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이혁제 의원

“교육과 문화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치에 나섰습니다. 서민아파트에서 자식 셋을 키우며 사교육비로만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 돈을 쓴다는 학부모님들을 보며 이건 아니다 싶었죠. 농사를 지으며 학비를 대주셨던 제 부모님 생각도 났습니다.”

공정·분권·협치.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이혁제(목포 제4선거구) 의원은, 오늘도 시대의 굵직한 화두들과 함께 의정활동에 나선다. 목표는 교육과 문화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 이 의원은 정치에 뛰어들었을 때의 초심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이 의원의 교육복지 전문가 이력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던 그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목포에 ‘한빛희망학교’를 세웠다. 야학으로 시작된 학교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공부 공간으로 진화했다.

나아가 이 의원은 (사)미래를여는문화회를 설립해 문화 분야까지 양극화 해소의 폭을 넓혔다. 신안 암태도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녔던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물론이고 지금도 섬 아이들은 악기 배우기가 쉽지 않다. 이 의원은 자신처럼 섬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더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그는 음악하는 친구들의 재능기부와 아이들의 악기 배우기를 연결했다. ‘신안1004 청소년오케스트라’는 그렇게 탄생했다. 현재 이 오케스트라는 전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도의회 이혁제 의원
전남도의회 이혁제 의원

 

집행부와 교육위원회는
전남교육의 두 바퀴,
교육 계획 수립에서 현안 해결까지
충분한 숙의 과정 필요해

“2010년 신안 섬들을 돌아다니며 교장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이상한 사람 취급도 받고, ‘악기장사냐’는 말까지 들었었죠.(웃음) 지금처럼 섬들이 다리로 연결되지 않았던 때, 아이들이 새벽 6~7시에 일어나 배 타고 나와 연습실이 있는 압해초 강당에 모였어요. 몇 년 동안 그렇게 했습니다. 감동이었죠. 끈기 있게 배우는 아이들, 공동체로 똘똘 뭉쳐가는 아이들을 보며 제가 더 많이 배웠습니다.”

이 의원에게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이 생긴 이유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렇게 그는 자기 주변의 교육과 문화를 바꿔나갔다. 정치의 길로 뛰어든 이유는, 그 범위를 넓혀 전남교육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싶어서였다. 이 의원은 학교 현장의 교육자들과 시·도의원이 협력해 더 깊은 분권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교육장과 교장, 교감선생님들을 많이 만납니다. 시·도의회 의원들과 잘 소통해주시라고 말씀드려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학교 현장의 현안에 대한 해법을 마련할 수 있거든요. 덧붙여서 주민참여 교육 같은 더 좋은 교육정책이 이뤄지려면 교육장, 교장선생님들에게 더 많은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의원은 전남도의회에서 22건의 조례를 대표 발의했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조례 하나하나 모두에 마음이 간다고 말한다. 하나만 소개해 달라는 부탁에, 지난해 제정된 ‘학교밖청소년지원조례’를 꼽는다. 조례에 따라 올해부터 학교밖청소년들은 초등과정 5만 원, 중등과정 10만 원, 고등과정 20만 원의 교육참여수당을 받고 있다.

“학교 안에 있는 학생들은 교복비, 교과서 대금, 체험활동비, 급식비 등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3,500여 명의 학교밖청소년들은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였어요. 일회성 지원을 배제하고,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매달 수당을 지급하자는 원칙을 정해 교육참여수당 조례를 만들었어요. 지원 첫 해인 올해는 30% 수준에서 수당을 줍니다. 전남도와 전남교육청이 예산을 반반씩 내어 재원을 마련하고 있어요.”

이 밖에도 이 의원은 한국에너지공과대 지역인재전형 도입, 기초기본학력 보장 등 전남교육 전반에서 굵직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숙의와 협치의 교육문화 정착이었다. 

“전남교육은 집행부와 교육위원회라는 두 바퀴가 같은 힘과 규모로 균형을 이루며 잘 굴러가야 합니다. 장기적인 교육 계획에서 단기적인 교육 현안까지 함께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서 협치를 이뤄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날 수 있습니다.”

글 노해경  사진 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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