

앱과 공유플랫폼을 활용해 수업을 합니다. 예습, 복습, 과제 제출, 실험, 의견 나눔도 합니다. 효율적이고 재미있어요. 다각도의 접근을 하게 되고, 아이들 참여와 집중도가 남달라요. 

1인 1태블릿과 노트북, 플립TV로 진행되는 천태초의 스마트수업

2021년엔 삼성스마트스쿨 우수학교 10개교에 우리 학교가 선정돼서, 스마트교실이 한 곳 더 늘어 총 3곳이 됐어요. 제가 맡은 6학년 교실을 비롯해 4학년 교실, 과학실이에요. 모든 수업을 스마트수업으로 하는 건 아니고, 교사가 적합한 수업을 선택합니다. 수업교사 7명 중 저 포함 3명이 스마트교육 전담교사인데, 우린 ‘전문적학습공동체’를 꾸려 주1회 모여서 연구를 합니다. 도교육청 지원비로 학생들 수업키트를 사주기도 해요. 스마트수업은 4학년부터 하는데, 3학년 선생님들이 기기 사용 기초를 가르쳐서 올려보내 주십니다. 

작년부터 전남교육청 농산어촌유학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래서 현재 서울 학생 13명, 광주 학생 6명이 재학 중입니다. 유학생들이 처음엔 놀랐어요. 대도시 학교에서 1인 1태블릿은 꿈도 못 꾸는데 여기는 완전 첨단이래요(웃음). 오히려 유학생들의 기기 사용이 서툴러 선생님들이 방과후수업으로 기초역량을 채워주기도 해요. 작년엔 ‘공간혁신사업’까지 마쳐서 학교가 더 아늑해졌어요. 

삼성스마트스쿨 사업을 통해 리모델링된 6학년 교실

그러고 보니 우리 학교가 교육청 사업 혜택을 알뜰하게 많이 챙겼네요(웃음). 제 보직이 혁신부장, 농산어촌유학 담당, 생태환경교육, 이렇게 3개랍니다. 일이 좀 많죠? 저는 담양 창평 농촌마을 출신이에요. 자연에서 뛰놀며 자라서 체력이 좋은 것 같고, 스트레스도 잘 안 받아요. 호기심도 많고 새로운 분야를 알아가는 걸 좋아합니다. 세상은 변화속도가 아주 빠른데, 이걸 두려워하느냐 즐겁게 받아들이느냐 중에서 선택한다면 저는 후자에요. 첨단 수업방식을 시골학교에서 먼저 시도하자는 마음도 있었어요. 

이전에 근무한 영광 대마초에서부터 교육부 지정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 활동을 했으니, 스마트기기 활용 수업을 총 10년 정도 했네요. 나름 연륜이 쌓였다지만 ‘하던 대로 해야지’라고 생각하면 금방 뒤처집니다. 퇴근 후에 매일 1시간 정도 남아서 생소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탐색하고 공부해요. 앱은 무수히 많고, 내 수업에 딱 맞는 앱을 찾으려면 많이 연구해야 해요. 

학교에서 열린 1박2일 캠핑 ⓒ천태초

물론 스마트수업만 하면 안 됩니다. 저는 첨단과 생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조화된 교육을 지향해요. 학생들이 태블릿만 계속 쓰면 안 되니, 시스템 접속 비번은 저만 알고 있어요. 스마트수업 효과와 효율이 좋지만 경계도 해야합니다. 어떤 형태 수업이 더 효과적일지, 교사가 판단을 잘해야 해요. 

저는 과목 통합형 프로젝트를 좋아하는데요, 올해는 3개 진행하고 있어요. 수학 프로젝트는 학생들과 개발한 것을 코딩해서 보드게임으로 제작하는 일이고요. 생태 관련 ‘플라스틱 안티팬’ 동아리는 플라스틱 안 쓰기를 일상에서 실천하고 그걸 동영상으로 제작해보는 거에요. 마지막 음악창작 프로젝트는 작곡과 작사를 직접 해보고 뮤직비디오로 만드는 수업이에요. 음악+국어+미술 통합이죠. 작사는 4학년 동생들이 담당하고, 뮤비는 함께 찍기로 했으니 학년 통합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프로젝트를 다 마치면 학생들 작품을 메타버스 게더타운(3차원 가상세계 커뮤니티 공간)에 전시할 거에요. 그럼 학부모님들도 들어와 관람하고 느낌을 공유할 수 있어요. 참, 다음 시간이 작곡 수업인데 마침 스마트수업이네요. 참관해보실래요? 

태블릿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태블릿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6학년 학생들은 개인별로 노트북과 태블릿을 열고, 박지선 선생님은 대형 플립TV를 켜고 작곡 수업앱을 연다. ‘4분음표, 8분음표만 사용해 4분의4박자 곡을 만들어보기, 기존에 배운 멜로디는 살리되 음표를 바꿔서 변주해보기’다. 

선생님이 화면을 터치하며 작곡 시범을 보이고, 원리를 설명한다. 이제 각자 태블릿으로 직접 작곡해보는 시간. 음표를 터치하는 대로 나오는 음의 소리와 길이를 들으며 작곡에 몰두한다. 원하는 악기도 고른다. 학생들은 앱 사용법부터 작곡 원리까지 서로 묻고 답해준다. 일방적인 수업이 아니라, 선생님과 학생들의 그룹활동 같다. 

“다 마친 친구는 구글클래스에 올리세요. 친구들한테 자기 작품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공유’를 눌러요~.” 박균영 군이 자신이 만든 멜로디를 공유해 들려준다. 악기는 ‘어쿠스틱 그랜드 피아노’를 선택했다. 멋진 피아노 멜로디가 플립TV 스피커로 흘러나온다. 학생들이 각자 작성한 소감이 화면에 공유된다. ‘생일축하 공연처럼 신나면서 뭔가 슬프게도 들린다.’ ‘부드럽고 (음 두께가) 얇은 느낌이다. 마치 비가 온 뒤 나뭇잎에 고인 물이 계곡에 빠지는 것 같다. 맑고 깨끗한 물인 것 같다.’ 섬세한 평들이 이어진다. 단 20분의 시간, 생생하고 활발하고 내용이 꽉 찬 음악수업을 보았다. 

* 글 이혜영 사진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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