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도곡초 김지영 학부모

김지영 광주 봉선동에 살다 2008년 화순 화순읍으로 이사옴. 슬하에 딸(정유라, 화순도곡중1)과 아들(정유민, 도곡초3)을 둠. 마을공동체 ‘마음나래’를 운영하며 아이들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자연주의 놀잇감 만드는 방법을 전파. 화순도 곡중 학부모회장, 도곡초 운영위원, 화순교육참여위원회 위원,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위원 등으로 열정적인 활동중. 

광주에 살다 화순으로 이사왔다. 규모가 큰 유치원에 다녔던 첫째 딸이 언제부턴가 얼굴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어렸을 적부터 성격이 무척 예민했던 아이다. 긴장도 많이 했다. 그 때문에 손톱을 물어뜯는 틱도 보였다. 이렇게 두면 안 되겠다 싶었다.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발도르프 교육을 실천하는 동면 소재 어린이집을 알게 됐다. 거기는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 아이와 함께하는 공동체 생활 등을 진행했다. 엄마인 나도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 그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큰 아이의 틱도 치유가 됐다.

초등학교도 도시보다는 시골로 보내야겠다 싶었다. 학생 수가 적으면 선생님들에게 우리 아이가 인정받고, 개성을 존중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화순도곡초는 학교 인근 자연환경도 좋고 교육 프로그램도 알찼다. 

시골 작은학교로 보낸다니까 주위에서 걱정을 하셨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읍에 있는 화순초로 보내야 한다고들 했다. 학생 수가 많으면 어떤 애와 싸우게 되더라도 다른 애와 놀 수가 있는데, 적으면 그럴 수 없지 않냐고 우려하는 말도 들렸다. 하지만 큰 학교에 가면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아이가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아이가 학업이나 주위 환경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온전히 아이 행복 하나만 생각했다. 학력은 마음만 먹으면 보충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있다. 그런데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에게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아이의 그런 부분들을 지켜주고 싶었다. 도곡초에 입학한 후 졸업할 때까지 우여 곡절도 많았지만,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더 많이 봤다. 

그래서 둘째도 같은 학교로 보냈다. 도곡초 3학년이다. 학교 생활도 매우 만족해한다. 오누이가 서로 의지도 하면서 아주 잘 다니고 있다. 요즘은 도교육청 차원에서 기초학력도 책임져 주니까 학력 부분도 안심이 된다. 코로나19로 대도시 학교는 문 닫았을 때도 우리 아이는 등교했다.

도곡초에는 오케스트라가 있다. 우리 아이도 거기 소속이었다. 큰아이가 음악에 관심이 많고 소질도 있다. 비올라를 켰는데, 학교에서 예술적 감각을 키웠다. 

학생 수가 적으면 단점도 있다. 6년 동안 친구들과 같이 붙어 다녀야 하는데 모든 관계가 항상 좋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작은학교의 경험이 중학교에 가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웠다. 친구와 오랫동안 함께하면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맞지 않은 부분도 다름 으로 받아들이면서 원활한 관계 맺기와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건강한 관계맺기 방법을 체득한 거다. 작은학교에 보내길 정말 잘한 것 같다. 나와 같은 고민 중인 부모님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정리 김지유  사진 마동욱 

김지영 씨가 도곡초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 

 

도곡초는 학교 구성원이 교장 선생님을 직접 뽑은 교장공모제 혁신학교다. 학교 운영에서 교장 선생님의 철학이 매우 중요하다. 교장공모제에 대한 단점이나 위험부담도 일부 거론되지만, 학부모이자 학교 운영 위원으로서 지켜본 결과 순기능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 임오숙 교장 선생님이 증거다. 교장 선생님은 자신의 색을 교사와 학생들에게 강요하지 않으신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챙겨주신다. 학교 선생님들도 늘 아이들을 교육의 중심에 둔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그점이 잘 느껴진다. 우리 학교가 화순군 면 단위 학교 중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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