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을 떼다] ‘인생2막’ 연 이정화 전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 관장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겠지만, 나름 꼼꼼하게 인생2막을 준비해왔습니다.”
올 2월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 관장직에서 물러난 이정화 전 관장은 이미 다음 출발을 기획하고 있었다.

그는 퇴직 전부터 틈틈이 대금과 클라리넷 등을 배우며 음악에 빠져들었다. “음악을 할 때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면에서 음악은 예술이지만 의료행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원래 이 관장은 퇴임 후 여행하며 6개월 정도는 휴식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은 무산됐고, 대신 집 앞 피아노학원에 등록했다. “머리 하얀 남자가 등록한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구요. 하하.” 그는 기타와 드럼, 해금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우며 노년의 삶을 가꾸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정화 전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 관장
이정화 전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 관장

그는 완도 금일초에서 처음 선생님이 된 후 고흥 포두초 교장, 순천 용당초 교장을 거쳐 전남교육문화회관 관장까지 역임하며 30여 년간 전남 지역의 교육현장을 두루 거쳤다. “무탈하게 교육자로 졸업한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라며 “운도 좋고 복도많은 교육자”라 스스로를 평했다.

이 전 관장은 지난 2018년 전남교육상을 수상했다. 전남교육상은 전남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큰 사람에게 전남교육감이 주는 상이다. 이 전 관장은 포상금 350만 원 전액을 모교인 고흥 풍양초등학교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전남의 교육자로서 매우 명예로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기쁨을 작게나마 주변과 나누자 생각했죠. 모교가 생각났어요. 1,300명이었던 학교가 어느새 전교생 39명뿐인 작은 학교가 되었더군요.” 선배가 받은 명예로운 포상금은 후배들의 앞날을 응원하는 장학금으로 전달되었다.

“그동안 열심히 내 앞길을 걸어갈 생각만 했지, 주변을 돌보고 이웃에 봉사하는 일에는 무관심 했었구나 반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이정화 전 관장은 인생2막을 고향과 함께할 생각이다. “부모님이 남긴 고향집과 텃밭을 다시 가꿔 어릴 적 뛰어놀던 추억의 동산을 재현해보고 싶어요. 동산이 어쩌면 어린 세대들에게 교육적으로 쓰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죠.”

그가 일군 동산에서 어린 탐험가들이 신나게 노니는 날이 오길 응원한다.

글ㆍ사진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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