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메론빵 (이현서 외 29명 시·김하랑 외 10명 그림)

 

내 동생은 돼지
내가 먹고 있으면
다 뺏어 먹는다

밥을 뺏어 먹는다
과자도 뺏어 먹는다
우유도 뺏어 먹는다
계란후라이도 뺏어 먹는다
채소만 빼고 다 뺏어 먹는다

안 주면 아빠한테 혼나
안 주면 엄마한테 혼나

집에서
혼자 먹는 메론빵은
그래서 달달하다

조명구 학생이 쓴 ‘돼지(2018)’라는 시다.

<혼자 먹는 메론빵>은 곡성 서봉마을에 위치한 길작은도서관에서 낸 네 번째 시집. 길작은도서관은 곡성 지역 어르신과 청소년의 문예 활동을 돕고, 지역 주민들의 지평을 넓히는 지원들을 하고 있다. <혼자 먹는 메론빵>에는 도서관에 온 어린이들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쓴 시가 담겼다. “아이들이 시를 쓰면서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꺼내고 위로받았으면 했어요. 감정이 안에만 있으면 부드럽지 못한 방식으로 밖으로 나올 때가 많거든요.” 소통과 치유가 목적이었기에 김선자 관장은 학생들이 편하게 시를 쓸 수 있도록 지도했다. 할머니들의 시를 많이 보여주고, 시를 함께 평가하는 시간에도 무조건 서로 칭찬해줬다.

아이들은 놀면서 쓰고, 일기처럼 시를 썼다. 그래서 화려한 수사도 없고 군더더기도 없다. 대신 30명의 아이들이 일상에서 느꼈던 감정, 재치있는 상상들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책은 인터넷서점 등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북극곰 펴냄, 160쪽, 각권 11,000원).

문의 길작은도서관 070-8876-1064

저작권자 © 전남교육소식 함께꿈꾸는미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