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능주중 사례로 본 제한적 공동학구제 활용법

면 지역 학교는 학급이 감소하고, 읍 지역 학교는 과밀·과대 학급이 편성된다. 화순군 읍·면 지역의 급당 학생수를 비교해보면, 초등학교는 23:7, 중학교는 28:12명이다. 2020.10.기준

제한적 공동학구제는 읍·면간 학생 배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출발했다. 읍이나 도심 지역 큰 학교 학생들은 이 제도를 통해 면 지역 학교로 전학(입학)할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한적 공동학구제는 읍·면간 학생수의 균형을 맞추는 것 뿐만 아니라 교육의 다양성을 넓힌다. 면 지역 학교는 소규모 학급의 장점을 살려 학교별 특색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지원한다. 읍 지역 학교는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줄어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보다 원활히 펼칠 수 있다.

우리 능주중은 면 지역 학교다. 제한적 공동학구제가 시행된 2016년부터 전·편입생들이 꾸준히 늘었다. '16년·'17년 6명, '18년 64명, '19년 78명, '20년 115명, '21년 72명

능주중이 ‘찾아오는 학교’가 된 비결은 특성화 프로그램에 있다. 먼저 전교생이 모두 학생자치회 활동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매월 열리는 다모임과 매점 운영, 방송, 자치법정, 캠페인 등의 활동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기른다. 둘째 자유학년제 활동이다. 동아리 활동과 예술·체육 교육뿐 아니라 직업연계 진로체험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셋째는 학력과 특기적성을 모두 기르는 방과 후 수업이다. 독서토론, 수학, 미술, High클래스(기본수학, 자기주도 수학), 윈드오케스트라, 밴드, 통기타, 댄스, 공예, 일러스트, 컴퓨터 활용능력, 스포츠, 영어회화 등 분야가 다채롭다. 넷째 캠프와 체험 활동들이 풍성하다. 서울대 사범대 찾아가는 겨울학교, 진로 자기주도학습 캠프, 인성키움 독서토론 캠프, 스키 캠프, 독서테마 기행 등을 통해 학생들은 개성을 조기에 발견하고 인성과 지식, 사회적 역량을 균형있게 기른다. 특히 매달 창작시를 짓고 연말에 시 모음집을 발간해 아이들의 감수성과 자존감을 높이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능주중은 면 단위 학교지만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가 되었고, 3년간 농·어촌 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 

제한적 공동학구제는 작은학교들의 활로책이다. 좋은 정책도 현장의 노력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전남의 작은학교들이 특색교육을 개발하고 제한적 공동학구제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을 선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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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근호(화순 능주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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