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 위해 학교로 달려가는 이동검체팀

무안 전남교육청체육센터에서 만남 전남 서부권역 이동검체팀. 왼쪽부터 유다영, 오가연, 유정무, 이가은, 임가은, 김다영 씨. (선진옥, 임예지 팀은 화순 지역 학교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아침마다 학교로 길을 떠난다. 3월 초부터 시작해 20여 일 동안 벌써 전남 서부권 학교 33개교 이상을 방문했다. ‘전남교육청 서부권역 이동검체팀’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이상 나온 학교에서 전남교육청으로 신청을 하면, 이들이 신속히 출동해 전교생 PCR 검사를 해준다.

김다영, 유정무, 오가연, 유다영, 이가은, 임가은, 선진옥, 임예지 씨. 모두 8명이다. 2인 1조 4개 팀이 목포, 무안 등 전남 서부 지역 학교들로 흩어진다. 학교로 찾아가니 학생들은 검사 시간과 동선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학생들의 편리는 이동검체팀이 긴 동선을 감수한 덕분이다.

지난 3월 14일, 완도의 한 초등학교에 4개 팀이 모두 출동했다. 전교생과 교직원을 합쳐 600명이 넘기 때문이다. 무안 전남교육청체육교육센터에서 물품을 수령하고 7시반 출발, 9시에 학교 도착, 곧바로 검체를 시작했다. 간호 요원이 면봉으로 상기도(코)와 구인두(입) 검사를 하고, 행정 요원은 검체통과 명단을 관리한다. 검체통과 명단 파일을 취합해 검사소로 보냈다. 끝나니 오후 1시가 넘었다. 바로 함평의 학교로 출발했다. 점심을 후다닥 먹고 도착 즉시 검체에 돌입했다. 인원 수는 적었지만 장애 학생들이라 채취 과정이 더 섬세해야 했다. 선생님들이 도와준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 무안으로 돌아오니 오후 6시가 넘었다. 검체팀의 이날 이동거리는 300㎞가 넘었다.

“900명이 넘는 학교로 가기도 했어요. 학생 수가 많아도 괜찮아요. 검체통이 쭉 쌓인 것을 보면 뿌듯하고요. 그렇지만 이동시간이 긴 것은 아직 적응이 안 되네요.” 행정 담당 임가은 씨의 말이다. 검체팀은 전날 단톡방에서 다음 날의 방문 학교를 공지 받는다. 이를테면 간호사 출신 김다영 씨는 담양 집에서 자신의 차를 몰고 무안으로 출근해 물품을 수령한 후 아침 9시까지 완도 학교에 도착하는 식이다. 20대 중반에 벌써 베테랑 운전사가 될 것 같다. 요즘은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비용이 만만치 않다. 물론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유류비를 정산받기로 되어 있다.

이동검체팀의 가방

타고난 유랑족 체질이라는 행정 담당 유정무 씨는 이동을 즐긴다. 이전에 질병관리청 소속 제주검역소, 인천 등에서도 일해봤다. 거주지역, 취향, 이력도 다양한 검체팀. 이들이 기동대처럼 누비는 덕분에 전남의 학생들은 오미크론 시국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코를 깊이 ‘쑤시는’ 상기도 검사는 성인들에게도 부담이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얕게 넣지만 10명 중 1~2명 비율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게다가 사람마다 콧속 구조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학생은 면봉이 잘 들어가고, 어떤 학생은 중간에 걸린다. 비염이 심한 학생은 막히는 경우가 많다. 어쩌겠는가. 간호 요원은 그래도 가차 없이 찔러야 한다.

검사 중인 이동검체팀

아이가 영 못하겠다면 담임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전화를 건다. ‘우리 애는 검사 포기하겠다’고 하면 아이를 돌려보낸다. 검사는 의무가 아니라 권고사항이기 때문. “어떤 아이는 잡아 빼기도 해요. 반면 친구에게 ‘하나도 안 아파~’ 하고 의젓하게 말하는 아이도 있고요.”(김다영) “어린 아이들을 보면 검사를 잘 받을 수 있을까 걱정하곤 하는데, 끝나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큰소리로 인사하면 대견하고, 뿌듯해요.”(이가은) 

검체팀의 계약기간은 50일. 그 사이 요원들은 (당연히) 코로나19에 걸리면 안 된다. 일상생활을 특히 조심하고, 수시로 자가항원키트로 검사를 한다. 2022년 봄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탄생한 이동검체팀은 전남 학교 현장의 든든한 ‘건강 샘’이다.

이동검체팀은 어떻게 운영되나?
확진자가 5명 이상 발생한 학교가 신청할 수 있다. 서부권역(목포·나주·화순·영암·무안·함평·영광·장성·진도·신안·완도)과 동부권역(여수·순천·광양·담양·곡성·구례·고흥·보성·강진·해남·장흥)으로 나뉜다. 서부권역은 서울의과학연구소(SCL)가, 동부권역은 녹십자의료재단이 각각 전남교육청의 위탁을 받아 이동검체팀을 모집, 운영하고 있다. 간호 요원(간호전공자)과 행정 요원으로 구성된 2인 1조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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