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청소년문학상 금상 받은 강진고 김가연 학생

 

마지막 차례가 다가오는데도 제 이름이 호명되지 않았어요. ‘나는 안 되나 보다’ 하고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마지막 금상 수상자에서 제 이름이 불리는 거예요. 온라인 중계로 시상식이 진행됐었는데, 카메라 앞에서 펑펑 울고 말았어요. 그 정도로 놀랐거든요. 감정이 벅차올라 수상소감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어요.

 

김가연  문학 작가가 꿈인 강진고 3학년. 초등학교 5학년 때 교내 백일장대회 수상 등 어릴 적부터 글쓰기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30년대 시문학파 김현구 시인의 정신과 문학성을 계승 발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현구문예장학생으로 지난해 선발돼, 유족들의 후원을 받았다. 제29회 대산청소년문학상 고등부 소설 부문 금상 수상. 문예창작과 진학을 준비중이다.
김가연 문학 작가가 꿈인 강진고 3학년. 초등학교 5학년 때 교내 백일장대회 수상 등 어릴 적부터 글쓰기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30년대 시문학파 김현구 시인의 정신과 문학성을 계승 발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현구문예장학생으로 지난해 선발돼, 유족들의 후원을 받았다. 제29회 대산청소년문학상 고등부 소설 부문 금상 수상. 문예창작과 진학을 준비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글을 써왔지만, 이렇게 큰 상은 처음이에요. 여러 대회에 응모해 실패를 맛보기도 했거든요.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었던 건 부모님의 격려와 지원 덕분이에요. 상을 받을 때 부모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죠.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독후감을 써내면 선생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글쓰기에 흥미가 생긴 것 같아요.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백일장 대회에 적극 참여했어요. 강진의 대표적인 작가 김영랑 시인을 기리는 영랑백일장 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구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작가로서의 삶을 꿈꾸게 되었어요.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은 대학의 문예창작과에 진학할 때 특기자 전형에 해당되는 자격이 돼요. 아직 실기와 면접이 남아있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꼭 합격하고 싶어요.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소설가인 교수님들이 계시는 대학 생활이 기다려져요. 지금보다 더 글쓰기에 열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금으로 150만 원을 받았어요. 상금은 입시 준비에 사용하고 있어요. 수시원서비로 3분의1은 벌써 쓴 것 같아요. 앞으로 면접, 실기를 보려면 교통비도 꽤 들어갈 거예요. 돈이 남으면 부모님께 감사 선물을 사드리려고요. 부모님께선 저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주셨어요. 책, 뮤지컬, 공연 등 제가 원하면 무엇이든 경험하도록 해주셨어요. 덕분에 감성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소설 소재가 적힌 김가연 학생의 수첩
소설 소재가 적힌 김가연 학생의 수첩

글을 쓸 때 가장 기본은 문장이라고 생각해요. 문장이 잘 읽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신경쓰고 있어요. 하지만 문장 기술을 닦는 게 전부는 아닌 거 같아요. 제 글에 우리 사회의 문제를 녹여내고 싶어요.

이번에 상을 받은 소설 <스파링>과 <꿈 같은 사람>도 사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어요. <스파링>은 아동학대 문제를 담았어요.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두 소녀의 이야기예요. <꿈 같은 사람>은 유품정리사에 대한 이야기예요.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혼과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죠.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 일상의 다양한 경험들이 좋은 영감이 될 거라 생각해요. 저는 글 쓰는 거 외에도 친구들과 치킨 먹으며 수다 떠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아이돌도 좋아하고, 드라마나 영화보기도 좋아해요. 앞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스스로 돈도 벌어보고, 해외에 나가 경험도 쌓고 싶어요. 제 글에 삶의 여러 모습들이 담겼으면 좋겠어요.

제가 살고 있는 강진은 김영랑 시인을 비롯해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배출 된 곳이에요. 그러다보니 지역에서 열리는 백일장 대회도 많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어요. 작년에는 감사하게도 김현구 시인 유족들이 후원하는 장학생으로 선정돼 글쓰기에 좀 더 투자할 수 있었어요. 저도 강진 작가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훌륭한 작가로 성장하고 싶어요.

 

정리 김우리  사진 김현

 

대산청소년문학상 받은 김가연 학생 소설은?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대산청소년문학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청소년문학상으로 꼽힌다. 올해 소설 부문 고등부에는 395명이 응모해 예선과 본선(백일장)을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발했다. 김가연 학생은 고등부 1위상인 금상과 장학금을 받았다. 그의 예선 응모작 <스파링>은 성추행, 성폭행을 한 보육원 원장이 유일한 목격자였던 아이를 가해자로 몰고 가는 상황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뒤바뀌는 현실을 날카롭게 담아냈다. 본선 백일장 제출작 <꿈 같은 사람>은 택배로 돌아온 아버지의 유품들을 정리하다 아버지의 영혼을 느끼고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다는 이야기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섬세하고 안정적인 문장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가연 학생의 소설은 올 연말 민음사가 출판하는 ‘대산청소년문학상 작품집’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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