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막지 못한 바다 건너 우정

작년 12월 크리스마스를 맞아 강진 청람중학교 학생들이 기부물품을 모았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교류해오던 필리핀의 가난한 마을, 빠야따스 학생들에게 보낼 선물이었다. 필리핀에서는 매일 수천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빈민촌인 빠야따스 마을에서는 아예 코로나 검사조차 어려웠다.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손을 모았다.

학생들은 자신이 아끼던 옷을 들고 오거나 안 신는 신발을 빨아왔다. 쓸만한 물건들을 모아 택배로 보내온 학부모들과 자신의 옷을 전부 기부한 원어민교사도 있었다. 안 입는 옷, 신발, 문구 등 수백 점이 모였다. 성금도 쌓였다. 총 84만원이 모였다. 학생들은 회의 끝에 라면, 생리대 등 24만원 어치의 생필품을 구입해 기부품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직접 준비한 손편지와 선물도 택배에 동봉했다. 남은 성금 60만 원은 현지마을에 있는 ‘희망의 학교(목사 최성욱)’로 송금했다.  

최성욱 목사는 “코로나19로 한국에서 오던 기부물품과 기부금조차 끊어져 막막했는데, 한국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큰 선물을 보내줘 감사해요. 옷, 신발, 문구, 생리대, 라면 등과 기부금은 주민들에게 잘 전해드렸어요”라며 감격해했다. 빠야따스 학생들은 SNS를 이용해 청람중 학생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성은우 학생은 “이번에 빠야따스 마을의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어요. 우리가 준비한 선물이 많진 않지만 그곳 친구들이 기뻐해서 너무 행복했어요”라고 말했다. 코로나도 뛰어넘은 우정이 아름답다.

장원석(청람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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