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인재 고흥산업과학고 남기호 학생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본 드론 군집비행쇼에 반했어요. 1,200여 대의 드론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오륜기, 스키점프, 대회 상징 같은 그림들을 만들어냈죠. 그때부터 드론에 관심을 가졌어요.

마침 제가 다니던 광양 용강중학교에 드론 동아리가 있었어요. 당연히 들어가고 싶었죠. 문을 두드려 봤는데 드론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다고 해서 포기했죠. 하지만 제가 드론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에서 정보를 많이 줬어요.

남기호 학생

같은 중학교를 다녔던 선배가 고흥산업과학고를 추천했어요. 드론과가 있다고 하더군요. 드론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고, 선생님들이 잘 지도해주신다고 했어요. 고흥산업과학고에 입학 하자마자 드론 동아리에 들어갔죠. 임서영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공부했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제가 드론 조종에 재능이 있었더라구요. 1학년 때부터 드론레이싱대회와 드론축구대회에 나갔어요. 즐기다 보니 좋은 성적과 상이 뒤따라오더군요.

1학년 때 전국동아리 경진대회(2019년)에 나가 1위를 해서 교육부장관상을 받았어요. 남해안 바닷가의 특성화고등학교에서 나온 첫 1등이라 전국에서 관심이 대단했어요. 1위 비결이요? 드론 프레임과 부품 같은 것들을 3D로 설계·출력하고, 모니터와 FC Flight controller, 비행제어장치를 구입해, 직접 만들어 자율주행까지 선보였는데, 이런 부분들을 크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학교에서는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요. 드론 이론과 실습 과정 모두를 배우고 있는데, 드론 운영과 제작·정비까지 거의 마스터했어요.

1학년 때는 일반 교과목을 주로 해요. 드론은 이론 위주로 3과목 정도를 배웠어요. 드론의 구조, 내부 장착 부품의 원리, 비행 관련 항공 기상, 주행의 원리 같은 것들이죠. 실습에 대한 갈증은 동아리나 방과후 활동으로 풀었어요. 

2학년 때는 드론 조종 실습을 배웠어요. 장비의 수준도 올렸죠. 촬영용·방제용·레이싱용·코딩용 드론을 본격적으로 다뤘거든요. 드론을 정비하는 전기·전자 분야의 실습도 이때 깊이 배웠어요.

3학년 때는 드론을 제작·정비하는 수업을 해요. 주로 몸체가 큰 방제용 드론을 제작하고 정비했어요. 이 과정은 모든 드론 부품을 다룰 수 있어요. 드론의 임무와 목적에 따른 다양한 변주들도 익힐 수 있어요. 몸체 아래 농약통을 달면 방제용, 카메라를 달면 촬영용, 소화기를 달면 소방용 드론이 되거든요. 

드론이 날 수 있으려면 FC비행제어장치가 중요한데, 컴퓨터로 치면 CPU중앙처리장치 같은 거에요. FC까지 조작할 수 있는 학생은 전국에서도 드물어요. 예를 들어 모터 속도는 몇으로 돌려라, 각 센서는 이러저러하게 작동해야 한다, 이런 명령체계들을 FC에서 관장해요. FC 세팅법까지 알아야 드론을 만들 줄 안다고 할 수 있죠. 우리 학교는 정규 교과 과정에서 가르쳐주고 있어요. 

지금은 드론비행대회반 동아리에서 반장을 맡아 1~2학년 후배들을 가르쳐 주고 있어요. 드론 조종 기술과 요령들을 알려주고, 기체가 고장 났을 때 수리하는 방법들도 전수하고 있죠. 

전남 으뜸인재 장학증서 수여식. 왼쪽에서 네번째가 남기호 학생
전남 으뜸인재 장학증서 수여식. 왼쪽에서 네번째가 남기호 학생

작년에 우리 학교 선배들이 전남으뜸인재 드론 장학생으로 선발됐는데, 올해 감사하게도 저도 으뜸인재로 선정됐네요. 여기에 뽑히면 으뜸인재육성 재능계발비 500만 원과 관련 대학에 진학하면 매년 600만 원씩 지원받을 수 있어요. 

진로진학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어요. 드론 교관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고요. 드론학과가 있는 대학에 들어가서 더 많이 배우고 싶기도 하고, 군에 드론병과가 있다던데 드론부사관이 되고 싶기도 해서요. 드론 평론가 자격증이나 드론 교관 자격증에도 관심있어요. 

제가 드론으로 꿈을 키워왔듯이 저와 비슷한 길을 걷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로서 반짝반짝 빛나는 ‘무엇’을 남기고 싶어요. 평창동계올림픽 드론쇼의 감동처럼요. 무엇보다 드론으로 4차산업 강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정리 김지유  사진 마동욱

전국 최초로 드론산업과를 신설한 고흥산업과학고

2017년 전국 최초로 드론과를 개설한 고흥산업과학고는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드론 분야 전남 으뜸인재를 배출했다. 고흥산업과학고는 4차산업 혁명시대 핵심 산업인 드론 제어·조종·수리·제작을 가르치고 전자기기기능사와 전기기능사 자격 취득 수업을 하고 있다. 고흥산업과학고 학생들은 ‘초경량비행장치조종자 자격증’과 함께 전자기기기능사, 전기기능사 등에 응시해 90%가 넘는 합격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전국동아리대회 1위, 전국드론축구대회 루키리그 우승에 더해 각종 전국드론레이싱대회에 입상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갖춘 미래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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