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곡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에코왕곡성품마을학교

나주시 왕곡면 학생들은 학교생활이 두 배 더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학교와 더불어 ‘마을학교’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왕곡성품마을학교(나주서부로 371-14) 이야기다. 학교와는 2km 떨어진 이곳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선 할 수 없는 배움을 경험하고 있다.

“위잉~ 드르르륵”

전동드릴로 단단히 나사를 조여 보는 왕곡초 6학년 학생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들만의 ‘아지트’를 만드는 중이다. 이미 학생들은 직접 목재를 다듬고 연결해, 정자 형태의 기본 틀을 갖추었다. 

그들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있는 나주 왕곡초 6학년 학생들

“작년에 6학년 언니, 오빠들과 의자, 책상을 만들고 페인트도 칠해봤어요. 해봤던 거라서 어렵지 않아요.” 왕곡초 6학년 최지우 학생이 구슬땀을 닦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학교에선 주로 읽고 쓰는 공부를 하지만, 여기선 체험이나 야외활동을 많이 하니까 더 재밌어요.”

에코왕곡성품마을학교는 농촌마을 시설이 학생들을 위한 교육공간으로 외연을 확장한 경우다. 에코왕곡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며, 주로 교육은 에코왕곡 환경농업교육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에코왕곡영농조합법인은 2007년 인근 9개 마을이 손잡고 자원순환 녹색마을을 목표로 설립됐다. 그간 친환경 에너지교육 및 인성교육을 진행했고 2012년 인성학교로 지정되면서 작은도서관, 야영 프로그램 등을 꾸려왔다.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온 경험을 살려 3년째 마을학교를 운영중이다. 특히 영농조합법인이기 때문에 제철 농사체험, 목공, 요리 등의 활동에 장점이 두드러졌다.

에코왕곡성품마을학교는 농사, 목공, 요리, 야영 등 다양한 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오른쪽은 학생들이 만든 벤치

“농촌마을이야말로 마을학교가 더 필요해요. 교육, 문화인프라가 부족하고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많기 때문이에요. 이곳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해 꿈과 끼를 찾고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었어요.” 4년 전 귀농을 위해 왕곡에 정착했던 박지선 에코왕곡 사무장이 말했다.

이날 진행된 목공 수업은 왕곡초와 연계한 ‘우당탕탕 왕곡마을 탐험대’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농촌 지역에 살아도 농사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친구들이 많거든요. 직접 모종을 심어보고, 키운 농작물로 요리를 해서 마을 어르신들께 대접하고, 마을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뚝딱뚝딱 만들면서, 더불어 사는 기억을 쌓는 거죠. 그런 추억들이 삶의 공간인 마을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박 사무장이 취지를 설명했다. 

에코왕곡 박지선 사무장

마을학교와 학교 사이의 교류가 활발한 데에는 나주교육지원청의 도움이 컸다. 교육지원청은 학교 교감, 행정실장, 업무담당 교사가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꾸리고 상시 소통하고 연수를 추진했다. 이런 활동들은 마을학교에 대한 이해와 교류의 장을 넓혀주었다. 또 학교 교육과정에 마을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박지선 사무장은 앞으로 마을 간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늘려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혁신도시인 빛가람동 아이들과 이곳 농촌마을 지역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진로와 인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글 김우리 사진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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