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혁신교육과 박준철 주무관

박준철 / 전남교육청 시설직 교육공무원. 50세. 1996년 9월 신안으로 첫 발령 받은 뒤 구례, 고흥, 광양, 여수, 보성, 진도, 순천 등지를 두루 섭렵한 학교 시설관리 전문가. 2020년 3월 도교육청으로 발령받아 학교 공간혁신 업무를 담당하며 공간혁신에 푹 빠짐. 컨설팅, 강의 등을 통해 현장과 활발히 대화 중. 

 

전남교육청 박준철 주무관
전남교육청 박준철 주무관

시설직 공무원은 학교 내 건축, 토목, 전 기, 기계설비 등을 담당하는 사람들인 만큼 전문적 지식을 요한다. 나는 건축과를 졸업한 건축기사다. 학교에 누수가 발생했다던지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가진 전문성으로 해결하는 보람이 있더라. 공사감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전문성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공사는 늘 방학기간을 이용해 빠듯한 시간에 이뤄진다. 제한된 공사일정과 민원으로 인해 창의적인 생각과 기획을 하기가 어렵다. 그게 늘 아쉬웠다.

2020년 3월 전남교육청 혁신교육과에 발령받았다. 학교 공간혁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학교 공간혁신은 지금의 획일적인 학교를 실제 사용자인 학생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변화시켜가는 것이다. 때문에 학교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체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자율성을 갖고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학교 입장에서는 업무가 쉽지는 않다. 학교의 업무를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서 공사 계획, 과업내용과 금액 등 공사 계약과 추진 과정 전반의 실무를 상세하게 샘플로 만들어 각 학교에 보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학생’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원할 것 같은’ 공간이 아니라 ‘원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내 집을 어떻게 바꿀지 가족 구성원들이 결정하듯, 학교도 주인이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성장한다. 그런 점들을 컨설팅이나 강의에서 강조하고 있다. 올해 1,300명 가량이 온라인으로 공간혁신 연수를 들었고, 매우 유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리자 시점의 생각들이 사용자 시점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공간혁신을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하다. 

전남교육청 박준철 주무관

순천 별량초의 사례가 인상적이었다. 별량초는 권위를 상징하던 학교 구령대를 아이들의 놀이터로 바꿨다. 사진만 봤을 땐 주목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직접 현장에서 공간을 보고 나니 공간혁신의 효과가 피부에 와 닿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 별량초는 사업 종료 후에도 짚라인을 설치하고, 화단을 만드는 등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원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통 자체가 전남교육의 공간혁신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2021년에는 새로 출범하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추진단에서 일하게 된다. 상상, 그 이상의 상상으로 전남형 교육공간의 기준을 만들어보자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일도 많아지겠지만, 그동안 이뤄온 학교 공간혁신 경험을 바탕으로 잘 해낼 것이라 믿고 있다. 김민수 장학사 등 같은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 든든하다. 이제 나이도 적지 않은 만큼 기술직 공무원들의 허리 역할을 하면서 선후배들의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

 
정리·사진 최성욱 

 

전남교육청 학교 공간혁신 사업 

 

도교육청은 2019년부터 학교 공간혁신 공모사업 ‘다 되는 교실, 다 품은 학교’를 슬로건으로 52개 학교 를 선정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주체들이 건축가와 촉진자와 함께 활 발히 의논하며 학교 공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순천 별량초와 해남 화산초 등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결실을 맺고 있다. 학교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학교단위 혁신과 일부를 바꾸는 영역단위 혁신이 있다. 특히 2020년에는 교사가 소규모로 추진하는 ‘자율 공간혁신’ 분야가 추가돼 현장의 호응이 컸다. 2020년 43개 학교가 공간혁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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